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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시장 새누리당 입당 고려해 보라
  • 익산투데이
  • 등록 2014-09-02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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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묘백묘 주노서 취시호묘(黑猫白猫 住老鼠 就是好猫)`는 중국의 등소평이 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나서 한 말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후 사회주의 노선을 걷던 중국은 본격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여 오늘날 미국과 더불어 G2의 반열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


흑묘백묘론은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잘살 수만 있다면 이념은 관계가 없다는 등소평의 실용주의의 발로이다. 이는 이념이 지배하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의 대전환이자 정치생명을 건 일이었다. 지도자의 이런 발상의 전환은 오늘의 중국을 만들었다.


박경철 시장이 새누리당으로부터 입당 제의를 받았다고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의 제안이 중앙당 차원에서 나왔는지 아니면 전북도당 차원에서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전북에서 순수 무소속 시장이 배출된 곳은 이웃한 김제와 우리가 사는 익산이라 할 수 있다. 나머지 무소속 단체장 배출 기초단체는 새정치연합의 공천파행에 따른 결과물로, 사실상 새정치연합 식구들이어서 박 시장의 새누리당 입당제안은 충분한 관심꺼리라 할 수 있다.


박경철 시장은 취임 두 달을 넘기면서 벌써부터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사업타당성이다. 박 시장은 웅포 신한류테마파크 조성을 공약했다. 그러나 이는 웅포골프장에 대한 실상을 모르는 발상으로 시장 취임과 함께 스스로 망명정부의 지폐를 만들고 말았다.


심각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익산시의회는 박경철 시장의 핵심공약사항인 익산시청사 일부기능 함열 이전과 광역상수원 변경 관련예산을 모두 부결처리 했다. 아직 본회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다.


이렇게 되면 박 시장의 대표 공약사업은 사실상 속빈 강정이 될 상황이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 의회와 지역사회의 공통된 의견은 사업타당성과 더불어 소통의 부족을 들고 있다. 시청 일부기능 이전과 광역상수원 변경은 행정적 투자와 비용대비 효율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었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을 필두로 한 집행부는 논의구조를 만들어 시민의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하고,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와는 시일을 두고 조정과 설득을 병행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면서 박 시장은 ‘독불장군’이라는 별명과 함께 ‘불통’의 이미지를 고착화 하고 있다.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調和)를 이루는 것이다. 익산에도 지방정부와 의회가 있고 제4부라 하는 언론이 있다. 그리고 익산을 대표하는 국회의원과 도의원이 익산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이들을 존중하면서 시정을 협의하고 시민의 이익을 도출하기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은 물론 정치권과 유기적인 협조관계가 절실하다. 그러나 지금 익산에는 무소속 시장이 홀로 외롭다.


공약사업의 잇단 좌초, 박 시장은 사업타당성이나 소통의 부족보다는 무소속 시장에 대한 새정치연합의 ‘길 들이기’ ‘비 협조’에 방점을 찍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당정치에서 분명히 이 부분은 존재한다. 그러나 항간에는 박 시장의 ‘불통’이 회자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를 간과하면 박 시장의 불행뿐 아니라 종국에는 익산시민의 불행이 초래됨을 유념해야 한다.


검은 고양이가 됐든 흰 고양이가 됐든 익산 시민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 줄 시장을 바라고 있다. 무소속 시장이 시민과의 약속이었다 하더라도 작금의 상황으로는 안 된다. 박 시장은 새정치연합 입당에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 입당도 고려해 볼 일이다. 이와 함께 소통은 지역을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덕목으로 절대명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발행인 탁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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