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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석탑, 시민은 완전복원 전문가는 부분복원
  • 고훈
  • 등록 2015-06-03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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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현장에서 설명회, 양측 의견 접점 찾지 못해
부분복원 주장, 역사성 보존 원부재 재사용 이질감 해소해야
완전복원 주장, 부분복원은 반쪽 복원, 시민공감대 형성 간과

 

문화재청 현장에서 설명회 모습

 


미륵사지석탑을 완전복원안에 대한 지역 찬성 여론이 확산되자 문화재청이 현장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수렴에 나섰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설명회에서 미륵사지석탑 부분복원에 대한 정당성을 되풀이하는 태도로 일관하자 일부 시민들이 완전복원을 주장하며 반발했다. 결국 복원을 담당한 문화재청과 지역주민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석탑의 복원방식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28일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전북도, 익산시가 주최한 이날 설명회에는 나선화 문화재청장, 김복현 익산문화원장, 강수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등 관계자와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인사말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설명회 자체를 반대했지만 좋은 의견이 있으면 받아들여 복원이후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설명회를 열었다”면서 “복원 계획 수립된 지 10년이 넘었고 현재 시점에서 복원 방향이나 기술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청장의 이러한 발언은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복원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음을 시사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 이어진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에서 실무 전문가들은 현재 추진 중인 미륵사지 서탑 ‘6층 부분복원’이 현실적으로 최선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미륵사지 석탑의 보수담당 및 공사감독을 맡은 김현용 학예사는 6층 부분복원안의 타당성을 설명하며 6층 완전복원과 9층 전체복원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김 학예사는 “6층 부분복원은 역사성과 진정성을 보존할 수 있으며 원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해 복원 수리 전후의 이질감을 최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6층 부분복원은 역사적 흔적과 이미지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고, 복원고증의 연구 동기를 유발시키며, 향후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진정성 있는 복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미륵사지서탑을 2층까지는 완전 복원하고 3∼6층은 부분 복원할 방침을 확고히 했다. 설명회가 이렇듯 6층 부분복원에 대한 당위성으로만 일관되자 일부 주민들이 미륵사지석탑의 완전복원을 주장하며 반발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백제 문화의 완성인 미륵사지석탑을 6층 복원한다면 반쪽짜리 복원이 될 것이다. 9층 복원에 대한 자신은 없는 것인지 왜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지 설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한백제문화유적복원추진단 최행식 단장도 “익산시민과 미륵사지 방문객 1,300명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90%가 6층 대칭 복원이나 9층 완전 복원을 요구했다”며 “시민과 국민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덕문 건축문화재 연구실장은 “역사유산의 보존 문제를 여론조사와 설문조사로 결정한 예를 본적이 없다”며 “원형에 대한 실체적 근거가 없어 고증이 어렵고 추정 복원하게 되면 역사성이 상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의회 임형택 의원은 “시민적 공감대 형성을 너무 간과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문화재연구소가 책임을 느끼고 왜 6층 부분복원이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시민들에 대한 설명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산 미륵사지석탑 보수 정비 사업은 지난 1998년부터 시작해 오는 2017년 상반기 마무리를 목표로 국비 195억원을 투입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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