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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주차장, 상인회 부당수익 수단 전락
  • 고훈
  • 등록 2015-07-22 1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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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시장, 전체 51면 중 21면 고정주차 부당수익
다른 시장도 대동소이, 익산시 지도단속 손 놓아

 

 

전통시장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한 주차장이 고객은 외면한 채 상인들의 고정주차장으로 변질하고 있다. 여기에 월 고정주차요금을 징수해 상인회 수익금으로 잡아 전통시장 주차장 조성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21일 익산시에 따르면 재래시장 활성화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조성한 주차장은 북부시장(107면), 남부시장(99면), 중앙시장(70면), 서동시장(51면), 매일시장(31면) 등 358면에 이른다. 시장을 이용하거나 무료주차권이 있는 경우, 30분에서 1시간 무료로 주차할 수 있으며, 고정 주차할 경우 해당 시장상인회가 주차요금으로 월 2~4만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주차장이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시민 편의를 위해 조성됐음에도 일부 상인들이 고정 주차로 시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장 정도가 심한 곳은 서동시장(구 창인시장)이다. 이곳은 51면의 주차장 가운데 21면이 월 고정 주차요금을 내고 있어 정작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은 27면에 불과했다. 고정 주차장은 시장 상인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고 주변 상인들도 월 3만 원 가량을 내고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오는 수익금은 상인회 몫이다.

 

최근 서동시장을 찾은 한 고객은 영문도 모르고 봉변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통시장 주차장이니 당연히 빈 곳에 주차를 했는데 한 상인이 자신의 고정주차장에 주차를 했다며 육두문자를 썼다는 것이다. 이 고객은 “이게 말이 되느냐? 고객이 이용하라고 혈세로 조성한 주차장이 상인들 전용 주차장으로 변질되고, 나아가 상인회 수익 사업으로 전락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동시장은 주차장에 고정주차 차량번호를 바닥에 새긴 것도 모자라 주차장 한편에 고정주차장에는 외부 차량을 주차라지 말라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있다. 이와 함께 주차관리 부스에는 고정주차 안내문까지 버젓이 내걸고 있지만 이를 지도 단속해야 할 익산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행태는 익산시내 대부분 전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서동시장과 같이 현수막을 내걸어 고정주차 고객을 모집하고 바닥에 차량번호까지 박아주는 친절까지는 아니지만 월 3만 원 정도를 주면 시장 상인들이 아니더라도 고정 주차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은 주차장 부족으로 인근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서동시장 인근 손약국~호암마트 구간 500m 도로에는 항상 불법 주차가 만연해 차량 통행을 방해하고 주민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수익금 부당수익에 대한 조처도 필요해 보인다. 전통시장 주차장은 정부 자금으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사업이다. 그런데 고객 우선보다는 시장 상인회 부당 수익 올리기에 나선 것은 조성 취지에 어긋나 익산시는 이에 대한 환수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시 민생경제과 관계자는 “소상공인진흥센터에서 서동시장 이용객 대상으로 주차 수요를 조사했을 당시 60~70면으로 나타났다. 남중교회 주차장이 개방돼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며 “상인 고정주차 문제는 알고 있으며, 서동시장 관계자를 만나 구두로 개선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필요시 즉각 공문을 발송해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생경제과 관계자의 말은 서동시장 인근 도로의 혼잡성을 모르고 한 말이다. 또한 고정 주차문제를 알면서도 구두 경고에 그치고 방치한 것은 행정의 안일함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익산시는 지금이라도 고정주차 수익금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부당수익에 대한 환수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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