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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잊지않겠습니다”
  • 김달
  • 등록 2015-04-22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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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산 곳곳 추모 행사 마련

 

 ▲    ⓒ익산투데이
▲세월호 1주기 추모 리본    ⓒ익산투데이

 

 

 

 

4월 16일. 진도 팽목항의 시계는 그 날로부터 멈춰져 있다. 세월호 참사가 벌써 일 년이 되었다. 시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넘어와 또 다시 꽃이 피었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9인을 비롯해 희생자들의 가족들과 돌아온 이들의 마음에는 아직도 봄이 오려면 멀었다. 책임지겠다는 약속하게 무색하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대책마련은 지지부진하고 도리어 책임규명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루탄을 쏘거나 세월호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기까지 하고 있다. 특정 사이트에서는 희생자를 어묵으로 비하하는 도를 넘는 행동까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관과 시민들은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기도를 하고, 진심어린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익산에서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안도현 시인이 보내는 편지

 

 

작년 4월 16일 점심을 먹고 있을 때, 너희들을 싣고 가던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지. 텔레비전에 전원 구조라는 뉴스를 보고, 참 다행이다, 괜찮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해가 질 때까지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그 후로 벚꽃이며 살구꽃 같은 봄꽃들이 푸른 잎사귀들에게 자리를 다 비켜준 뒤에 까지도 너희에게서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지.

 

오랜만에 교실을 벗어난다고, 교문 밖을 나선다고, 수학여행을 떠난다고, 제주도에 간다고 얼마나 들뜨고 신났을까. 교복 대신 청바지를 입고, 무거운 가방 대신 알록달록 배낭을 메고, 오종종 모여 있었을 너희를 생각한다.

 

 

봄바람을 맞으며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걷고 싶었을, 학교라는 구속에서 잠시 해방된 마음을 떠올린단다. 누구보다 즐거워했을 그 얼굴을 하나하나 기억한단다.

 

아이들아,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라는 말도 기적이 되지 못했구나.

 

푸른 잎사귀보다 더 푸른 너희가 아직 그 곳에서 꽃이 되었다는 사실을 나는 믿지 못하겠다.

 

수학여행을 가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너희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 검은 바다 속에서 애타게 어른들을 찾았을 너희에게 우리 어른들은 아무 것도 해준 일이 없다.

 

너희가 생각했던 나라는 이런 곳이 아니었을 거야. 너희가 믿었던 어른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을 거야. 섬에서 닿지 못한 세월호를 우리 모두가 가라앉힌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

 

어른이어서 미안하다. 책임지지 못해 미안하다. 어둡고 깊은 곳에 혼자 내버려둬서,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같이 살아있지 못해서, 우리만 살아있어서 미안하다.

 

 

아이들아, 부끄러운 어른으로 그래도 말을 걸고 싶구나. 잠깐만 나와 볼래. 쉿,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몰래 가는 거야. 허락도 허가도 필요 없어. 망설일 필요도 없지.

 

 

우리 제주도로 가자. 내가 데려다 줄게.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야. 성큼 성큼 교실에서 나와 교문을 박차고 만나자. 불량하게 걷고 다리를 건들건들 흔들어보고 빽빽 소리도 질러 보는 거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가 볕 좋은 곳에 그냥 드러누워 버리지 뭐. 봄날이니까.

 

 

우리니까. 사람이니까. 걸어서 바다까지 뛰어서 한라산까지 가 보자. 함께 걸어줄게.

 

 

손잡아 줄게. 신나게 놀아줄게. 아이들아, 지금은 꽃이 된 아이들아.

 

 ▲    ⓒ익산투데이
▲  원광대, 세월호 추모행사   ⓒ익산투데이

 

 

 

 

*원광대 416 약속 지킴이
분향소 설치 및 추모 열쇠고리 배포
원광대학교(총장 김도종) 학생들로 구성된 세월호 희생자 추모 서포터즈 ‘416 약속 지킴이’는 14일부터 원광대 학생회관 앞에 세월호 분향소를 마련하고, 노란 리본 열쇠고리를 배포했다.

 

분향소에는 1학기 중간시험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희생자 넋을 기리기 위한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학생들은 ‘잊지 않겠습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등의 글귀를 노란 리본에 적어 분향소 주변에 달았다.

 

한편, 세월호 희생자 중 원광대 동문인 단원고 고창석(체육교육과 93학번) 교사와 이해봉(국사교육과 01학번) 교사는 사고 당시 한 명의 제자라도 더 구하기 위해 침몰하는 배에 끝까지 남아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 빠져나오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분향소를 방문한 교육학과 한단비(21) 씨는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주신 두 선배가 자랑스럽다”며, “두 선배의 정신을 본받아 모범을 보이는 교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    ⓒ익산투데이
▲ 참여연대 세월호 추모제   ⓒ익산투데이

 

 

*익산참여연대
익산참여연대는 영등시민공원 분수대에서 추모공연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천개의 타일 그림그리기, 세월호 인양 서명, 노란 배접기 등 사전 부대행사와 함께 헌화 및 참배, 추모사, 추모시, 무용 및 공연, 영상 감상이 이루어졌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차디찬 바다로 사라져간 아이들, 선생님, 시민.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는 9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일 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의 진실을 향한 발걸음은 여전히 제자리입니다. 아니 오히려 뒷걸음을 하고 있습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고의 원인과 진실을 밝히고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할 정부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으로 진상규명을 하기는커녕 노골적인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실종자 수색, 온전한 인양, 제대로 된 진상규명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지속된 관심을 촉구했다.

 

행사 외에도 개인현수막 교체 달기를 실시하고 있다. 현수막 교체는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인양하라’‘세월호 인양. 철저한 진상규명’등의 내용으로 교체하여 다는 것이다.
문의 익산참여연대 사무처 063. 841-3025

 

 

*원광고, 노란리본 달기 행사
원광고등학교(교장 송태규)는 세월호 참사 1주기(4월 16일)를 맞아 전교생과 전교직원이 노란리본  달기 행사를 가졌다.  

 

이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를 통한 생명 존중 의식 함양과 교육 안전에 대한 관심도 제고 및 안전의식 강화를 위해 실시됐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성금을 세월호 참사 가족 위로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송태규 교장은“세월호 사고 1주기를 맞아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학생들의 안전의식을 고취하여 공동체의 올바른 기능과 역할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란리본 달기 행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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