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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지 않으면 죽는다

기사 등록 : 2015-11-04 10:57:00

탁이석 iksan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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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탁이석

1년 4개월여 익산시 파행이 박경철 낙마로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시장이 되려고만 했지 시장이 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통은 인류만물의 전제조건이며 정치 또한 필수 불가결이다. 현대인들의 질병 가운데 중증 질환으로 분류되는 심뇌혈관 질환도 인체 내 소통부족으로 발생하는 병이다.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소통이 되지 않으면 시민들은 고통을 겪게 되고 도시는 퇴보하게 된다.

 

익산시정은 행정과 의회가 쌍두마차 체제로 운영되는 구조이다. 여기에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과의 협력관계 구축도 중요하다. 그런데 민선 6기 익산시정은 시장만 있고 의회도 국회의원도 없는 불통 그 자체였다.

 

‘시민이 시장이다’는 슬로건은 짝퉁 냄새가 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슬로건을 차용한 것이다. 짝퉁이면 어떤가. 취지가 시민을 시장으로 하늘같이 모시고 시정을 펼치겠다는 것이니 그리 탓할 것은 못된다. 그러나 짝퉁은 짝퉁이었다. 행사장에 시장이 뜨는 광경은 조선시대 시골현감 행차와 다름이 없었다.

 

취임 초 농기계박람회 폐지에 고개가 갸웃거렸다. 그리고 이어 열린음악회 개최에 3억 원을 지불했다는 소식은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이르게 했다. 취임식장에서 파부침주(破斧沈舟) 상유십이(尙有十二)의 각오로 부채를 해결하겠다는 이가 취임벽두 노랫가락에 3억 원 탕진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은 계속돼 급기야 익산시민은 4급수 금강 물을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금강 물 4급수도 금강하굿둑 불통으로 생기는 현상이니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까.

 

가관은 일부 공무원들이었다. 시장이 이러면 ‘아니오’라는 직언도 필요하건만 ‘예스’의 연속이었다. 공무원이 직급 상승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민선시대에 시민의 위임을 받아 당선된 단체장의 정책에 부응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시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일부이긴 하지만 그들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 자신의 영혼을 팔고 ‘부역’을 했다.

 

사람의 심뇌혈관 질환처럼 우리 익산은 지난 1년 4개월여 심뇌혈관 질환을 앓았다. 대법 판결이 없었더라면 우리 익산은 4년여 불통을 통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

 

세한연후(歲寒然後)에야 송백(松栢)의 푸름을 안다고 했다. 박경철 파행시기 일부 언론도 민낯을 보여줬다. 비록 사기업이지만 행정, 입법, 사법 기능과 함께 언론도 비판과 견제, 감시라는 공익기능 수행을 해야 한다. 그런데 관의 사탕에 눈이 멀어 생계형 기업으로 전락한 현실에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얼굴이 뜨겁다.

 

정치권의 반성도 요구되고 있다. 익산의 불통은 박경철 개인에게만 전가할 수 없다. 박경철이 공약했던 광역상수원 변경은 추진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시청 일부기능 북부권 이전도 시민의 선택을 받은 자치단체장의 공약이라는 점에서 대화의 가치가 있었다. 두 국회의원 역시 익산의 미래를 위해서 먼저 대화를 시도하고 소통하려는 눈물 어린 의지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지금 익산 행정가와 정치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궁즉통(窮則通), 허즉통(虛則通), 변즉통(變則通)이다.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 유배라는 고난의 세월을 통해 경지에 이르렀다. 정치인은 권력의 정점에 이르면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익산은 시장 궐위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변화를 꾀해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통하지 않으면 죽는다.

 

/발행인 탁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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