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익산지부 및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 고훈
  • 등록 2015-05-20 10:19:00
  • 수정 2015-05-21 16:12:09

기사수정
  • 설립 28년째를 맞이한 익산 대표 법률구조기관...월평균 상담 300여건

 


▲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익산지부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직원들

(좌측부터 김난희 상담원, 심운숙 상담원, 김지선 소장) ⓒ익산투데이


햇살 푸르른 가정의 달 오월이지만 가정폭력에 멍울져 그늘에도 신음하는 가정들이 있다. 누구에게도 토로하지 못할 아픔과 고통을 열린 마음으로 어루만지고 법률서비스로 송사를 편리하게 무료로 대신 처리해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익산지부 및 가정폭력상담소이다. 

 

남중동 KT전화국 건너편 건물 2층에 위치한 이곳은 28년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1987년 6월 9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익산지부는 전북 최초로 설립된 가정법률상담소이다. 1999년 3월 5일에 부설로 가정폭력상담소를 운영해 전주지법 군산지원의 상담수탁기관으로 지정됐다.

 

주요사업으로는 상담서비스, 법률서비스, 가정폭력 교육프로그램, 양성평등교육, 폭력예방교육, 다문화이해교육, 예방캠페인 등이 있다. 가족법 상담은 물론 도움을 미처 받지 못하는 가정폭력피해여성들을 대상으로 현장상담을 진행한다.

 

아울러 가사 전반 법률상담을 통해 시민 권익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개별상담 및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이곳의 월평균 상담건수는 무려 300여건. 최근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로 부부갈등으로 인한 이혼상담과 폭력상담 등이 주를 이룬다. 아내가 남편을 폭행해 상담하는 경우도 약 20%를 차지한다. 가정폭력의 원인은 경제적 다툼이 가장 크다고 한다.

 

또 지난 5일 헌법재판소에서 친생자추정제도가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자 ‘친생자 존부 확인의 소’ 진행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지난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뒤로는 다문화가정 관련 상담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익산지부 성보영 소장을 필두로 가정폭력상담소에는 김지선 소장, 심은숙 상담원, 김난희 상담원 등 3명이 상근하고 있다. 성보영 소장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의 운영책임을 맡아 큰 그림을 그리고 김지선 가정폭력상담소장과 김난희 상담원이 법률지원 파트를 꼼꼼히 맡고 있다. 심은숙 상담원은 심리 상담을 통해 친절하게 상담현장에 나서고 있다. 전화상담은 물론 면접상담 및 심리상담, 인터넷을 통한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행정업무나 홍보행사 등 바쁠 때는 봉사활동자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인력과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가정폭력상담소는 정부지원이 일부 이뤄지지만 가정법률상담소는 명칭만 있는 상황이기 때문.



▲열정적으로 일하는 김지선 가정폭력상담소장


김지선 소장은 시종일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현장에서 보면 이론과 실무는 많이 다르다. 진짜 사례를 보고 배우는 점이 많아 바쁘지만 뜻 있게 복 있게 산다고 생각한다”며 “작은 것이지만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분들을 직접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2006년부터 가정폭력상담소 상담원으로 활동하다 대학원에서 가족법 박사과정을 마친 뒤 올해부터 가정폭력상담소장으로 발탁돼 전방위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꼼꼼하게 법률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김난희 상담원


역시 법률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김난희 상담원.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 복지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녀는 전공인 법과 관심사인 복지를 접목해서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2012년부터 가정폭력상담소에서 성실히 근무하고 있다.

 

김난희 상담원은 “지금까지는 가정폭력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이혼, 가사사건 전반, 유산상속 소송지원, 무료대서, 변호사 연계 소송 구조 등 법률 분야에서 일했다. 앞으로는 심리 쪽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 상담부분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심리상담 전문 `분위기 메이커` 심운숙 상담원


상담소의 ‘분위기 메이커’ 심운숙 상담원은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상담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울산에서 상담위원으로 활동해오면서 이어온 경력이 인연이 되어 2년전부터 익산가정폭력상담소에 둥지를 틀었다. 

 

심운숙 상담원은 “힘들어하며 상담소를 찾아온 내담자가 조금이라도 밝게 변화된 모습으로 나갈 때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며 “내담자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상담받고 ‘내가 존중을 받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직접 받을 수 있도록 상담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소장과 상담원들은 요즘 가정의 달 오월을 맞아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으로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가정폭력대응주간으로 교육활동을 하는 한편 일반시민들 대상으로 폭력예방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사례회의와 상담지원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달부터는 익산시 아동여성보호 지역연대사업의 일환으로 가정폭력실태조사를 시민들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인 6월 13일, 20일에는 상담소 교육장에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가족의 행복! 당신이 열쇠입니다’라는 가족행복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가정법률상담소는 법률지원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익산지소가 작년 영등동에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가사·민사·형사사건 법률상담은 물론 법률문서 무료 대서, 무료소송구조를 전담해왔다.

 

현재도 가정폭력피해여성법률구조(여성부 지원)와 한부모가족자녀양육비 이행확보 법률구조사업(보건부 지원)을 벌이고 있다. 가정폭력피해여성법률구조를 통해 피해여성은 이혼, 위자료, 재산분할, 친권자 및 양육자지정, 양육비 청구 가압류, 가처분 등 보전사건 등의 진행에 대해 법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한부모가족자녀양육비 이행확보 법률구조사업을 통해 자녀양육비 청구소송, 미혼부 상대 자녀 인지청구 소송 진행이 가능하다.

 

상담시간은 월~금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면접상담이나 심리상담은 사전 전화예약이 필수다. 또 여성긴급전화(1366)을 24시간 운영하며 이주여성긴급전화(1577-1366)도 열어놓고 있다. 모든 상담은 무료이며 비밀이 보장된다. 좀 더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다면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익산지부 및 가정폭력상담소로 연락하면 된다.

 

☎851-0265, 851-5113 (후원계좌: 농협 344-01-021997, 예금주: 가정폭력상담소)





 ▲ 가정법률상담소 성보경 소장   ⓒ익산투데이
▲ 익산 여성 인권의 산증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익산지부 성보경 소장   ⓒ익산투데이

  

 

성보영 소장 “지자체, 국가차원의 지원과 관심 필요”


 

성보영(82)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익산지부 소장은 익산 여성 인권을 위해 앞장서 노력해온 산증인이다. 익산에서 태어나 이리여고,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여성 인권변호사의 꿈을 키웠던 그녀는 아버지의 만류로 고향에 돌아와 중등교육 교편을 잡는다. 성 소장은 대학졸업 다음해인 1957년 3월에 원광여중 교사로 부임했다.

 

그러나 그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와중에도 자신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현실에서 다소 멀어졌더라도 단 한시도 여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꿈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기에 평소 존경하던 한국 최초의 여성변호사 故 이태영 여사가 창립한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익산지부가 1987년 마침내 생긴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었다.

 

당시 열악한 사회적 인식과 지원 속에 경영난을 겪으며 북부시장 방앗간 2층에서 원광사회복지관 등으로 이리 저리 옮겨다니던 가정법률상담소. 이곳이 지금까지 존속하며 익산 대표의 법률구조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근간에는 성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과 친화력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 소장은 “당시 설립 초기에는 공간이 없어서 원불교회관 옥상으로, 복지관으로 형편따라 옮겨 다니며 부탁해야했다”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한 달에 300건 이상의 상담을 소화하며 익산시의 가정 평화와 행복을 위해 애썼다”고 회고했다.

 

1999년 8월 원광여중 교장으로 정년퇴임하기까지 무려 43년간을 교직에 몸담으면서 교직 생활과 상담소장 역할을 병행해온 성 소장은 정년퇴임이후 지금까지 16년째 무보수 전임으로 익산 여성들의 인권과 남녀평등, 부부평등을 모토로 민주적인 가정을 위해 노력해왔다.

 

요즘도 상담소를 나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는 그녀는 후진 양성에도 관심이 지대하다. 그동안 성 소장은 익산성폭력상담소 도성희 소장, 가정폭력상담소 황정금 소장(2대), 김지선 소장 등 익산의 여성인재들을 발굴해 보란 듯이 키워내기도 했다.

 

한때 여성폭력방지 전라북도협의회 부위원장직을 제의받기도 했지만 그 자리에서 거절하고 최용희 군산성폭력상담소장을 추천하기도 했다. 전정희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무한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그녀다.

 

이렇듯 후진 여성 기수들에 대한 길을 터주는 선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지만 후배들에 대한 목마름은 쉬이 채워지지 않는가보다. 성보영 소장은 “여성 후진을 좀 더 양성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요”라며 안타까워한다.

 

또 “인력도 부족한 마당에 상근자들이 고생하는 만큼의 처우개선이나 적절한 보수를 주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이 아픕니다. 현재 2008년도 사회복지사 기준으로 상근자들 호봉을 계산하고 있어요. 가정법률상담소 지부는 본부와 달리 국고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와 국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라고 역설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