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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왜 특별사법경찰권을 발동하지 않았나”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8-12-05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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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197조 강제수사·압수수사 등 수사권 명시
폐기물관리법, 경찰보다 행정공무원이 더 잘 안다
“수사 권한이 있는데 왜 하지 않는지 의문점 투성”
임형택 시의원 “시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이 폐업한 후 공장 내 폐기물이 방치됐지만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오염 물질이 얼마나 나왔는지 특정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는 행정이 가지고 있는 권한으로 조사를 해야 함에도 익산시 공무원은 전혀 조사할 의지가 없다며 입을 모았다.

 

먼저 권태홍 위원은 “당장 눈앞에 있는 안건만 올리고 공무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에 있는 최소한에 역할을 못하고 사람이 왜 죽었는지 말을 못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또 “행정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가지고 조사해야 함에도 익산시는 특별사법경찰관 지정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별사법경찰관은 형사소송법 197조에 따라 특정 행정 분야에 한해 고발권과 수사권을 가진 행정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으로 사법기관의 힘을 빌리지 않고 단속 과정에서 직접 수사 등을 할 수 있다.

 

이에 원산지 표시, 짝퉁(위조상품) 제조, 환경오염물질 배출, 불법 대부업 등을 단속하며,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기관장이 제청하면 관할 지검장이 임명한다. 또한 이들은 강제 수사와 소환조사, 통신 및 계좌 조회, 긴급체포, 체포영장 신청, 지명수배, 압수수색 등 경찰에 버금가는 수사권을 발동한다.

 

하지만 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금강농산은 새 주인인 ㈜미광 업체가 낙찰 받았고, 이후 공장 내에 방치돼 있던 원료와 폐기물 등 증거물로 확보 되어야 할 물건들은 낙찰자가 수거하거나 폐기했다.

 

이를 두고 홍정훈 변호사는 “연초박 폐기물이 공장에 있을 때 압수를 하던 조사를 하던 선행적으로 조사를 해야는데 권한이 있는 공무원이 수사 개시도 안했다”며 “시가 하는 이러한 행동이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타 기관에 요청만 하고 있어 답답할 노릇”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시장이 와서 무릎이라도 꿇고 사과하고 관련 공무원 다 고발해야 한다”며 “연초박이 비료로 쓰이면 안 되는 것인데 방관해 마을 주민들이 죽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역학조사팀하고 어디까지 조사 해야는지 논의 중으로 주민들의 요구만으로는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할 수 없어서 경찰에게 수사 권한을 넘겠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폐기물 관리법은 경찰보다 행정이 잘 알기에 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관 권한을 부여했다”며 “형사소송법에도 나와 있는 권한을 왜 실행하지 않느냐, 관련부서가 폐기물이나 토양을 조사할 수 있음에도 왜 하지 않았는지 시는 이를 조치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손문선 위원은 “주민들이 노력해서 폐기물을 찾아주고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수사권을 발동도 못하고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해 행정과 주민들의 불신이 쌓여왔다”며 “익산시 자문변호사가 5명이나 있으면서 불법폐기물 보존에 대해 법률가에게 자문을 구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익산시는 역학조사를 위해 환경부에 자문을 구하고 있지만 문제가 발생한 공장이 지난 11월 5일 매각이 진행돼 한 달여가 지났지만 어떠한 공권력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승철 위원장은 “아직까지 관련 T/F팀 구성도 하지 못하고 녹색환경과, 청소과 등 담당업무 나누기에 여념이 없다”며 “행정과 주민들이 협의를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지만 논쟁만 펼치고 있는 사이에 증거가 없어졌다”고 꼬집었다.

 

임형택 익산시의원은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앞마당을 파보자고 요구했고 적극적인 조사를 요청했지만 익산시가 행정행위를 소극적으로 답했다“며 ”관리 감독해야 할 익산시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동시에 수사권 권한이 분명 있음에도 몰랐으면 무능이고, 알았다면 업무태만이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에 언제든 팔 수 있다는 입장으로 지난 4일 암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는 금강농산(현 ㈜미광) 식당 주변을 굴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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