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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전라도 사투리 명물, 오점순 씨
  • 익산투데이
  • 등록 2014-04-15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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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에게 웃음을 주는 ‘영원한 또랑광대’

 

 ▲    ⓒ익산투데이

 

2013 전주대사습놀이 `또랑광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해 `또랑광대 1호`가 된 전라도 사투리 명물, 오점순 씨(57)에게 공연의 한 대목을 청하자 맛깔스러운 사투리가 입에서 술술 나온다.


알듯 말듯 귓가에 걸리는 한 두 마디의 걸진 사투리를 잡아내는 재미가 깨알 같다. 사투리 연기 틈틈이 끼어드는 판소리 창에 `얼~쑤`하는 추임새가 절로 터져 나온다. 언뜻 욕처럼 느껴지는 걸쭉한 사투리와 살아있는 표정, 자연스러운 손짓이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단번에 전라도 사투리의 매력 속으로 푹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한다.


어린시절 함께 살았던 할머니와 어머니에게서 들은 사투리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고, 막걸리를 한잔 걸치신 날이면 시조를 읊조리시던 아버지의 예술적 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어린시절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마을에서 자란 그녀는 건전지를 끼우는 라디오와 가깝게 지냈고, 방송에 자주 편지사연을 보내곤 했다. 그러던 중 1998년 즐겨 듣던 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부터 익산 통신원으로 활동을 제안 받았고, 전업주부로만 살던 그녀의 제 2의 인생도 시작되었다.

 

 

 ▲    ⓒ익산투데이


40여 년간 숨겨졌던 재능은 ‘2001년 전주MBC 전라도 사투리 경연대회 대상 수상’으로 빛을 발하며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후 2003년 김제 전국사투리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전주MBC 얼쑤 우리가락’, ‘KBS 아침마당’ 등 종횡무진 방송활동과 초청을 받아 미국 시애틀에서 `품바` 공연을 펼치기에 이른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도전이지만, 지금의 그녀가 있기까지 무엇 하나 거저 얻어진 것은 없다. 오점순 씨는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더 큰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 사투리에 판소리를 접목시켰고, 서울까지 윤충일 선생님을 찾아가 ‘품바’를 배웠다. 그 결과 그녀는 관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자신한다.


공연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더 해보고 싶어 원광디지털 대학교 전통공연예술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만학도’ 오점순 씨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의 목표는 미래의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지금을 즐기는 것이다. 주변에는 노후대책으로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그녀는 풍성한 노후를 장만하는 마음으로 재능을 갈고 닦는다.


오점순 씨는 “사투리를 배우게 해준 어머니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면, 요양원과 복지원을 찾아가 공연 봉사를 펼친다. 돈이 되는 일은 아니지만 내가 가진 재능을 살려 많은 이웃들과 웃음을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오 씨의 최종 목표는 ‘자신이 살아온 삶과 꿈에 대한 열정에 대해 한바탕 놀면서 강연을 하는 것’이다. 2010년에는 각고의 노력 끝에 4시간 분량의 ‘흥보가’를 완창했고, 4년 후 ‘심청가’ 완창을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오점순 씨야말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익산의 진정한 명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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