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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교향악단도 아닌데 특정단체 예산 몰아주기
  • 문명균 기자
  • 등록 2022-01-17 11: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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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모도 생략 편중지원 논란, 익산시 관리감독 도마
  • (사)익산시교향악단 4억, 나머지 단체는 1억에 불과

시립교향악단도 아닌데 동호인들로 꾸려진 사단법인 음악단체가 왜 이리 예산을 독식하고 있을까?


최근 동료 음악단체장들을 상대로 고소전의 중심에 있는 (사)익산시교향악단이 타 음악단체보다 지방 보조금을 월등히 높게 받아 ‘특혜성’ 논란과 함께 익산시의 ‘관리감독 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단체 지원 활성화 사업은 공모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익산시는 공모를 하지 않고 지난 2017, 2018, 2019년도에 보조금 심의위원회에 예산을 넣어 (사)익산시교향악단에 예산을 밀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 문화예술단체 지방보조금 정산서에 따르면 (사)익산시교향악단은 지난 5년간(2017~2021년) 익산시로부터 6억 1,131만 4000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 받았다.


이중 자기자본 부담액 10%와 2019년도 지원금 중 도비 4,500만원을 제외하면 약 5억 원을 문화예술단체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지원 받았다.


특히 익산시는 지난 2017, 2018, 2019년도에 예산 공모도 하지 않은 (사)익산시교향악단에 2017년 1억 원, 2018년 1억 5,000만 원, 2019년 1억 5,000만 원 등 총 4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지원했다.


반면, 지난 2017년도 오케스트라 보조금 지원현황을 보면 전라아리랑 팝오케스트라 250만 원, 익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500만 원, 익산윈드오케스트라 250만 원을 지원 했다. 


이들 3개 단체 총액은 3,000만 원으로 (사)익산시교향악단 1억 원에는 터무니없이 못 미치는 규모이다.


2018년도에는 전라아리랑 오케스트라 500만 원, 익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3,000만 원, 펠리체챔버 오케스트라 236만 원 등 총 3,736만 원을 지원한 대 반해 (사)익산시교향악단에는 1억 5,000만 원을 지원 했다.


2019년도에는 익산색소폰 300만 원, 익산색소폰앙상블 200만 원, 익산필하모닉 2,500만 원, 룩스필하모닉 1,000만 원, 전라아리랑 300만 원, 익산윈드 오케스트라 500만 원 등 6개 단체가 받은 예산은 총 4,800만 원이다. 


이에 반해 (사)익산시교향악단에는 무려 2억 4,000만 원(시비 1억 5,000만 원, 도비 4,500만 원)을 지원 했다.


3년간 문화예술단체 보조금 사업에 공모도 하지 않은 (사)익산시교향악단에 4억 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을 밀어줄 때 나머지 6개 음악단체들은 보조금 공모를 통해 총 1억1,536만 원에 불과한 금액을 지원 받은 것.


문화예술단체 보조금 사업을 음악단체에 분배하는 과정에서 특정 단체에 편중된 예산을 몰아주자 지역 음악단체들이 분개탱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익산교향악단이 그동안 공연 실적과 악단 규모, 회원 구성원 자체가 타 음악단체보다 높다고 판단해 보조금 심의위원회 때 예산을 넣어 집행했다”는 해명이다. 


또 다른 문제로 (사)익산시교향악단은 한 해 3~5회 공연을 하며 1억 원 가량을 지원 받고 있지만 지역 문화예술인 저변 확대는 뒷전이고 오케스트라 구성 시 타 지역 음악인들이 대다수를 이룬다는 지적이다.


룩스필하모니 단장은 “지역 예술인들의 수준 향상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취지는 사라지고 타 지역 연주자만 모셔다가 공연을 하고 있다”면서 “수준이 높은 타 지역 연주자를 데려오면 공연 수준은 올라갈지 모르지만 지역 연주자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오히려 지역 음악인들은 타지로 떠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익산시는 예산을 집행할 때 이런 부분까지 꼼꼼히 살펴야 함에도 정산서만 가지고 돈만 주면 끝인가”라며 “(사)익산시교향악단은 기타 음악단체들과 똑같은 민간 비영리단체이지 시립교향악단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사)익산시교향악단 관계자는 “지휘자가 어느 연주자를 쓰는 부분은 고유 권한이다”면서 “나와 음악 스타일이 비슷하고 음악적인 성향이 맞으면 지역 연주자건 타 지역 연주자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준이 높은 타 지역 연주자를 데려오면 시민들에게 질 좋은 공연으로 보답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항상 지역 상품을 쓰고 지역 연주자들의 고용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연주를 하다 보면 지역 예술인들로 다 채울 수 없고, 익산 예술인들도 타지로 가서 공연을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단원 하나하나 주소지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르며, 수준 높은 공연으로 시민들의 문화 향유가 더 중요하고 청소년들이 보는 것만 해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산시의 이러한 설명은 궁색해 보인다. 단체에 대한 지원은 지역문화 수준을 끌어올리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예산인데 특정단체에 예산을 몰아주고 단순 숫자계산만 해서야 되겠냐는 지적과 함께 관리감독 부실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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