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미뤄지는 시금고 선정… 익산시 ‘왜’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8-11-14 11:28:00

기사수정

市 내부작업, 입찰 공고문 ‘아직’
농협·전북은행 올해 말 계약 종료
“출연금 때문…선거 때문” 설 분분


익산시 시금고 약정기간이 올해 12월 31일로 만료돼, 차기 시금고 지정을 위해 금융기관의 제안서를 받아야 하나 아직까지 공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 관계자는 “2019~2021년 시금고를 운영할 은행 선정 입찰 공고가 늦어질 수 있다”고 13일 밝혔다.


연간 1조 1000여억원 규모의 익산시 예산을 관리하는 시금고 지정이 당초 10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금융기관 공고문 작성 자체가 미뤄지고 있어 일정이 흐릿해진 것.


익산시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시금고를 맡아온 제1금고 NH농협은행과 제2금고 전북은행과의 3년간 계약이 올해 말로 끝나게 된다.


따라서 시는 지난 9~10월께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시금고를 운영하게 될 금융기관 선정을 완료하기 위해 ‘익산시금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세부사항 및 일정 등을 공고 모집해야 했으나 미뤄지고 있다.


더불어 ‘시 재정운영 조례’에서 정한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에 따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꾸려 공시한 자료와 비교하는 등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으로 시금고를 지정해야 함에도 심의위원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이는 시금고 선정에 있어 지자체가 주장하는 평가목록인 금고지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 상 도내지점의 수 및 지역주민 이용 편리성에 큰 점수를 두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입찰을 결정짓는 것은 바로 ‘출연금’ 때문에 늦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시금고은행이 되면 3년 동안 시 예산·기금을 관리 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 산하·유관기관의 네트워크 형성 등 이점이 커 은행들은 공고가 뜰 때마다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또 몇십억원의 출연금을 내고서라도 시금고 잡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고객 유치, 브랜드 홍보, 각종 지자체 예산 관리를 통한 수수료 이익 등의 이점이 있기 때문.


다만 일각에서는 새로 시금고 은행 선정과정에서 ‘출혈경쟁’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출혈경쟁’의 자제를 요청한 가운데, 시금고에 선정되더라도 실질적인 실익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금고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걸어야 하고 새로운 전산망 구축을 위한 비용이 들어가는 등 오히려 손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굳이 경쟁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있어 무리해서 경쟁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제1금고를 NH농협은행이 종전처럼 이어갈지, 전북은행 등 타 금융기관이 경쟁에 뛰어들지도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익산시금고 입찰 당시 제1금고인 NH농협은행이 낸 출연금은 18억원 수준이었다. 제2금고인 전북은행은 5억2,600만원을 출연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헌율 시장에 대한 농촌지역 표가 비교적 적게 나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서운함이 작용하고 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방재정법과 행안부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기준 등을 토대로 금고업무 관리능력이나 지역사회 기여 등을 평가해 공정하게 시금고를 선정할 것”이라며 “1조 1000여억원이라는 금액을 다루는 금고 선정은 민감한 사안으로 법리 해석을 명확히 해 조만간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시 제1금고로 선정된 NH농협은행은 익산시의 일반회계와 6개 기금(자활기금, 노인복지기금, 식품진흥기금, 폐기물처리시설주변영향지역주민지원기금, 재난관리기금, 농어민소득원개발육성기금)등 1년에 9700여억원을 관리해왔다.


제2금고로 전북은행은 공기업특별회계와 상하수도특별회계, 3개 기금(중소기업육성기금, 청소년육성기금, 여성발전기금)등 1000여억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