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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내음, 땀방울 고스란히’ 토요어울림장터 새해 문 활짝~
  • 익산투데이
  • 등록 2014-01-15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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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농산물 직거래 ‘토요어울림장터’ 1월 4일부터 매주 토요일 운영 들어가

 

 

 

1월 4일, 익산 어양근린공원. 쌀쌀한 날씨에도 직거래장터로 나선 30여명의 농민들은 천막을 치고 농산물을 진열하며 분주한 아침을 시작했다. 지난해 토요어울림장터를 통해 익산 로컬푸드 유통의 포문을 열었던 지역 농민들이 새해에도 장터 운영에 나서 눈길을 끈다.


로컬푸드 직거래는 농업인이 생산-유통-판매의 모든 과정에 자율적으로 참여해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들은 싱싱한 제품을 유통마진 없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참여 농업인들은 자신이 내놓은 농산물의 판매 현황을 지켜보며 소비자의 선호도, 적정 가격 수준 등을 점검해 생산이나 마케팅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토요어울림장터는 익산시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지자체 주관 정례직거래장터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시작됐다. 여기서 받게 된 5,000만원의 정부지원금으로 직거래장터 부스시설 등 제반비용을 충당했고 참여 농가들은 별도의 자조금을 모아 운영자금을 보탰다. 지난 9월에는 ‘익산로컬푸드협동조합’ 설립까지 마쳤다. 현재 지역 내 50여 농가가 각각 50만원의 출자금을 내고 조합원으로 참여한 상태다.


노지장터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매주 600여명이 넘는 손님이 찾아올 정도로 명소가 된 어울림장터는 운영 8개월 만에 총 3억 9,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13 직거래 콘테스트’에서는 직거래장터 부문 우수상을 차지해 7,500만원의 상금까지 거머쥐었다.


어울림장터는 당초 지난해 11월말까지 운영될 계획이었지만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12월 겨울장터에 이어 올해부터는 연중 운영에 들어가게 됐다. 겨울철이라 판매 품목도 줄고 소비자도 줄어든 편이지만, 여전히 얼굴 있는 농산물을 선호하는 단골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매주 장터를 이용하고 있다는 한 여성 소비자는 “신선하고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현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함으로써 우리 농업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고객 대부분이 깐깐해 보이는 50~60대 주부들로 어울림장터의 농산물과 식품들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요어울림장터에서는 낭산, 삼기, 웅포, 황등 등 지역 농가에서 수확한 달걀, 두부, 감자, 배추, 무, 오이를 비롯해 각종 곡류, 건나물, 겨울철 특산품인 콜라비와 비트, 청국장, 떡 등의 가공식품도 판매 중이다. 가격은 시중보다 10~20% 정도 저렴한 편.


소비자의 반응이 구매로 직접 나타나면서 참여 농가들은 자연스럽게 상품 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농가 대부분은 대농이 아닌 중소농들로 양이 적어 원협 등에 대량 납품할 수 없는 농산물을 직접 소포장해 판매한다.


전일 또는 당일 수확,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소비자는 싱싱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아울러 조합에서는 품질관리 메뉴얼을 만들어 판매되는 농산물에 대하여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품질검사에 합격하지 못하거나,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지 않을 시 판매금지 및 퇴출이라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텃밭에서 손수 가꾼 농산물을 가지고 나온 장복희 씨 “자식 같은 농산물을 얼굴을 내걸고 판매하니 소비자와의 믿음이 더 두터워지고 있다. 소규모로 지은 것들이라 어디에 팔지를 못했는데 장터가 생기며 판매가 가능해졌고 직접 상품을 설명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익산로컬푸드협동조합 서상원 부회장은 “조합임원진들은 장터가 끝나고 회의를 통해 다양한 아이템을 주고받는다. 물건만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고구마, 떡 구워먹기, 윷놀이 등 대목장과 대보름 행사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구상중이다”고 귀띔했다.


실제 이날 장터에는 생동감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병아리와 토끼 등 동물 먹이주기 체험이 펼쳐져 꼬마 손님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더불어 운영본부에서는 이달부터 카드결제를 위한 포스시스템 설치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어울림장터는 그간 온누리전통시장상품권과 현금만 결제가 가능해 카드결제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송원배 이사는 “포스시스템을 세 농가당 하나씩 설치해 두 주간 시범 운영한 뒤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총매출 합산도 편리해질 것이다”고 기대를 전했다.


김영택 위원장은 “어울림장터의 일차 목표는 협동조합 구성이었는데 한 계단씩 오르다 보니 꿈을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장터에서 판매하고 남은 농산물을 농업인들이 제고로 떠안지 않을 수 있도록 이를 따로 모아 판매하는 직매장을 구상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토요어울림장터는 어양주민자치센터 뒤편 어양근린공원에서 매주 토요일 10시~5시(동절기)에 열린다. 50여 지역 농가가 똘똘 뭉쳐 따뜻한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익산 로컬푸드협동조합, 2014년 청마의 해, 이들의 힘찬 비상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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