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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 문학관 오류투성이…고증과 검수는 했나
  • 문명균 기자
  • 등록 2022-03-21 14:16:00
  • 수정 2022-03-23 17: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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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경’을 ‘민경’ 등 명칭, 맞춤법, 내용 등 기본조차 갖추지 않고 개관
  • 국토청, 환경청 이관 책임 떠넘겨, 민간단체 "역사 해설 재검증 해야"

만경강 문학관 안내문 오타 사진.최근 문을 연 익산 만경강 문학관에 전시된 전시물이 오류가 많아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만강강 문학관 건립을 착공부터 완공까지 총괄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정부조직개편으로 모든 권한을 전북지방환경청으로 이관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떠넘겨 눈총을 사고 있다. 환경청 이관은 하천 관리 기능을 넘긴데서 비롯된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만경강 문학관 설치는 저희가 했지만 현재 모든 자료를 전북지방환경청으로 이관했기 때문에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일 개관한 만경강 문학관은 익산시 목천동 1183-37번지 일원에 부지면적 1만3814㎡(지상 2층, 지하 1층/연면적1686㎡) 규모로 전시관, 다목적실, 야외광장 등으로 구성됐다.


만경강 문학관은 지난 2019년 12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2년에 걸쳐 116억 원(국비 102억4000만 원, 시비 13억6000만 원)을 들여 2021년 12월 공사를 마치고 지난 3월 개관했다.


익산시는 지난 2017년 4월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 맺은 '만경강 문학관 건립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운영‧관리를 맡게 됐으며, 한해 투입되는 예산은 1억8000만 원이다.


문제는 만경강 문학관 안내판 문구 곳곳이 명칭과 다른 것이 많아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만경강변을 '민경강변', 청동기시대를 '청도기시대', 슴베찌르개를 '찌르게', 오성교를 '오셩교' 등으로 표기해 기본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한 만경강 자전거 길을 소개하는 안내판에는 만경 낙조를 '막경 낙조', 백구 풍월을 '백구 풍원', 비비낙안을 '비비낙조'로 표기했다. 


이 외에도 전체적인 어색한 문장, 맞춤법에 어긋한 표현, 오타 등 어문 규정에 맞지 않는 내용도 많아 제대로 된 고증과 검수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고 있다.


이와 함께 만경강 역사 해설 안내 글의 일부는 실제와 다르거나 설치된 구역마다 각기 다른 년도를 표기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만경강 사랑지킴이 대표는 2층 전시관에 설치된 '봉동읍 상장기 당산제'에 대해 "당산제는 영‧호남 지역에서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신에게 마을의 풍요와 평안 등을 기원하는 마을 제사"라면서 "당산제 설명을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함이라고 표기돼 있는 점은 오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만경강변에 서식하는 삵, 수달, 담비 등과 같은 멸종위기 동물 소개는 없고 일반적인 멧돼지, 고라니 등만 언급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종진 만경강이야기꾼에 따르면 일제가 수리권을 장악하기 위해 만경강 주변의 땅을 싸게 사들이고 수리조합을 결성, 대간선 수로를 건설했는데 이에 대한 연도 표기가 각기 달랐다.


인공도수로인 대간선수로 건립 연도를 1921년부터 1923년까지 축조했다고 표기한 곳과, 1920년에 착공해 1922년 준공했다는 등 각기 다른 연도 표기로 혼란을 주고 있다.


이종진 만경강이야기꾼은 "대간선 수로는 아마도 1920년에 착공해 1922년 준공이 오늘날 2022년 100주년 기념으로 역사적 가치를 고려한 점으로 미뤄 짐작 된다"며, "일제의 수리권 장악도 1909년이 아니라 1908년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운영 관리를 맡고 있는 익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만경강 문학관이 공사를 마치고 2개월 동안 개관 준비기간을 하면서 통신설비와 여러 가지 점검 등으로 세부 내역까지 확인을 하지 못했다"며 "현재 맞춤법 오류와 규정에 맞지 않은 내용은 파악한 상태로 만경강 민간단체의 의견을 충분한 수렴 후 전북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최종적으로 현장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지난해 완공과 함께 검수 후 전북지방환경청으로 이관됐다"면서 "다시 한 번 개관 전에 세심히 살폈어야 하는데 어떠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 현재 각 컨텐츠 업체와 오류 사항에 대해 협의 중으로 조속히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역사적 고증에 대해선 “만경강 민간단체의 주장일 뿐 전북문화재연구원과 사실 검증을 마친 후 결정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익산시의회 김충영 의원은 "1차는 상급기관 관리의 문제, 2차는 익산시 행정의 문제다"면서 "운영관리를 위임받은 익산시는 개관 전 꼼꼼한 소프트웨어 점검을 했어야 함에도 큰 것만 봤지, 작은 것은 놓쳤다. 이 모든 게 행정이 긴장을 하지 못해서 발생한 현상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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