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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유치 급급, 분양대금도 못 받고 이자만 날려
  • 고훈
  • 등록 2015-11-25 1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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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주) 135억 부지 35억만 납부, 고용도 미미
12만m2 부지 그대로 방치…이자만 3년간 15억

 

 

익산시가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에 분양대금은 제대로 받지도 못하면서 매년 수억에 달하는 이자는 꼬박꼬박 내줘 논란이 일고 있다. 시가 분양 실적에 급급하면서 일부 기업에 특혜성 계약을 해놓고 재정관리가 미흡해 시민들에게 부담만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기업은 일렉포일 등 전자부품 생산업체인 일진(주)으로 지난 2011년 4월 익산시와 MOU를 체결했다. 당시 기업은 8500억을 투자해 1400명의 고용창출을 약속했고, 분양면적도 23만4733m2로 최대 규모였다.

 

심지어 시는 당초 제4산업단지로 예정되어있던 해당 기업의 부지를 제3산업단지내 핵심부지로 옮겨주는 등 다른 기업과는 달리 편의를 봐주며 특혜성 계약을 추진했다. 이러한 봐주기식 행정에도 해당 기업은 2012년 실제 계약 체결에서 분양면적 10만9389m2로 절반 정도만 계약했다. 현재 12만m2에 달하는 나머지 부지는 미분양 상태로 그대로 방치 중이다.

 

특히 입주 분양대금 135억5300만원에서 계약금 명목으로 35억5300만원만 납부하고 나머지 100억에 대해서는 미납 상태이다. 이에 대해 발생하는 이자만 연간 5억원. 지난 3년간 15억에 달하는 이자를 시가 부담하고 있다. 잔금 100억에 대해서는 투자유치보조금으로 대체 정산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익산시와 일진이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투자유치보조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기업투자가 완료된 후 심의를 통해 지급된다. 일진은 현재 투자 미완료 상태로 보조금조차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 일진의 투자 계획도 현재 불투명한 상태로 100억원에 달하는 분양대금을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 비관론이 팽배해있다.

 

시의회는 산단 분양실적에 눈이 어두워 거액의 분양대금을 받지도 못하는 가운데 이자까지 지급하고 있는 시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종대 시의회 예결위원장은 “시가 적극적으로 일진기업을 유치한 부분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현재 매년 나가고 있는 이자만 따져 봐도 수억에 달해 적은 이자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일진이 아무런 고용도 없이 공장만 지어놓고 그대로 방치해놓고 있는데 익산시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느냐”며 질타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진이 회사 자체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분양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조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투자를 머뭇거렸던 다른 기업들도 빠른 시일 내로 투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 내부를 들여다보면, 일진의 분양대금 회수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일진과 투자협약을 체결한 투자유치과와 용지분양을 담당하는 경영개발과가 서로 책임 소재를 떠넘기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박종대 예결위원장은 이에 대해 “동우화인켐도 투자협약을 체결해놓고 실제로 가동 중인 부지는 40%도 안 된다”고 강조하며 “시는 기업 유치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기업이 약속했던 투자나 고용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익산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기업 가운데, 실질적인 투자의사가 없는 기업들은 과감히 정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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