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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시장선거 분석을 통한 정헌율·김영배의 한판
  • 김도현 기자
  • 등록 2018-06-07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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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한용 이후 50% 넘는 득표 단 한 차례도 없어

양자대결 시 50% 넘겨야 당선, ‘’샤이‘ 보수층 선택이 관건


익산시장 선거가 양자대결이 펼쳐지면서 불꽃을 튀기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익산시장 선거에 나선 정헌율(60 민주평화당), 김영배(63 더불어민주당) 두 후보는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박빙의 상황이 분명하다.


역대 익산시장 선거에 있어 익산의 유권자들은 어떤 투표 성향을 보였을까.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7번째 치러지는 선거이다. 나이로 치면 24살 성년의 나이가 된 것이다. 그러나 연륜만큼 지방자치 수준도 성년이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지역일꾼을 직접 뽑는 지방자치는 지난 1995년 부활했다. 당시 익산시장 선거에는 김대중이라는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호남의 염원이 반영된 선거였다. 이 선거에는 조한용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민선 2기까지 재선을 기록했다. 


부활 첫 선거 투표율 또한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73%의 높은 수치였다.  익산지역 시장 선거 투표율(제3회 47.9%)은 이후 50%대를 유지하며 도내 최저 투표율 성향으로 하향곡선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투표율은 60.03로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러한 추세는 이번 지방선거에도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정당별 당선자를 살펴보면 민주당 계열 일색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제5회 지방선거까지였으며, 이후 박경철, 정헌율 등 비민주당이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는 상황이 연출되며 이번 지방선거를 맞이하고 있다.


민주당 계열로는 제1회 선거 새정치국민회의 조한용, 제2회 선거 새천년민주당 조한용, 제3회 선거 새천년민주당 채규정, 제4회 선거 열린우리당 이한수, 제5회 선거 민주당 이한수가 당선됐다. 


이들 당선자의 정당은 이름은 각각이지만 모두 민주당으로 대별된다. 그러나 선수에서 보듯이 익산은 시장에 대한 3선을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는 투표 행태를 보였다. 


민선 1, 2회 당선 시장 조한용은 3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의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했지만 14.14%라는 참담한 득표율을 기록하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어서 3회 지방선거에 당선된 시장 채규정은 4회 선거에서 당시 도의원이었던 이한수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배해 단임에 머물렀다.


그리고 제4회와 5회 선거에서 당선된 시장 이한수는 제6회 본선에서 박경철에게 패배해 3선 고지에 오르지 못한다. 그러자 그는 2년 후 익산갑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익산시장 비민주당 시대를 연 인물은 박경철이다. 박경철은 지난 1995년 민선자치 부활 이래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무소속으로 익산시장에 출마했다. 그의 출마 이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방선거 2년 후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도 단골손님이어서 ‘선거가 직업’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박경철의 이러한 집념(?)은 제6회 지방선거에서 이루어졌다. 당시 3선에 도전하던 이한수 새정치연합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당선된 것이다. 당시 익산시장 선거 역사 최초 양자 대결로 치러진 선거에서 박경철은 50.29%를 얻어 49.7%를 얻은 이한수를 눌렀다. 양자 간 표 차이는 736표, 익산시장 선거 역사상 전대미문의 초박빙이었다.


박경철의 시장 직 수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이 직위 상실형에 해당 돼 취임 2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중도하차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14년 4월 국회의원 총선과 함께 재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2014년 치러진 익산시장 재선거는 모두 4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대결 구도는 국민의당 정헌율 대 민주당 강팔문 양강으로 압축됐다. 당시 총선은 민주당에 대한 극심한 반발 정서가 작용하면서 국민의당 바람이 호남을 압도했다. 이에 편승한 정헌율은 비슷한 경력의 행정관료 출신인 강팔문을 52.10% 대 34.55%의 득표율로 여유 있게 누르고 당선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 익산시장 선거는 역대 두 번째로 양자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1차 대결에서 민주당은 무소속 후보에게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또한 역대 선거 득표율을 보면 민주당 후보가 50%를 넘게 표를 얻어 당선된 경우는 김대중 바람이 분 조한용 이후 단 한 번도 없다.


조한용 재선(1,2회) 이후 민주당은 3번(3,4,5회)의 선거에서 내리 이겼다. 이 세 번의 선거 중 채규정은 32.4%의 가장 낮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리고 이한수는 제4회 선거 41.2%, 제5회 선거 49.5%의 득표율을 보였다. 이한수가 제5회 선거에서 얻은 49,5%의 득표율은 민주당 역대 후보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번에 치러지는 제7회 익산시장 선거는 양자대결이다. 이에 따라 당선이 되려면 득표율 50%를 무조건 넘겨야 이긴다.


민주당 후보 김영배는 이 지점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제6회 지방선거에서 자본도 조직도 없는 박경철에게 패배한 좋지 않은 기억, 황색 바람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던 조한용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50%를 넘지 못했던 득표율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고, 익산출신 인사들 가운데 이춘석, 한병도 두 인물이 집권여당 사무총장과 청와대 정무수석 직위에 있다는 점은 어떤 형태로든 선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평화당 정헌율은 지난 선거에서 52.1%를 얻어 당선에 성공했다. 또한 박경철 역시 50.29%의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다. 비민주당 계열 후보들이 민주당이 조한용 이후 단 한 번도 넘기지 못한 50%를 넘긴 것이다. 이는 비민주당 정서가 익산지역에 상당부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정헌율은 소속 정당인 민주평화당의 낮은 지지율이 극복과제이다. 이에 따라 행시합격, 1급 정통행정관료 출신 등 ‘인물론’을 앞세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상쇄’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장선거에서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 중 하나는 ‘샤이’ 보수 유권자이다. 익산지역 유권자 가운데 5~8%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여론조사에도 잡히지 않는 층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이 과연 이번 익산시장 선거에서 누구를 선택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헌율, 김영배 두 후보자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초접전에서 이들의 표심이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역대 익산시장 선거 결과


익산시장 재선거(투표율 60.03%)
244,929명 중 147,035명 투표
정헌율(국민의당) 75,383표 52.10%
강팔문(민주당) 49,983표 34,55%
최행식(새누리당) 12,306표 8.50%
김은진(무소속) 6,995표 4.83%


제6회 지방선거(투표율 53%)
244,122명 중 129,486명 투표
박경철(무소속) 63,236표 50.29%
이한수(새정치민주연합) 62,500표 49.70%


제5회 지방선거(투표율 54.1%)

234,104명 중 126,653명 투표
이한수(민주당) 61,117표 49.56%
박경철(무소속) 35,564표 28.8%
김재홍(무소속) 20,200표 16.38%
노경환(무소속) 6,427표 5.12%


제4회 지방선거(투표율 52.2%)
235,847명 중 123,083명 투표
이한수(열린우리당) 49,654표 41.21%
허영근(민주당) 40.696표 33.77%
박경철(무소속) 25,050표 20.78%
고현규(한나라당) 5,094표 4.22%


제3회 지방선거(투표율 47.9%)

234,964명 중 112,451명 투표
채규정(새천년민주당) 35,619표 32.40%
허영근(무소속) 25,647표 23.34%
박경철(무소속) 20,289표 18.46%
조한용(무소속) 15,542표 14.14%
김상민(무소속) 6,847표 6.23%
이종화(무소속) 5,940표 5.40%


제2회 지방선거(투표율 56.3%)
226,175명 중 118,753명 투표
조한용(새정치국민회의) 61,131표 52.89%
박경철(무소속) 41,266표 35.70%
김용관(자유민주연합) 9,630표 8.33%
노경희(무소속) 3,549표 3.07%


제1회 지방선거(투표율 73%)
216,999명 중 154,304명 투표
조한용(민주당) 87,600표 58.40%
이병준(민주자유당) 25,011표 16.67%
이종화(무소속) 15,263표 10.17%
박경철(무소속) 10,743표 7.16%
김용관(자유민주연합) 4,664표 3.10%
염석호(무소속) 4,440표 2.96%
김복귀(무소속) 2,257표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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