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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깃고사, 장승제…볼거리도 휘엉~청
  • 김달
  • 등록 2015-03-03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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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함라 행동마을 깃고사, 5일 여산 관연마을 장승제, 5일 석암동 추산마을 지신밟기

 

 ▲    ⓒ익산투데이
▲ 쥐불놀이   ⓒ익산투데이

 

정월대보름 행사가 4일과 5일 익산 곳곳에서 개최된다. 함라 행동마을에서는 깃고사가 열리고, 여산 관연마을에서는 장승제가, 석암동 추산마을에서는 대보름 행사가 개최돼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들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2014 작은공동체 전통예술잔치 공모사업에 올해 전국 30개 마을이 선정되어 개최된다.

 

조선시대 관아가 있던 마을, 함라면 함열리 행동마을에서 깃고사가 대보름 전날인 4일(수) 개최된다.  이날 행사는 깃고사와 함께 지신밟기, 농악 등이 어우러진다.

 

행동마을 깃고사는 이 지방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지역은 농경문화가 일찍이 발생하여 삼국시대 이전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전해진다. 깃고사는 이러한 마을의 역사에 걸맞게 오래 된 고사이다. 음력 12월 말부터 새해맞이를 위하여 농기와 풍물도구 등등 점검하는 것을 시작으로, 음력 설이 끝나고 나면 일대 마을 전체에서 깃고사가 행해졌다.

 

과거에는 수동, 교동, 안정, 천남, 행동 등 5개 마을이 음력 1.14일 깃고사를 진행하였고, 그 다음날 현감이 있는 수동마을, 향교가 있는 교동이 형님마을이란 이유로 다른 지역의 기세배를 받기위해 깃싸움이 펼쳐졌다고 한다.

 

함열 행동마을 기싸움은 기들 간의 싸움이 아니라 풍물패들간의 싸움이다. 기는 탈취와 훼손의 대상이다. 우세한 편이 상대편의 농기를 빼앗아 부러뜨림으로써 승부를 결정하고 형님기가 된다. 깃싸움에 쓰이는 농기는 생명체로서는 수명을 다하였으나 주술적인 의미를 부여받은 깃발, 솟대, 서낭대 등을 말한다.

 

이날 깃고사는 기싸움(기세배)을 대비하여 마을 결속과 안녕을 빌고 풍년을 기원한다. 마을 주민들은 개인 소원을 제관에게 부탁하고 제관은 이 개개인들의 소원을 빌어준다. 깃고사는 마을마다 1년을 마무리 짓는 큰 행사이자 잔치였지만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함열리 행동마을과 안정마을에서만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소중한 전통잔치이다.

 

숨이 가빠서 ‘갑부네’ 마을이라 불리는 여산면 태성리 관연마을 장승제가 5일 정월대보름날 열린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갓 관자, 못 연자를 더하여 관연마을이라 불리게 되었고 본 지명은 ‘갑부네’ 이다. 과거 옆 동네로 넘어가려면 큰 재와 작은 재라는 고개를 넘어야 여산장날에 갈 수 있었다고 한다. 고개를 넘으려면 숨이 ‘가뿌다’ 해서 가뿐 숨 내쉬던 사람들의 말이 시나브로 마을 이름이 된 것이다. 이 고개를 넘어가려면 힘이 들어 막걸리 한잔 걸치는 주막이 20년 전까지만 해도 있었다고 한다.

 

관연마을 장승제는 과거 흔적만 남은 장승터에 지난 2011년부터 마을주민들이 복원하여 4회 진행됐다.
석암동 추산마을에서는 액운을 물리치고 소망을 비는 정월대보름 달맞이 행사가 5일 개최된다. 이날 행사는 지신밟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강강술래, 음식체험 등이 펼쳐진다.

 

지난 2003년 석암리 추산마을 청장년들이 뜻을 모아 마을 자체 공동체적 축제로서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는, 규모는 작지만 농경생활의 순수성을 최대한 살린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풍물패가 석암리 전체를 돌며 전통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문을 연다. 이어서 달집태우기가 벌어지고 마을 앞 광장에서는 강강술래가 주민을 한마음으로 만드는 잔치가 벌어진다.

 

익산의 정월대보름 달맞이 놀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행사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익산시민은 물론 삼례, 김제, 전주, 군산 등 인근 시민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이는 오늘날 관이나 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이벤트성 행사보다 마을자체에서 순수하게 전통세시풍습의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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