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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 탄생하는 일상예술품
  • 김달
  • 등록 2014-04-08 0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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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공방 신규섭 대표, 전북 유일 ‘단금기법’ 사용 예술품 제작

 

 ▲    ⓒ익산투데이
▲중앙동 문화예술의 거리 `원공방`전경   ⓒ익산투데이

 

중앙동 문화예술의 거리에 자리잡은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원공방.

 

손때 묻은 투박한 도구들 속에서도 빛나는 공예품들. 원공예의 모든 제품들은 이곳의 사장이자 공예가 신규섭(58)씨 손끝에서 탄생했다. 원광대학교 금속공예과(現귀금속보석공예) 1회 입학생인 신규섭씨는 ‘장인’이라는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했다. 공예 기술법은 금속공예 제작기법은 크게 주조와 단금 기법으로 나눌 수 있다. 신 씨는 금속을 망치로 가공하여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성형법(成型法)인 단금기법을 쓰는데 현재는 거의들 쓰지 않는 기법이다. 힘은 둘째 치고 짧게는 일주일이 걸리는 오랜 시간 탓이다. 신 씨는 단금기법으로 작품·상품을 만드는 전북 유일한 공예가다.

 

 

 ▲    ⓒ익산투데이
▲원공방 대표 신규섭 씨 ⓒ익산투데이

 

“좋아서 하는 거지 더 이상 무슨 이유가 필요 있겠어. 돈 벌려고 했으면 접고도 남았지. 그래도 한때는 호황을 누렸어. 인사동에 있을 적만 해도 일본인들이 우리 공예품을 사려고 많이들 오고는 했으니까.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 어쩌겠어. 흐름이 그런데. 일일이 신경 쓰면 못해. 안하면 못 베기니까 하는 수밖에.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얘들이 나를 이끌어.”

 

대학을 졸업 후 경기도 성남을 비롯해 군산, 인사동 장우원 공방까지 전국 내놓으라하는 공방을 거친 신씨는 2004년 익산귀금속 공단으로 입주하며 다시 익산에 발을 들이게 된다. 보석의 도시 익산과 공예는 뗄 수 없는 천생연분이다. 더구나 신 씨는 청춘을 익산에서 보내며 고향인 군산보다 익산에서의 추억이 선명하다고 말한다.

 

“남부럽지 않게 보냈지. 작품 만드느라 밤도 수두룩 새고. 공방이 중앙동에 몇 개씩 있으니 그 때 기분도 나고. 아무래도 인연인가 봐. 아무리 돌고 돌아도 결국 익산이야. 홍보가 좀 잘 돼서 더 많이 찾아주면 좋겠어.”

 

신 씨의 따르면 현재 단금기법은 돈으로도 배우지 못하는 귀한 기술이다. 아무래도 취업과 직결된 문제이다 보니 학교에서조차 학문이나 작품 위주로 가르치기보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에 더욱 집중하는 실정이다.

 

“안타까워. 작품 위주의 대공보다는 작은 소품, 보석 만드는 세공에 집중하니까. 포괄적으로 가르치고 선택의 기회를 줘야하는데. 먹고살아야 되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그저 사라질까봐 무서워. 배우려고 오는 사람도 없으니. 예술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어려워. 나도 그나마 문화재단에서 지원을 해주니까 버티고 있는 거지. 단기적인 시선보다 장기적인 지원을 해주면 후배들의 생각도 달라질텐데.”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는 팝아트 선구자 앤디워홀은 예술로 돈을 번다고 비난 하는 이들에게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사업을 잘하는 것은 최고의 예술이다.” 라고 주장했다. 모든 예술가들에게 돈과 작품의 딜레마는 필연적인 문제다. 신 씨 또한 다르지 않다. 공방을 차린 사업가지만 또 한 편으로는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로서 돈을 포기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팍팍함 속에서 신 씨는 그래도 작품에 대한 열정만은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예술품의 최고의 가치는 기능성과 예술성을 겸비했을 때 빛난다. 신 씨의 모든 작품들은 그의 가치관 속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쓰이는 예술품을 만드는데 오늘도 몰두하고 있다.

 

문의:익산시 인북로3길 46(중앙동1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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