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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익산 문화도시’… 裡里와 익산을 잇는 ‘in문학살롱’
  • 익산투데이 편집부
  • 등록 2021-12-08 1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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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산이 낳은 대표 소설가 윤흥길, 이리 남중교회 배경 ‘종탑 아래에서’ 문학 사인보드 제막식
  • ‘익산 백제와 근대 이리’ 화학적 결합 문화운동, 가람문학관에서 이병기 선양 통합 세미나 개최

# 윤흥길 소설가 문학 사인보드 이리남중교회에 설치


때때옷을 입은 어린애를 닮은 듯한 그 울음소리를 무동 태운 채 종소리는 마치 하늘 끝에라도 닿으려는 기세로 독수리처럼 높이높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뎅그렁 뎅 뎅그렁 뎅 뎅그렁 뎅…….


지난달 27일 이리남중교회에서는 윤흥길 소설가의 「종탑 아래에서」 문학 사인보드 제막식이 있었다. 


이날 제막식에는 박춘수 담임목사를 비롯하여 김충영, 장경호, 임형택 시의원과 관심 있는 시민 30여 명이 모여서 현판제막을 기념했다. 깔끔한 화강석으로 제작된 사인보드는 석공 예술가인 전호갑 장인의 손으로 제작됐다.


“윤흥길 소설가의 작품은 중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작품으로 그 무대가 익산입니다. 그래서 전국 중고등학교와 전국 대학 문에창작학과에서 문학현장답사를 하는데 안내판이 없어서 익산 동남부에 자리한 신광교회로 알고 찾아가는 일이 있어서 구체적 문학현장인 이리남중교회에 설치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 행사를 기획한 신귀백 민예총 회장의 말이다.


이번 행사는 익산 문화도시 계획의 일환으로 작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裡里와 익산을 잇는 익산 in문학살롱’의 일환으로 설계되었으며, 정도상 소설가(남북겨레말편찬사업 부이사장)의 제안으로 원광대대안문화연구소(소장 임석규 교수)와 익산민예총의 공동주관으로 진행됐다.


박춘수 이리남중교회 담임목사는 환영과 감사의 인사에서 “이리남중교회는 근현대 익산문학의 유구한 역사적 공간이다. 그 역사성에 맞게 익산(옛 이리)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던 종탑이 있던 자리이니만큼 교회가 사회적 역사적 사명을 다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2019년 윤흥길 작가를 초청해 문학강연을 기획한 채수훈 왕궁면장은 기념식에서 윤흥길의 연작 소설인 <종탑 아래에서>는 『소라단 가는 길』에 수록된 작품으로, 소녀가 종을 울리는 결말을 통해 전쟁의 상처와 절망은 공감과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 소설은 익산 시내라는 구체적 공간 속, 구체적인 익산의 지명과 소위 익산 사투리를 사용했고 종소리의 의미는 전쟁과 가난이라는 절망에서 구원의 희망으로 독자를 일깨우는 소리이다. 앞으로 소라단에 문학공원이 설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민과 함께하는 ‘문학살롱’은 익산지역 모현뜰작은도서관(사서 김남도), 삼성동어린이도서관(사서 최민정), 낭산작은도서관(사서 백승진) 등의 수고가 있었다고 장윤준(문학박사)대안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했다.


1960년대 소설 속 교회는 신광교회로 당시는 돌로 지어진 예배당 앞 종탑이 있었고, 매일 정오 그리고 주일과 수요일에 종을 쳤다고 한다. 


전쟁과 가난 속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종탑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시민들에게 큰 위안을 주었는데 아직도 이리남중교회에서는 매주 일요일 그리고 매일 18시에 종을 치고 있다고. 2022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에서는 윤흥길 작가의 단편소설 「매우 잘 생긴 우산 하나」가 4문제나 출제됐다.


# 가람 이병기 in 문학살롱 발표회


익산 <백제>와 근대 <이리>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문화운동은 가람문학관에서 지난 11월 19일 가람 이병기 선양 통합 세미나가 시민들의 자체 운영으로 진행됐다.


9년에 걸쳐 진행된 <가람 이병기 학술대회>의 가치를 집대성하는 이 자리는 인물중심의 로컬리티 문학자원 활용의 롤모델 제시하는 기회가 됐다. 


학자, 문학인, 평론가 및 주민들이 함께 진행된 이 세미나에서 조성환(원광대) 교수는 “가람 이병기 선생은 백제 <익산> 백제와 근대 <이리>를 잇는 익산의 대표 인물이자 전통의 복원과 현대화를 주장한 문화 민족주의의 거봉이다. 익산시민에게 익산문학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과 가람정신 확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태건 시인은 발제문에서 도시와 농촌을 잇고 익산의 문화유산 중 문학자산의 가치를 시민과 함께 함께 향유하는데 가람 선생의 족적은 독보적이다. 


시조시인은 물론이고 서지학자의 역할만으로도 익산 아니 대한민국의 보물이란 견해를 펼쳤다.


최명표 문학평론가는 한국문학의 산실 익산은 서동, 허균, 소세양, 송영구 선생을 잇는 부분으로 가람선생이 중요하다. 


이리 관련 문학인으로 한하운, 채만식, 윤흥길, 박범신, 김민기, 양귀자, 이광웅, 정도상, 안도현 등 다수가 연결되는 고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도상 소설가는 시민의 직접적 참여를 통해 도시에 대한 문화적 가치 인식 제고(提高)에 이어져야 하는데 문학관의 적극적 활용이 아쉽다, 박제된 가람 이병기가 아닌 시민이 함께하는 살아있는 문학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왕궁면주민과 함께하는 문학답사와 인문학 강의


이리와 익산을 잇는 ‘in 문학살롱’ 세부사업 계획은 지난 10월 29일 주민과 함께하는 익산시 왕궁면 주민대상 로컬리티 인문학 강좌로 이어졌다. 


왕궁면사무소와 왕궁주민협의회가 자리를 마련한 ‘문학살롱’에서는 작은 도서관으로 시작해 왕궁면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익산 문학 배경지 사전 답사로 가을 초입부터 윤흥길의 고향답사와 소라단과 한하운의 농림학교 함께 걷기, 망모당(표옹 송영구), 소세양 신도비, 제석사지, 왕궁 한센인 치료센터인 나환자의 아버지 김신기 박사를 조명하는 공간답사 방문으로 이어졌다.


정도상 소설가는 “텍스트 읽기-문학 공간탐방-토론 및 발표-사인보드 설치 프로그램은 9월 중순부터 11월까지 윤흥길의 『소라단 가는 길』을 읽고 그 의의를 모현뜰 도서관에서 함께 읽고 토론하는 세미나를 통해서 익산시 문학자산의 과거와 현재, 익산출신 문학인(소설가, 시인)들의 현황 파악과 익산시 문학지도 제작을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익산 문학지도 가치 확산 전략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시 미래유산센터의 서진옥 팀원은 “‘문학살롱’ 프로그램은 민·관·학 협력 거버넌스의 좋은 예다. 익산시와 시민, 문학인과 대학연구소 그리고 작은도서관을 거점으로 카페와 이야기 공간을 활용하여 시민문화 활동을 통한 사업의 구체화와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원하게 되었다”면서, 유목(遊牧)형 ‘문학살롱’으로 익산출신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강독하고 시민, 문학인, 평론가 등 참여, 운영, 책 읽고 발표하는 공간은 모두 우리의 살롱이라는 시민의식 고양으로 나타난 성과라고 말했다.


동네사랑방인 작은 도서관과 역사 왕궁을 잇고 익산의 숨어있는 문학공간 찾기를 통한 시민의 문화 자긍심을 제고(提高)하는 이 프로그램에 원광대 대안문화연구소장인 임석규 교수는 “익산시 문학자산 발굴과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전문가·주민 참여 사업으로 문화·예술 향유층 확대를 위한 주민, 문학인, 평론가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강의 중심에서 주민 참여형 문학강좌 모델을 제시했다"며 "이 사업의 기대효과로 익산시민의 정체성 확립과 정주성 고양과 작은도서관과 함께하는 책 읽는 문화 정착, 문화콘텐츠를 통한 백제 <익산>과 근대 <이리>의 화학적 결합, 그리고 문학지도 완성과 더불어 관광유입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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