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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마을공동체 활성화… ‘왕궁면민 혁신교육’이 첫 단추
  • 편집국 기자
  • 등록 2023-03-17 09:58:24
  • 수정 2023-03-23 0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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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산의 미래, 이제는 왕궁이다’ 7

# 마을공동체 정신 필요

반만년이라는 농업국가로서 다져온 공동체 정신은 아로새겨져 수없이 솟아나고 스러져가는 산업화의 여느 일상처럼 아스러질 줄 알았다. 이 작은 정신들은 빠른 속도로 전 세계 깊숙이 파고들어 유한할 것 같던 어둠의 긴 터널의 끝에서 소위 선진국이라 불렸던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맞춰 한 걸음 더 박차고 나아갈 희망의 빛을 품고 있다.

급물살처럼 내달려온 도시화, 잔잔히 흘러 안정감마저 느껴지는 농촌지역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전 국토를 균등하게 발전시켜 하나로 나아가야 한다. 이때 서로 소통하며 덤덤하게 타인을 배려하던 공동체적 정신은 어느 때보다 더욱 중요하다. 


# 새마을운동과 농촌개발정책

우리나라는 1970년 산업화 이후 농촌개발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농촌지역의 생산기반 정비, 농업생산량 증대, 생활환경개선 등을 위하여 국가주도하에 마을운영 메커니즘을 활용한 한국식 농촌개발정책 일환으로 시작된 새마을운동이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1982년에 농촌 중심지와 배후지 마을의 체계적 개발 방식에 입각한 농촌정주생활권 개념이 제기되었다. 이에 농촌지역을 종합적으로 개발하는 지역정책인 농어촌지역종합개발정책이 시범으로 추진되었다. 그 결과 1990년대 읍면 소재지 중심의 소도읍사업 등으로 농촌정주생활권사업이 구체화 되었다. 하지만 소규모 물리적 생활환경 개선사업과 농촌개발이 동일시되며, 법제 부재,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관심 부족 등으로 농업생산량 확대를 위한 농업정책의 보조적 역할에 한정되었다. 이는 도시와 농촌의 불균등 현상을 가속화시켜 농촌의 고령화와 공동화현상은 물론 농민들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졌다. 


# 도·농 간 불균등 해소와 농촌개발사업

2000년대 들어 도농 간 불균등 현상의 가속화뿐만 아니라, 수도권 중심으로 양극화가 심화 되었다. 국토를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여 다극화하고자 하였다. 본격적으로 농촌지역의 사회·경제·공간을 종합적으로 개발하여 농어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국가균형발전특별법」과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다양한 마을단위 지역개발사업을 시작하였다. 

2010년대에 들어 지역 특성에 맞는 자율적, 종합적인 발전을 지지·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났다. 광역, 기초자치단체가 자율편성사업으로 예산을 편성하여 본격적으로 종합개발사업인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으로 운영되었다.

2015년부터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을 농촌중심지활성화, 기초생활 인프라정비사업인 하드웨어사업에서 시군 역량강화, 창조적 마을 만들기 등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두었다. 지속 가능한 주민 주도적 마을사업을 위한 주민공동체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2019년 이후부터는 사업의 규모별, 단위별로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기초생활거점조성사업, 시군역량강화사업 등으로 세분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이 주도하여 민관협력으로 농촌생활권에 대한 발전계획을 수립하였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약을 통해 중앙과 지방이 협치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같이 지역공동체 활력을 제고하는 농촌협약이 2020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익산시는 2022년 농촌협약에 선정되었다. 전문가,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수립한 예비계획을 토대로 2023년 상반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 익산시 4단계별 마을사업들 

익산시는 주민 주도적으로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농촌마을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앞선 사례를 발판 삼아 농촌 마을과 주민의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자 2021년 시군역량강화사업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였다. 익산형 단계별 체계를 구축하여 농촌 마을과 주민 맞춤형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단계별 사업추진에 따른 자연스러운 역량 강화를 통해 농촌마을사업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익산시는 이 같은 중장기발전계획을 토대로 단계별로 1단계(공감하자), 2단계(해보자), 3단계(키우자) 그리고 4단계(다지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 1단계(공감하자) 마을사업 과정 

1단계(공감하자) 과정에는 익산시 찾아가는 마을 학교와 다이로운 해결사 양성 및 활동 프로그램이 있다.

먼저 익산시 찾아가는 마을학교가 있다. 주민 주도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 교육 프로그램이다. 향후 추진하는 농촌마을사업의 전제가 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마을에 전문가를 투입하여 장차 농촌마을사업을 이끌어갈 농촌마을사업, 선진사례 교육 등으로 상향식 마을맞춤형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다. 모집 공고는 2월경에 있고, 20개소가 대상이다.

다이로운해결사 육성과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현장 활동가들이 연중 적극적으로 익산시 584개 농촌 마을을 누비고 다니며 농촌마을사업을 홍보하고 있다. 다이로운해결사들이 농촌마을사업에 참여 의지가 있는 마을을 발굴하면 익산시 농촌활력과와 익산시농촌활력지원센터가 연계하여 농촌마을사업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모집 공고는 7월경에 있고, 10명을 모집한다. 


# 2단계(해보자) 마을사업 과정

2단계(해보자) 과정은 마을주민들이 상호 소통을 통한 의견을 취합하여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직접 사업을 집행한다.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해 나아갈 수 있는 사업으로 동아리활동비 지원사업(진입단계, 안착단계), 농촌현장포럼, 농촌마을가꾸기 소액사업, 생생마을기초사업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먼저, 진입단계인 동아리활동비지원사업은 익산시 찾아가는 마을학교를 수료한 마을을 대상으로 한다. 주민공동체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마을주민 5인 이상으로 구성된 마을과 마을단체에 동아리활동비를 지원하여 추진한다. 모집 공고는 3월경에 있고, 4개소가 대상이다. 

둘째, 100년 후 우리터살리기 프로젝트는 주민 의견을 반영한 마을 테마와 자원발굴을 통한 마을 맞춤형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한다. 지속 가능한 마을사업 토대를 구축하여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다. 모집 공고는 6월경에 있고, 3개소가 대상이다. 

셋째, 농촌마을가꾸기 소액사업과 생생마을만들기 기초사업은 꽃길 조성과 같은 경관 활동, 웃음 치료, 만들기 활동 등 공동체 활동을 주민 주도적으로 직접 추진해 본다. 주민공동체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업이다. 모집 공고는 1월과 6월경에 있고, 12개소가 대상이다. 

넷째, 동아리활동비지원사업(안착단계) 과정은 농촌마을가꾸기 소액사업 또는 생생마을만들기 기초사업 등 2단계(해보자) 과정을 통해 형성된 동아리 활동의 활성화를 돕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모집 공고는 6월경에 있고, 4개소가 대상이다. 


# 3단계(키우자) 마을사업 과정

3단계(키우자) 과정에서는 마을 간, 도농 간 인적․물적 교류를 통한 활성화 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업 종류에는 활성화진입단계컨설팅, 우리마을유산가꾸기사업, 생생마을플러스사업, 마을작은축제지원사업, 디딤돌프로젝트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활성화 진입단계 컨설팅은 전문가를 통한 기존 마을사업을 점검한다. 마을 자원과 주민 맞춤형 사업으로 재정비하여 기초단계에서 안정적으로 활성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모집 공고는 6월경에 있고, 3개소가 대상이다. 

생생마을플러스사업과 마을작은축제지원사업은 도시민, 단체 등과 자매결연을 맺거나, 도시에서 생활하는 자녀들과 함께하는 활동 등을 통해 도농교류를 겸한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여 도농상생 기틀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모집 공고는 2월경에 있고, 1개소가 대상이다.

디딤돌프로젝트는 우리 마을 맞춤형 우수사례를 현장에서 몸으로 체험함으로써, 선진 견학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모집 공고는 5월경에 있고, 2개소가 대상이다.


# 4단계(다지자) 마을사업 과정과 왕궁주민 혁신교육 

마지막으로 1단계에서 3단계 과정을 거쳐 주민 간 소통하며 갈등을 극복하여, 주민공동체활성화를 통한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추진하는 4단계(다지자)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집 공고는 10월경에 있고, 3개소가 대상이다. 

지역 리더 워크숍, 소식지 발간, 농촌마을사업 홈페이지 구축 등 다양한 홍보 등을 통해 북부권역에 치중되어 있던 농촌마을사업이 최근에는 동남부권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왕궁면은 올해 초 왕궁면민혁신교육추진위원회와 왕궁면행정복지센터가 민관협력하여 1월 31일부터 3월 7일까지 6주간 ‘익산의 미래, 이제는 왕궁이다’란 주제로 왕궁면민 혁신교육을 개최하였다. 이 교육 예산은 주민들 후원금으로 100% 마련하였고, 연인원 320여명이 교육에 참여하였다. 교육내용도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강의(7), 완주 로컬푸드와 마을공동체 견학, 지역현안사업 토론, 지역사업 설명, 지역 역사문화 탐방 등 11강좌로 알차게 기획되어 주민들의 만족도와 참여도를 높였다. 

이처럼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자치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농촌마을사업의 관심과 사업참여를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였다. 왕궁은 마한 백제의 고도이자 세계유산 백제왕궁의 도시로써 주민들이 지역사회의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향후 지역 특색을 반영한 농촌마을사업의 전진기지로써 기대되고 있다.


# 민관협업과 마을사업의 미래  

익산시는 마을사업을 원하는 584개 농촌마을이 누구나 문을 두드리면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마을사업을 잘 완수할 수 있도록 익산시농촌활력지원센터를 익산시 북부청사에 운영하고 있다. 맞춤형 마을사업 상담에서 문서작성, 난해한 행정절차에 이르기까지 농촌마을 사업의 동반자이다. 

익산시가 아직 전국 제1의 농촌마을사업의 본고장은 아니지만, 민관이 협력하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소통하며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진행하는 마을사업은 농촌마을사업의 선진지로서 굳건히 뿌리 내릴 것이다.


글쓴이

성수미 <익산시 농촌활력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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