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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허위 알았다` vs 辯`범의 없었다`
  • 고훈
  • 등록 2014-11-11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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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시장 공판 증인심문서 치열한 `공방’ 예고

 

첫 공판, 변호인 측 증거자료 등 공소사실 부인
검찰, 대거 증인 신청, 25일과 내달 5일 증인심문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선‧낙선 목적의 허위사실을 공표(공직선거법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박경철 익산시장이 법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특히, 박 시장 변호인은 검찰에서 제시한 증거 조사 대부분을 부동의 하거나 인정한 증거자료도 취지 부인(否認)을 전제로 동의해, 향후 증인심문 과정에서 양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제1형사부[이원신(재판장), 김태훈 유지상] 심리로 7일 오후 5시에 열린 첫 공판에서 박 시장측 변호인인 김종춘 변호사는 “검찰이 제기한 두 가지 공소사실 모두 범의(犯意)가 없었다”고 강조하며 “희망후보 관련해서는 허위 사실을 공표하려는 고의성이 없었고, 소각장 관련 발언은 비방의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먼저 첫 번째 공소사실인 희망후보 공표와 관련해 변호인 측은 “언론에 배포된 희망후보 보도자료는 선거대책본부장이 작성해 배포한 것이지, 피고인이 직접 지시한 적이 없다. 객관적 사실에 비춰 희망후보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허위사실을 공표하려는 고의나 범의가 없었다”며 “희망후보는 공직선거법(제25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분·경력 등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이에 해당하는 허위사실 공표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쓰레기 소각장 사업자 교체 발언과 관련해서도 “언론 보도 내용을 근거로 발언한 것으로 허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인측은 “TV 토론회에서 ‘소각장 사업자를 이한수 후보가 코오롱에서 대우건설로 바꿨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은 언론 보도 내용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한 것이지 단정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며 “발언 취지가 이한수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비난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의 범의가 없었던 점을 강조한 변호인측은 이어서 진행된 증거자료 채택 과정에서 참고인들의 진술조서 등 검찰측이 제시한 증거자료 대부분을 동의하지 않았으며, 언론 보도 기사와 녹취록 등 동의한 증거자료도 취지 부인을 전제로 인정했다.

 

그러자 검찰측은 변호인측에서 부동의 한 내용을 증거로 반영시키기 위해 고발인과 언론인, 공무원 등 검찰 참고인 5명(가명 참고인 1명은 협의후 결정)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했고, 변호인측은 희망제작소 목민관클럽 선임연구원과 박 시장 선거대책본부장 등 2명만 신청했다.

 

양측의 증인이 총 7명(8명)이나 되자 증인심문을 하루에 마치기 어렵다고 판단한 재판부는 증인심문을 오는 25일과 내달 5일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이처럼 변호인측이 검찰측의 증거자료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증인심문 과정에서 양측이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수사과정에서 참고인들에게 공소사실 입증 진술를 확보한 검찰은 이들에게 기존 진술조서대로 법정 증언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진술조서를 부동의 한 변호인측은 이들 진술의 신빙성을 약화시키는 한편 자신들이 내세운 2명의 증인을 통해 행위의 범의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 `희망후보`가 아님에도 희망후보라고 언론 등을 통해 당선목적의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TV 토론회에서 전임 시장이 쓰레기 소각장 사업자를 바꿨다고 낙선 목적의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한 향후 일정은 오는 25일과 내달 5일 두 차례에 걸쳐 증인심문이 진행되고, 이후 1주 내지 2주후에 피고인측의 최종 변론과 검사의 구형이 내려지는 결심공판이 있은 뒤, 또 1주 내지 2주후에 최종 1심판결이 내려지는 선고 공판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 변호인과 재판부 학연 눈길

 

 

 

사안이 사안인 만큼 박 시장 변론을 맡은 변호인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박 시장은 검찰의 창에 맞설 방패로 법무법인 금양을 선임했다. 법무법인 금양은 김종춘 대표변호사를 비롯한 육현창·윤안나 변호사 등 3명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김 변호사는 이리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전주지법, 광주고법 판사 등을 역임한 뒤 전주지법 수석부장판사를 끝으로 지난 2월말 변호사업계에 진출했다. 그리고 육·윤 두 변호사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최근 김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금양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박 시장의 변호인으로 활동해 오고 인수위원 직을 맡았던 바른솔법률사무소 이희성 변호사는 선임계 사퇴서를 제출해, 앞으로 진행될 공판 과정의 박 시장에 대한 모든 변론은 금양에서 진행하게 됐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김 변호사가 재판부와 맺고 있는 학연 관계다.

 

 

김 변호사는 우선 재판장 이원신 부장판사와 서울대 2년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김 변호사는 전주지법 최인규 군산지원장과 서울대 동문인데다 사업연수원(23기) 동기다.

 

 

특히 이번 재판에서는 군산지원장과 사건 재판장, 담당 검사와 변호사까지 모두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 측 담당 전철호 검사는 서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실력파다.

 

 

박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법정공방이 서울대 출신 법조인들의 실력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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