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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현 우남아파트 해결책은 ‘주민 한 목소리’
  • 고훈
  • 등록 2014-09-16 16:58:00
  • 수정 2014-09-18 17: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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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건축, 보수보강, 중도 등 주민 여론 중구난방

“재건축이든 보수보강이든 대책강구의 첫 단추는 입주민들에게 있다”


붕괴 위험으로 긴급대피 명령(11일)이 내려진 모현 우남아파트 주민들의 이주대책을 공식적으로 안내하는 설명회가 지난 15일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익산시 부시장과 안전총괄과장, 주택과장이 참석해 1시간 넘게 설명과 질의응답이 이어졌지만 주민들의 답답함은 풀리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재건축과 보수보강, 중도로 나뉜 목소리를 하나로 묶는 작업으로, 우선 입주자 대표회의 장을 선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익산시가 모현 우남아파트 이주민들에게 내놓은 행정적 지원은 ▲이주비 120만원(실비) ▲3천만원까지 대출이자보전(농협) ▲익산시내 공실아파트 알선 ▲기타 주택전세자금 대출 알선 등이다. 주민설명회에서 주택과장은 “관내 모든 미분양 아파트를 조사 중이며 계속해서 물량을 확보하겠다. 주택과와 농협에 전용창구를 마련했으며 임차보증금의 경우 최대 80%까지 융자될 수 있도록 협의 완료한 상태로 필요한 경우 타 금융권도 최대한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안전총괄과장은 “가야할 곳과 이주 융자금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며 “재난지원기금을 통해 주민등록거주자에게 120만원 한도 내 실비로 이사비용을 보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반 융자로 3천만원 한도까지는 2년 동안의 이자를 보전해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각자의 사정을 토로하며 익산시의 지원책은 전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주민 A씨는 “익산시는 긴급대피명령만 내렸지 후속조치가 매우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지금 거주자들 대부분은 서민들로 대출 받을 능력도 없고 3천만 원으로 이자에 더해 수십만 원에 달하는 월세까지 내면서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며 “재건축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또 다른 주민 B씨는 “지금은 20년 전과 달리 건축법이 바뀌었고 지금 세대수로는 근린시설, 녹지공간, 주차장도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좁은 면적에 어떻게 그대로 재건축이 가능하겠냐”고 회의감을 표시했다. 이와 함께 B씨는 “된다 치더라도 당연히 웃돈을 주고 들어와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되는 세대수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보수보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도 입장인 C씨는 “현재 아파트가 여기까지 오게 된 원인을 제공한 A씨와 B씨가 서로 반목하고 오랜 법적 다툼 속에 중도 입장을 가진 다수의 세대가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전 세대 소집 총회를 통해 입주자 대표를 새로 선출해서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10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모현우남아파트는 1개동 지하 1층 지상 15층, 103세대 규모(82.65㎡~135.54㎡)로 당시 중대형급(연면적 9,444m2)에 분류됐다. 그러나 건물 외벽 균열, 보 누락 등 원래 설계와 다른 부실시공과 각종 하자로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10년 뒤인 2002년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해 실시한 결과 D급 판정을 받았다. 익산시는 같은 해 우남모현아파트를 ‘재난위험시설’로 지정했지만 지금까지 보수보강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방치됐다.


2003년 당시 입주자대표회의가 시공사를 상대로 부실시공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했다. 그리고 10년여의 지난한 법정다툼 끝에 시공사로부터 7억4000만원의 배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이 돈은 현재 절반 정도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 돈을 누가 어떻게 관리하는지 혹 쓰였다면 어떻게 쓰였는지조차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 일부 입주민들의 전언이다.


모현 우남아파트 입주민들은 재건축을 주장하는 이들과 보수보강을 주장하는 이들로 나뉘어 다툼이 끓이질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오랫동안 입주해 있던 이들은 대부분 이사를 간 상태이며, 지금 긴급대피 대상이 된 상당수는 새로 입주한 세대들이다.


현재 주요 일간지와 방송으로 보도된 우남아파트 입주자 입장은 재건축을 강력하게 찬성하는 주민들이다.


익산시의회는 16일 모현 우남아파트를 찾아 해결책을 모색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시의회 한 의원은 “우남아파트는 보수보강이 이뤄지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건물로 알고 있다. 서민들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남아파트 보수보강을 주장하는 입주자들은 오늘(17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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