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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내년도 예산 94억 삭감 사상최대
  • 고훈
  • 등록 2014-12-16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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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사건립기금, 시립교향악단, 상수도 용역, 업무추진비 등 136건

시의회가 내년도 익산시 예산안 심의에서 94억원을 삭감해 예산결산위원회에 상정했다. 특히 시장 업무추진비와 공약 사업 예산의 대폭적 삭감으로 시의회-집행부간 냉기류는 여전하다.

 

10일 익산시의회는 2015년도 익산시 예산안 심의에서 8968억원 중 1.05%에 해당하는 94억원을 삭감해 예산결산위원회에 상정했다. 이는 역대 최대 폭이다. 이번 심의에서 각 위원회별로 기획행정위원회 48억5700만원(70건), 보건복지위원회 28억5800만원(36건), 산업건설위원회 12억4100만원(30건) 등을 삭감했다.

예산이 삭감된 주요사업은 ▲국제안전도시 인증용역(1억5000만원) ▲상수도정비 변경 용역(4억원) ▲역사문화도시 용역(1억원) ▲소각장 기술진단(2억3000만원) ▲청사건립기금(13억원) ▲구 경찰서 철거(6000만원) ▲업무추진비(1억원) ▲시립교향악단 설립(9억4000만원) ▲신흥공원 산책로 조성(3억8000만원) 등이다.

 

이번 예산 삭감의 배경에는 지난 추경 당시 시민공감대 형성을 주문했지만 그런 절차 없이 상정됐다는 이유로 삭감된 예산이 재편성 됐고, 시급성이 낮은 용역예산들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특히 시의회는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시장과 부시장의 활동 폭이 넓지 않다고 판단, 추경까지 지켜본 뒤 추가 심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지역 시민단체들이 연달아 익산시 예산 편성의 문제점을 짚고 나서면서 지목된 예산의 상당부분이 삭감됐다.

 

이렇듯 내년도 예산이 상임위에서 대거 삭감되자 익산시는 각 실·국별로 예결위를 통한 증액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시의회 삭감액이 예상을 뛰어넘어 너무 많기 때문에 예결위원들에게 설명을 통해 최대한 삭감액을 줄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익산시의회 송호진 기획행정위원장은 “원칙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편성된 예산과 절차를 지키지 않은 예산들이 대부분 삭감됐다”며 “상임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삭감된 예산이 예결위에서 무조건 부활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필요한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시민들과 같은 시선에서 예산이 편성돼야 하나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 많다”며 “추경까지 지켜본 뒤 다시 판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시 예산안을 연이어 비판하던 시민단체들은 상임위의 예산 삭감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해명자료를 통해 정면으로 반박해왔던 시의 대응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익산참여연대 이상민 사무처장은 “의회가 의욕적으로 적극적인 예산 심의활동을 진행했다”며 “집행부가 시장공약 사업을 포함해 충분한 공론화와 사전 심의 없이 일방적으로 편성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의회도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 사전 정책점검이나 시민의견 수렴 절차가 있었더라면 이번 예산안 심의결과에 대한 명분이 더 확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대표는 “시민공감대 없는 밀어붙이기식 공약과 시의회와 합의부족, 절차 미 이행 등 다양한 이유로 예산이 대거 삭감됐다”며 “공약이나 정책은 절차를 지키며 시민들과 대화하고 의회와 소통하며 추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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