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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 구도심 물난리…얼빠진 행정과 업자의 합작품
  • 문명균 기자
  • 등록 2021-07-09 16:31:44
  • 수정 2021-07-15 10: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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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일 창인동 100mm 집중 호우, 복구 끝나기 전 7일 2차 피해
  • 공사 중 노후 하수관로 막혀 빗물 역류…관리·감독만 제대로 했어도
  • 시, 침수 피해 원인 하수관로 시공사 지목, 특별감찰위원회 구성 착수
지난 7일 창인동 전통시장이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익산시 구도심에 전대미문의 물난리가 나면서 일대 상인들이 코로나 시국에 물난리까지 엎친 데 덮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얼빠진 행정과 업자의 합작품으로 귀결될 전망이며,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익산시 창인동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 일대에는 지난 5일 밤 집중호우로 대규모 침수 사태가 빚어지면서 대전사거리에서 우리은행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어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인근 상가를 덮쳤다.

또한 넘친 물은 인근 중앙, 매일 시장 등으로 흘러들면서 시장 상점가는 대규모 침수 피해를 입게 됐다.

하지만 익산시는 침수사태가 빚어지자 원인 규명을 찾기 보다는 100mm가량의 집중호우 타령을 이어갔다.

게다가 원인 규명과 복구 잡업이 끝나기도 전인 이틀 후(7일) 같은 장소가 수십 mm 비에 다시 잠기면서 수습 작업은 무색해 졌다.

더 심각한 사실은 행정보다 먼저 시민과 시의원 등이 원인 파악에 나서면서 지난 5일 밤 물난리가 나자 상가 상인들 사이에서는 노후 하수관로 공사가 잘못 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러한 의심은 이틀 후 또 다시 침수되면서 사실로 확인 됐다.

대전사거리에서 구 익산우체국으로 이어지는 하수관로에서 공사 중 쓰였던 미시공 자재가 대거 발견되었는데 이 플라스틱 자재가 관로 물길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익산시는 9일 창인동 침수피해 현장에서 정헌율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침수피해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익산시는 창인동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후 하수관로 정비공사 현장의 안전 조치 미흡으로 물이 배수되지 않고 역류하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침수 피해가 아니라 인재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는 현장 조사 결과 장마로 노후 하수관로 정비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관로에 있던 미시공 자재 일부가 많은 비에 떨어져 관로를 막아 침수 피해를 키운 것을 추정하고 있다.

시공사도 사고 경위서를 통해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일부 구간에서 발생한 것 같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익산시에 제출했다.

익산시 발표를 종합하면 공사업체의 책임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익산시의 책임은 더 무겁다고 할 수 있는데 대규모 비가 예상되는 장마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하수관로에 공사자재가 방치되어 있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고 그 관리책임은 익산시에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첫 침수 이후 이틀간 익산시는 무엇을 했길래 2차 침수 사태를 빚었냐는 것.

인근 상가 상인들은 “첫 침수이후 조금만 신경 써 사태를 파악했더라면 이러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첫 침수 이후 시 공무원들에게 하수관로 점검을 요청했는데 2차 침수가 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익산시의회 장경호 의원은 “1차 피해를 입었을 때 하수관로 확인은 기본이다”면서 “행정이나 시공사에서 당연히 확인했어야 한다. 그런데 이걸 확인을 안 하고 2차 피해를 만든거는 행정의 관리 소홀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결국 익산시 담당 공무원이 해당 공사에 대해 관리·감독만 제대로 했다면 300여 곳이 넘는 상인들의 침수 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

정헌율 시장은 “침수패해 원인으로 지목된 시공사에 대한 정밀조사와 민·형사상 강력 대응에 나서는 한편 피해 지원에도 속도를 높이겠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금 운동과 희망장터 운영에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동참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창인동 침수 피해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로 밝혀지고 있지만 익산시는 노후 하수관로 공사를 맡은 시공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관리·감독자인 공무원에 책임 소재는 모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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