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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속 시의회 유럽 나들이, 명목은 연수 내용은 관광 “당장 중단하라”
  • 고훈
  • 등록 2014-09-30 16:51:00
  • 수정 2014-10-02 13: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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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박10일 공식일정은 달랑 5개, 나머지는 관광

 

8박10일 공식일정은 달랑 5개, 나머지는 관광
6대 시의회 해외연수보고서 7대에서야 공개

 

 

시의원들의 해외 나들이는 연수일까 관광일까. 익산시의회가 다음 달 유럽을 간다. 명목은 ‘도시발전 선진사례 벤치마킹’ 즉 연수를 떠난다는 말이다. 그러나 세부일정을 보면 대부분 관광코스, 재정비상사태 익산시민들은 일정을 당장 중단하라는 반응이다.

 

익산시의회(의장 조규대)가 도시발전 선진사례 벤치마킹을 한다며 다음 달 유럽으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현행 규정상 시의원은 귀국 후 20일 이내에 보고서를 의회사무국에 제출하고 의회사무국은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해야한다. 그러나 지난 6대 시의회 해외연수 보고서가 지난 29일 익산투데이의 공개요청이 있기 전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7대 시의회 해외연수가 ‘관광성 연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이는 대목이다.

익산시의회는 임병술 부의장을 단장으로 시의원 12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 등 17명이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으로 해외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내달 4일부터 13일까지 8박10일 일정으로 이뤄지는 이번 연수비용은 총 8,075만 원, 1인당 475만 원이다. 이 가운데 395만 원은 시민의 혈세이며 나머지 80만 원 가량은 자비 부담이다.

 

연수에 참여하는 시의원은 임병술 부의장을 비롯해 강경숙, 김민서, 김용균, 김충영, 박철원, 유재구, 윤영숙, 임형택, 조남석, 주유선, 한동연 의원 등 12명이다. 연수 목적은 도시발전 선진 사례 벤치마킹으로 공식일정은 영국 장애인복지센터, 프랑스 파리시청 및 보육시설, 피렌체 쓰레기 재활용 기관 및 하수도처리시설 방문이 계획되어 있다.

8박 10일 일정에 공식일정은 5개에 불과하다. 그리고 나머지 일정은 문화관광분야라는 명목으로 런던 대영박물관과 국회의사당, 파리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 샹제리제 거리, 스위스 베르사이유 궁전, 인터라겐 얼음궁전, 스핑크스 전망대, 밀라노 대성당,  로마 바티칸 시국 박물관, 베드로 성당, 나폴리, 쏘렌토, 폼페이 등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대부분 관광코스이다.

 

익산시의회는 익산투데이 세부일정 요청에 자료공개를 꺼리며 정보공개요청을 하라는 등 버티다가 마지못해 자료를 보내왔다. 그 이유가 대부분 관광성 외유라는 비판이 두렵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익산시는 과도한 부채를 이유로 신규 사업을 중단하고 재정비상 사태를 선포한 상태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시민의 혈세를 가지고 사실상 관광에 나선 것이 시민의 정서에 맞느냐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가뜩이나 시의회 의장 일행의 대리운전 기사 폭행 시비, 부의장 음주운전 등으로 시의회 의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라 더욱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익산시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에 따르면 공무여행허가를 얻은 의원은 귀국 후 20일 이내에 관련 서식에 의거한 보고서를 제출해 의정자료와 시민을 대상으로 보고회를 가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해당 시의원은 보고서를 의회사무국에 제출하고 의회사무국은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다른 지자체 시의회인 전주시의회와 군산시의회는 관련 규칙에 따라 시의회 홈페이지 자료실에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보고서를 일부나마 공개하여 시민들이 언제든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주시의회는 8대(현재 10대) 전반기 해외연수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으며 군산시의회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28건의 자료를 올려놓았다.

 

그러나 익산시의회의 경우, 2012년 7월 1일부터 공개하도록 한 이 규칙을 익산투데이가 공개요청을 한 지난달 29일까지 지키지 않았다. 익산투데이가 지난 6대 시의회의 해외연수 보고서 공개요청을 하자 그제야 작년 해외연수를 다녀온 시의회 사무국 관계자가 “보고서를 공개하도록 해당 법이 개정됐지만 관련 사실을 몰라서 그동안 못 올렸다”고 해명했다.

시의회 유럽 나들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임병술 부의장은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를 당하고 자숙해야 할 시점에서 단장 명함을 들고 유럽을 간다하니 기가 막히다”며 “재정비상사태에 시민의 혈세를 누구보다 아껴야 할 의회는 당장 일정을 중단하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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