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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속이 꽉 찬’ 용안 한 바퀴
  • 익산투데이
  • 등록 2014-05-27 10:28:00
  • 수정 2014-05-27 10: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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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학산에서 삼세오충렬사까지... 두 발로 만나는 용안여행

익산시 용안면은 백제문화의 젖줄인 금강을 옆에 끼고 충남 부여군과 함열읍, 성당, 망성, 용동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넓은 들판 가운데 나지막한 산들이 옹기종기 앉아있고, 북쪽으로는 금강이 굽이굽이 흐른다. 익산의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곳은 아니지만 찬찬히 둘러보면 손 타지 않은 자연과 역사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용안면사무소 옆 무학산을 중심으로 용안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    ⓒ익산투데이
▲무학산정상에서 바라본 용안ⓒ익산투데이

 


# 용안의 주산(主山), 무학산을 밟다
용안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고려 충숙왕 8년, 그러니까 1321년경이다. 이곳 출신인 백안부개라는 사람이 원나라에 있으면서 본국인 고려에 공이 있었다고 하여 ‘현’으로 승격되면서부터이다. 용안(龍安)은 ‘용이 편안하게 누워있는 형상’이라는 뜻. 인근 지역에 ‘용’과 관련된 지명 또한 많다. 용의 머리는 금강과 맞닿은 용두리에서 시작된다. 용두산은 마치 용의 머리가 금강 물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법성리와 석동리는 몸의 몸통에 해당되고, ‘학이 춤을 춘다’는 뜻의 무학산(舞鶴山)은 용의 생식기가 있는 자리로 근방 지역의 주산(主山)이자 모산(母山)이다.


산 정상에 올라 아래를 바라보면 서쪽으로 금강이 굽이쳐 흐르고 동쪽으로 푸른 들판을 건너 멀리 미륵산이 바라다 보인다. 이런 아름다움 때문인지 ‘용안읍지’에는 무학산을 주제로 하는 두 편의 시가 전해지고 있다. 도거원과 박금의 시가 그것. 도거원은 1646년 문과에 급제하면서 만경군수와 순천군수 등 주로 전라도 지역에서 고을을 다스렸던 문신. 그는 이곳 무학산에서 ‘가을이 되어 검은 명주 누각에 올라보니 이 땅 용을 무학이라 이름은 마땅하니라. 먼 물이 서쪽으로 급히 흐르며 외로운 구름 북쪽으로 더디 가고 하늘에서 부는 바람은 양 겨드랑이를 따라 시원하니라’는 시를 남겼다. 조선 전기의 무신, 박종 또한 무학산 정상에 올라 시 한편을 남겼다. ‘한 대장부가 천지 중에 무학의 최고 높은 봉우리에 와서 서쪽 오랑캐를 물리치고자 하였으나 그대의 문은 멀기만 하노라’는 내용의 시다.

 

 

 ▲    ⓒ익산투데이
▲용안동헌ⓒ익산투데이

 

 

# 굽이굽이 길 따라 만나는 역사의 흔적
무학산 등산로는 용안면사무소 옆에 있는 홍살문으로부터 시작한다. 등산로의 첫 이정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홍살문을 통과하고 나면 왼쪽으로 정갈한 한옥건물이 나온다. 용안동헌이다. 수령이 고을을 다스리던 공간인 동헌은 앞마당에 관찰사 선정비, 현감 선정비, 불망비 등 수십 개의 커다란 비석이 좌우로 도열돼 이곳의 만만치 않은 역사를 드러낸다. 동헌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최초의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은 용안향교로 가는 길이다. 용안향교는 고려 공양왕 때 최초로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향교로 대성전이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86호로 지정돼 있으며 관람객을 위해 상시 개방하고 있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한참 오르막을 오르면 갑자기 확 트인 공간이 나온다. 1995년 농촌정주권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무학공원이다. 무학공원에는 넓은 주차장과 바람 시원한 쉼터, 등산 안내판이 있다. 길을 따라 계속 가면 무학산에서 용두산에 이르는 2.3km의 등산로가 이어지지만 가벼운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등산로 반대 방향 무학산 길로 가면 된다. 돌계단 200여 개가 호젓한 산책로를 만들어내는 무학산은 초여름 찔레꽃과 녹음이 우거져 싱그러운 정취를 뽐내고 있다. 산 정상에는 꽤 규모 있는 3층짜리 팔각정자가 우뚝 서 있고 정자에 서면 너른 평야에 탑마루 쌀 재배단지와 우량종자를 키워내는 채종포를 한눈에 담아볼 수 있다.


용안면사무소에서 지척인 중신리에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병자호란을 거치며 부자와 손자 삼대에 걸쳐 나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바친 오충신을 모신 삼세오충렬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 출신 해주 오씨 오응정, 오욱, 오직, 오동량, 오방언이 그 주인공. 삼세오충렬사는 1982년 전라북도 기념물 제61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으며 약 3만㎡ 대지의 경내에 신위와 영정을 모신 삼세오충렬사와 유품과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영국관, 완월당, 오공신도비 등이 있다. 이곳은 일 년 내내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봄가을이면 인근 지역 학생들과 국토순례를 하는 대학생들로 북적인다. 

 

 

 ▲    ⓒ익산투데이
▲  금강ⓒ익산투데이

 

 

# 풍경으로 답하는 과묵한 금강
금강은 한강과 낙동강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용안면은 금강의 하류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을 기점으로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의 경계가 나뉜다. 용두산 아래 용두양수장은 금강의 물을 끌어올려 인근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는 시설이다. 10월부터 3월까지는 쉬다가 모내기가 시작되는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도수로를 통해 끊임없이 물을 퍼 올린다. 인위적으로 만든 도수로는 용두양수장을 기점으로 용두산에서 무학산에 이르는 산줄기 양쪽으로 뻗어있다.


용두양수장 주위로는 금강변을 따라 나바위성지 도보순례길을 비롯해 갖가지 테마 길이 조성돼 있다. 특히, 금강변을 따라 조성된 ‘금강 종주 자전거길’은 빼어난 풍광으로 라이딩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용두정수장에서 북쪽으로 대청호수까지 113km가 연결돼 있으며 아래쪽으로는 웅포곰개나루터를 지나 금강하굿둑까지 31km가 뻗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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