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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들을 돌보는 부모의 마음으로”
  • 고훈
  • 등록 2015-04-22 1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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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한국장애인부모회 익산시지부 유인구 지부장

 

 ▲    ⓒ익산투데이
▲ (사)한국장애인부모회 익산시지부 유인구 지부장   ⓒ익산투데이

 

 

“장애에도 선천적 장애가 있고 후천적 장애가 있죠. 비정상인들도 언제 장애를 입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현재 장애가 없다고 장애인을 무시하고 하대한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올해로 한국장애인부모회 익산시지부가 설립 20년째를 맞이했다. 익산투데이가 부모회를 찾아 익산시지부장인 유인구(67) 지부장을 만났다. 유 지부장은 과거 익산의 열악한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인식과 시설환경 속에서도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특히 유 지부장은 지난 2005년부터 부모회에서 운영 중인 한마음주간보호실의 실질적인 토대와 기반을 마련해 장애인 부모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한마음주간보호실은 혜화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마땅치 않은 1~2급 성인 중증 장애인의 주야간 든든하고 따뜻한 보금자리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실인원은 25명이며, 연인원 3,200명에 달해 관내 주간보호시설 중 최다를 자랑한다.

 

한마음주간보호실은 1995년 옛 남중동 사무소 건물을 시에서 무상 임대받아 사용 중이어서 다소 건물이 낡았지만 부모들이 걱정을 한결 덜어낼 수 있도록 지난해 이중창과 계단 모서리 보호대 등을 설치해 이용자들의 안전을 생각했다. 여기에 화장실 공사를 통해 비데 2대를 설치하고 타일 등도 전면 교체해 깔끔하게 새 단장했다. 실제 시설을 사용하는 장애인과 장애인 부모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수요자 중심의 환경을 갖춘 셈이다.

 

아울러 최근 인권 문제 등 부모들이 염려하는 문제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정부 기준보다 고화질인 CCTV를 자발적으로 설치했다. 사무실에서는 이러한 고화질 CCTV 8대를 통해 계단, 교육실 등 주요 공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각 방에 있는 낡은 문도 김대중 도의원의 의원사업비로 밖에서 볼 수 있도록 투명한 문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유 지부장의 갖은 노력과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 지부장은 일찍 교통사고로 정신지체1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 아들을 슬하에 두고 있다. 유 지부장은 “저도 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과 같이 살고 있어요. 부모 된 마음으로 장애인 부모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내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설에 비데는 꼭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유 지부장은 하늘봉사단에서 연탄봉사와 국수봉사 등으로 이웃들과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유 지부장은 “이 시설로 봉사를 오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봉사는 받고 봉사를 줄 줄은 몰라. 받은 만큼 주고 싶어서 봉사를 시작하게 됐죠”라고 웃으며 말한다.

 

중증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어디에 아이를 맡길지 늘 고민이다.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때면 더더욱 맞벌이를 해야 빠듯한 살림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돌보미를 이용하면 좋겠지만 매번 그럴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한마음주간보호시설의 존재는 부모들에게 안심이 된다. 이곳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등하교를 위한 차량운행은 기본으로 중식과 간식을 제공받고 있다. 햇볕이 좋은 날에는 햇볕도 쪼이고 원예활동으로 딸기나 상추 등을 심는다. 이름은 표시하지 않았지만 누구의 화분인지는 모두 알고 있다. 에코백을 만들기도 하고 소이캔들, 비누를 만들기도 한다. 이밖에도 언어, 음악, 등산재활훈련, 성교육, 요리실습, 마트에서 물건사기, 은행 이용, 영화감상 등 다양한 재활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또 부모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사회 만들기를 위해 매년 캠프, 극기훈련, 체육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장애인 가족 지원을 위해 장애인 부모 회원 127명을 상대로 발달장애인지원법을 교육하거나 애로사항과 고충해소를 위한 상담사업도 자체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런데 현재 이 시설은 30명이 정원이지만 인건비 부족으로 인해 교사 수를 늘리지 못해 더 이상 장애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규정상 교사 1인당 장애인 4명이 배정되어야 한지만 현재 교사 3명이 실원 25명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장애인의 연령대는 20대 중반에서 20대 후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중 장애에 더해 간질을 앓고 있는 장애인도 대여섯 명이나 된다. 남자 성인 중증 장애인은 체격도 큰데다 완력도 세서 타 시설에서는 꺼려하는 실정. 이에 따라 한마음주간보호실로 성인이 된 장애인 자녀 보호를 맡아달라는 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결국 예산이 문제다.

 

최윤경 한마음주간보호실 실장은 “사회가 장애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특히 발달장애인들은 가족들도 같이 봐줘야 합니다. 가족 간의 문제로 평생을 가잖아요. 부모들이 자살하거나 형이 지적장애인 동생을 살해하거나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봐요. 발달장애인지원법이 마련됐지만 앞으로 시행령, 시행규칙을 만들어야하는데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익산시에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고 역설한다.

 

현재 익산시는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이 3곳. 푸른솔주간보호시설이 10명 가량, 새소망주간보호시설이 23명 가량, 한마음주간보호시설이 25명 가량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 실장은 “장애인부모들이 대게 맞벌이를 하는 만큼 24시간 장애인 자녀를 돌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때 수술이나 상례 등 긴급하고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자녀의 보호를 부탁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요. 이런 긴급상황을 대비해 주간시설과 단기보호시설을 좀 더 늘려 중증장애인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기부 및 후원관련 문의는 858-4858로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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