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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토종 아이 넷 아빠 변호사 이희성 인터뷰
  • 편집국 기자
  • 등록 2023-01-27 12:00:17
  • 수정 2023-01-27 12: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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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는 한 명을 변론하지만 국회의원은 국민을 변론
법무법인 올곧음 이희성(50) 대표변호사는 꾸준히 소외되고 힘없는 이들의 권익을 지켜주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희성 변호사는 익산에서 초·중·고교와 대학교를 나온 정통 익산 출신 변호사이다. 자신을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다니며 시민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시민들이 다가서기 어려운 법률정보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포털 카페를 운영하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익산투데이>는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매서우면서도 이웃에게 푸근함을 주는 이희성 변호사를 만나 그동안의 삶과 인상 깊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국>


- 익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신 지 10여년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저연차 변호사로서 어떻게 곧바로 개업하게 됐는지?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는데, 조직에 몸담다 보면 책상머리를 지키는 변호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개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변호사 업무를 하시면서 느낀 소감과 그동안 담당하신 사건 중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 사건을 소개해 주신다면?

변호사를 단순한 직업으로만 생각하면 그리 좋은 직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엄청납니다. 그리고 업무강도도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많은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강도를 이겨낼 수 있는 보람과 긍지가 이 직업에는 있는 것 같습니다. 의사가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이듯이, 변호사 역시 한 사람의 인생을 구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건들이 기억에 남지만, 유난히 생각나는 사건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매우 곤궁한 처지에 놓여 있던 중년의 주부가 전 재산인 가게를 담보로 2금융권의 대출을 받아 개인에게 투자를 했는데 사기를 당했고, 그분은 빚을 갚기 위해 가게를 처분한 후 대리운전, 일용직 등의 일을 하면서도 고등학생인 두 딸을 훌륭하게 키워내셨습니다. 약 10년 전에 벌어진 사건이라 공소시효도 얼마 남지 않았고, 다른 피해자들의 고소 사건은 모두 무혐의 처분(불기소처분)이 나왔기에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시계추를 10년 전으로 돌려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여기에 정치한 법리구성을 더해 결국 피의자가 기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재판에서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는 피해 금액 대부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료 변론을 한 사건이었는데 피해자가 사건이 끝난 후 고맙다며 돈을 들고 오셨습니다. 하지만 받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보람과 긍지가 돈 때문에 오염될까 봐서입니다.


- 10여 년 전 어떤 비전을 갖고 익산에서 개업을 하셨는지. 그동안 생활을 돌아봤을 때 처음에 가졌던 포부를 충분히 실현했다고 보시는지?

솔직히 말하면 익산에서 특별한 목표나 비전을 가지고 개업을 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그런데 제 발길을 익산으로 돌리게 한 것은 부모님이었습니다. 약 18년 전 형님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장자 역할을 해야 했기에 매일 밤 형님 생각에 베갯잇을 적시시는 부모님 곁을 떠날 수가 없었고, 당연히 익산에서 개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개업하면서 꼭 지키자고 다짐한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변호사라는 직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둘째, 강한 사람의 강함의 논리, 돈 많은 사람의 돈의 논리에 휘둘리지 말자. 셋째, 주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자 입니다.

세 번째 것만 못 지키고, 나머지는 거의 지키면서 살아온 것 같네요.


- 이 변호사 하면 우리 이웃사촌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첫 인상에서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의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푸근한 변호사라는 평가가 있는데. 이러한 평가에 대한 생각은?

글쎄요. 소탈하다는 표현이 오히려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푸근하다는 그런 이미지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업무 쪽으로 돌아가면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과 상담할 때 굉장히 단호하게 말하는 편이고, 결국 처분이나 판결은 변호사가 하는 것이 아니고 검사나 판사가 하는 것이기에, 여러 달콤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보다 사건에 담긴 부정적인 내용들을 모두 꺼내어 그것을 어떻게 변소하여 제거할 수 있는지를 의뢰인과 함께 고민하는데, 이 과정에서 의뢰인들로부터 ‘변호사가 검사처럼 취조를 한다’라는 등의 오해를 사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 다소 무거운 질문이 될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기도 하지만, 실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사법구조 전반의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전 정부에서 세운 여러 사법정책들이나 시스템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고, 조금 아쉬운 점들이 있다면, 제도 보완을 통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사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 후 예컨대 ‘검수완박’ 등 전정 부의 사법개혁 정책들이 백지화되거나 유명무실해 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비단 사법개혁에 국한할 것은 아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부의 정책들이 부정당하고 무시당하고, 백지화되는 이러한 정치풍토는 국가적인 낭비일 뿐만 아니라 보복정치의 단초가 될 뿐입니다. 더 이상 정치가 노선투쟁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되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민생을 중심가치로 내세워 서로 소통하고 화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다시 주제를 바꿔 이 변호사 하면, 청년문화, 그리고 저출산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와 관련된 활동 상황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청년들이 젊음을 즐기면서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문화적·사회경제적 풍토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풍토를 조성할 책임은 우리 기성세대에게 있는 것이고요.

저는 현재 사단법인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 산하 익산키퍼트리의 법률회계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익산키퍼트리는 유기청소년과 보호종료청소년 등 학교와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대안교육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온전히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립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기업체험프로그램, 대리부모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저는 ‘저출산 문제’라는 용어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인구증가율이 둔화되는 사회적 현상인 인구증가율감소 내지 인구감소문제를 마치 여성이 출산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인 것처럼 호도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인구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복잡다기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지 단지 여성이 출산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현재 초등학생 세 명, 유치원생 한 명 등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기에 누구보다도 인구감소문제와 관련하여서는 나라에 기여한 것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웃음).

인구감소문제와 관련하여서는 부부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 이유를 정확히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적인 문제이고, 다음으로 여성의 경력단절 등 사회적 불이익,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이유에 대한 적절한 정책을 펼친다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펼치는 다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 등은 젊은 부부로 하여금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동기부여가 전혀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된 제 고민의 결과물은 제법 방대하기에 추후 다시 한 번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설 연휴 이후 이 변호사의 총선 출마설이 비교적 설득력 있게 들려오고 있는데 출마는 결심 했는지?

앞서 말씀드렸듯이 변호사도 꽤 보람있고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직업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변호사는 법 집행과정에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변호하는 직업인 반면에, 국회의원은 입법과정에서 모든 이들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직업으로서 본질적으로 유사성이 있습니다. 결국 변호사는 한 사람을 변론하지만 국회의원은 5천만 국민을 변론하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변호사의 입장에서 볼 때 국회의원이 매력적인 직업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익산에서 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의 입장에서, 우리 아이가 익산이라는 중소 도시에서도 마음껏 꿈을 꾸고 그 꿈을 펼칠 수 있는 그런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저의 바람에 제 스스로 응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길을 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익산 시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 익산은 2,000년이 넘는 마한의 유구한 역사와 백제문화의 도도한 숨결이 살아 숨쉬는 지역으로 역사와 전통 속에 철도와 도로 등 편리한 교통이 함께 하는 고장입니다.

뿐만 아니라 인구 30만 미만 도시로는 유일하게 메머드 종합병원인 원광대학교병원을 보유한 도시이고, 기독교와 원불교 등 종교가 번성한 고장일 뿐만 아니라, 기름진 논밭에서는 오곡백과가 풍요로움을 더하는 고장입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에게도 살만한 고장이었고, 우리에게도 살만한 고장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에게도 살만한 고장으로 만들어서 물려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우리 익산 시민 모두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희성 변호사가 걸어온 길

▲1972년생 50세 ▲남성고 ▲원광대 법학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세무사(기획재정부장관) ▲익산시체육회 전 이사 ▲전라북도 펜싱협회 전 이사 ▲익산시 장애인연합회 전 이사 ▲UN제5사무국유치 국민운동본부 전 자문위원 ▲더불어민주당 대전환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 사회안전위원회 전 부위원장 ▲아름다운재단 장학회 회장 ▲익산문화관광재단 인사위원회 위원 ▲(사)익산국악진흥원 이사 ▲(사)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 익산키퍼트리 법률분과위원장 ▲교육부 정보공개심의회 위원 ▲전라북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  ▲법무법인 올곧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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