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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 완주 문화발전방안 제시 ‘눈길’
  • 익산투데이 편집국
  • 등록 2022-05-27 10:55:44
  • 수정 2022-05-30 12: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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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 송지용 도의회의장 만나 삼례문화예술촌 활성화 제시
  • 완주를 세계요리학교, 세계아동도서전, 근대유산벨트 중심으로

지난 20일 황석영 작가가(좌측) 완주를 방문,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을 만나 삼례문화예술촌을 중심으로 한 완주문화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대한민국 대표 소설가인 황석영 작가가 지난 해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완주군에 대한 문화 발전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황 작가는 지난 해 9월까지 2년여 동안 익산에 머물면서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를 집필해 호평을 받는 등 최근에도 활발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황 작가는 익산에 머무는 기간 동안 삼례문화예술촌을 여러 차례 둘러보면서 당시 전북도의회 송지용 의장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 바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고 현재 경기도 광주에 거처를 정한 황 작가는 지난 20일 완주 삼례에서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을 만나 삼례문화예술촌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요리학교 설립, 완주 세계아동도서전 개최 등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다음은 황석영 작가가 익산투데이에 보낸 법정문화도시 완주 문화 발전방안 원문이다./편집국


■완주에 세계적인 요리학교를 연다


한류 콘텐츠의 영향으로 우리 문화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한식이 새삼 세계 사람들의 미각을 바꾸어 놓게 되었다. 


먹고 마시는 일은 은연중에 일상 속에 스며들어 그 먹거리를 낳은 나라의 생활문화에 깊숙이 들어가게 만든다. 그렇다고는 하여도 아직은 그 내용이 표피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는 근대적 개발을 해오면서 자원의 남용과 환경의 악화로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생태계에서는 광범위한 멸종이 벌어지고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문명 때문에 농작물과 가축은 공산품으로 변해가면서 자연도 사람과 함께 병들어 가고 있다. 


남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기후가 격동적으로 변덕을 부리면서 대형 푹풍과 홍수가 거듭되는가하면 가뭄과 들불이 번져가는 것은 이제 지구의 일상이 되었다. 


이에 코로나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가 차례로 세계 인류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팬데믹의 공포가 오기 전부터 지각 있는 사람들은 우선 평화의 밥상을 통하여 우리의 일상이 변화하기를 소망해 왔다. 


욕망과 탐욕이 가득한 먹거리가 아니라 자연과 사람을 살리는 조화로운 음식에서부터 몸과 마음을 바꾸자는 생각이었다. 


완주는 오래 전부터 이른바 로컬푸드를 생산하고 함께 누리자는 뜻을 실천해 온 고장이다. 


이미 오십년 전에 지구와 인류의 미래에 대하여 경고한 로마클럽의 보고서가 나온 이래로, 유럽 이탈리아에서는 일찍부터 밀라노를 중심으로 슬로푸드를 주장하고 실천해 온 모임들이 있었다. 


이들 슬로푸드 운동의 지침은 매우 간편하고 단순하게 출발했다. 첫째 가까운 고장에서 취득한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로컬푸드. 둘째 친환경적 유기농 중심의 먹을거리, 셋째 과도한 조미나 희귀하고 비싼 재료를 독점하지 않는 자연주의적 조리, 등이다. 


이러한 생각은 수백년전 우리 전통 속에서도 서유구의 정조지나 그의 형수였던 빙허각 이씨 부인의 규합총서 같은 기록문화 유산 가운데 충분히 담겨있다. 


이를테면 우리의 제안은 이러한 것이다. 밀라노에 본부를 둔 슬로푸드 협회의 요리사를 강사로 초빙하고 우리의 전통을 재현할 요리사를 합하여 완주에 세계적인 요리학교를 연다. 


이것은 새로운 한류 한식의 구심점이 되어 세계로 좋은 음식과 삶의 태도를 전파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동서양이 조화를 아우른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다. 길게 중언부언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는 사업적으로도 성공적인 아이템이 될 수 있다. 


■한국 최초 세계적 아동도서전 개최


우리의 미래는 어린이들이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유년 교육은 입시 위주로 치달려서 창의성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이 뒷전인 것은 물론이고 어머니와 함께하는 어린이의 책읽기는 성적 만능주의를 위한 사설학원의 학습 시간에 빼앗겨 버렸다. 


세계의 이름 있는 아동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것은 이러한 폐해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완주에 세계의 그림책과 도서와 시청각 자료들을 갖춘 단아하고 알찬 아동도서관을 열 수 있으며, 이를 계기로 완주 세계아동도서전을 개최한다. 


호남지역뿐 아니라 서울에서 한 시간여 거리에 있는 이곳에 한국 최초의 세계적 아동도서전을 열면서 세계의 아동도서 출판인 작가 삽화가 그리고 저작권 에이전트들을 모을 수 있다. 이런 일이야말로 선한 영향력을 국내외에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언론미디어 모아 아이티 플랫폼 구축


위의 두 가지 사업으로 파생되는 몇 가지 사업을 더 생각해 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종전의 세계화 이념은 끝났다고 말하고 있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끝났다기 보다는 혁신될 것이다. 


즉 정체성과 다양성이 조화될 것이다. 언론 미디어는 이미 민들레 씨앗처럼 되어서 대기업의 언론 미디어에서 개인적인 에스엔에스와 유튜브로 퍼져 기업과 개인, 주류와 비주류, 중심부와 변두리, 중앙과 지역의 구분이 무의미하게 되어간다. 


따라서 현재는 지역 경제의 상업적 광고에 종속되거나 지방 관청의 홍보 또는 비판적 소권력 행세로 연명하는 지역 언론 미디어들을 지역민의 삶에 밀착한 이야기꺼리를 생성해내는 인문적 미디어로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며 지역민의 구독 협찬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완주를 중심으로 각처의 작고 소박한 미디어들이 모이는 아이티 플랫홈을 유튜브 형식으로 열 수도 있다.


■완주 중심, 전주-익산-군산 잇는 근대유산 벨트


이어서 완주와 춘포를 잇는 여러 가지 근대문화 유산들을 스토리를 통하여 엮어낼 수 있어야 한다. 만경강과 역사 유적지들을 잇는 아름다운 길들을 조성하고 이웃 전주와 익산 군산까지 확대하는 풍성한 장소와 기억들을 잘 다듬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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