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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리 유적서 백제왕궁 부엌터 최초발견
  • 김달
  • 등록 2015-08-26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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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솥, 숫돌, 백제 토기 등 출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1일 발굴현장 공개

 


 

 ▲ 발굴현장   ⓒ익산투데이
▲ 발굴현장   ⓒ익산투데이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는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에 대한 제26차 발굴조사 결과, 조선 시대 왕궁의 수라간에 비유되는 백제 사비기 왕궁의 부엌(廚)터가 확인하였다.

 

익산 왕궁리 유적은 백제 무왕(武王, 600~641년) 재위 시절 경영된 것으로 알려진 왕궁성(王宮城)으로,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1989년부터 올해까지 26년에 걸쳐 연차 발굴 중에 있다. 올해에는 유적의 서남편 일대(8,300㎡)에 대한 발굴조사를 추진하여 백제 사비기 왕궁의 부엌(廚)터로 추정되는 동서 6.8m, 남북 11.3m 규모의 건물터가 발견되었다.

 

 ▲ 부엌터 내 출토 토기 및 숫돌   ⓒ익산투데이
▲ 부엌터 내 출토 토기 및 숫돌   ⓒ익산투데이

 

 

건물지 내 타원형 구덩이에서는 철제솥(鐵釜, 철부) 2점과 함께 어깨가 넓은 항아리(廣肩壺, 광견호) 2점, 목이 짧고 아가리가 곧은 항아리(直口短頸壺, 직구단경호) 1점, 목이 짧은 병(短頸甁, 단경병) 2점 등 토기 5점과 숫돌 3점이 발견되었다. 바로 옆 바깥에서는 철제솥 1점이 별도로 놓여 있었다. 그리고 구덩이 옆에는 불탄 흙과 검붉게 변한 벽체(壁體), 다량의 숯이 바닥면에 깔려 있는 지점 두 곳도 확인되었다.

 

철제솥은 원형 돌기가 달린 바닥에 어깨에는 넓은 턱이 있고 아가리는 안쪽으로 살짝 휘어져 있다. 이는 익산 미륵사지, 부여 부소산성, 광양 마로산성 등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이후의 철제솥과 유사하여, 고대 백제계 철제솥의 변화양상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 왕궁 조사지역   ⓒ익산투데이
▲ 왕궁 조사지역   ⓒ익산투데이

 

 

한편, 익산 왕궁성에서 가장 중요한 곳에 위치한 대형 전각 건물의 서남편에서는 서쪽 궁장을 따라 길이가 약 29.6m, 너비가 약 4.5m인 남북으로 긴 형태의 건물터(長廊形 建物址, 장랑형 건물지) 등 다양한 규모의 건물들도 확인되었다. 이와 유사한 구조와 배치 양상은 일본의 나니와노미야(難波宮, 난파궁), 아스카노미야(飛鳥宮, 비조궁) 등에서 나타나고 있어, 백제 궁성 축조형식이 일본에 전파되었음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또한, 남‧북쪽만 돌로 쌓고 동·서쪽은 돌로 쌓지 않은 길이 8m, 너비‧높이 84~90cm의 석축시설(石築施設)이 확인되었는데, 바닥에 나무기둥 시설도 남아 있어 화장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왕궁리 유적에서는 그동안 궁장(宮墻, 궁궐을 둘러싼 담장), 대형 전각을 비롯한 각종 전각 터, 금·유리 도가니가 발견된 공방터 등이 확인되었으며, 인장 기와, 연화문 수막새 등 중요 유물 1만여 점이 출토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그간의 발굴조사 성과를 토대로 유적의 체계적인 보존정비‧활용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익산 왕궁리 유적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힘써 나갈 계획이다.

용어 설명

 

* 수라간(水刺間): 수라(水刺)는 원래 몽골어로서 탕미(湯味)를 뜻하며, 수라를 짓는 주방(廚房)을 의미하며, 고려 이후 사용되었음. 임금의 진지를 짓는 부엌은 어주(御廚)라고 함.(한국고전용어사전, 2001)
* 주(廚): 부엌을 일컬으며,『삼국유사』천룡사 조에서는 사찰의 주방을 뜻함. 삼국 시대 왕궁의 부엌에 대한 명칭은 전해지지 않음.

 

 

왕궁리 유적 발굴현장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익산시, 세계유산 보존관리와 관광활성화 종합대책 발표

 

 

앞으로 익산시는 이번 발굴성과를 계기로 공주, 부여의 백제왕도에서 볼 수 없는 익산만의 왕궁 특성을 규명하기 위한 발굴, 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동아시아의 교류문화와 국제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세계유산으로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대내외적으로 익산의 역사적 위상과 가치를 홍보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이번에 발굴로 백제시대 궁궐터에서 최초로 확인된 부엌터, 장랑형건물터를 비롯해서 백제 조경기술의 정수인 정원유적 등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중요유적들을 중심으로 발굴현장을 공개해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고 학생들의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왕궁리유적발굴조사단(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과 협의하여 발굴현장 및 관람동선 안내문과 종합안내판을 설치하고 관람시 해설사를 배치해 관람편의 및 유적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했으며, 유적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시설도 추가 설치키로 했다.

 

또한 올해 발굴된 부엌터와 장랑형건물지에 대한 정비를 우선 추진하고 2016년까지 북측과 동서궁장 미정비 구간과 정원유적의 정비도 조속히 추진해 백제왕궁의 위상을 높여 갈 방침이다.

 

■세계유산 보존관리
이외에도 익산시는 공주부여와 차별화 전략으로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관광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문화재청의 백제왕도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을 통해서 백제왕도 익산의 종합적인 보존정비계획을 구체화하기로 했으며, 현재 진행중인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와 왕궁리유적의 실체규명을 위한 발굴조사 및 정비도 조속히 마무리해 세계유산 보존 관리에 노력할 계획이다.

 

또 2019년 개관예정인 국립익산박물관을 마한백제 고도 익산의 역사성이 드러나도록 전시구성하고, 세계유산적 가치를 부각시켜 명품 박물관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세계유산 관광활성화
아울러, 세계유산 관광활성화를 위하여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시티투어, 수학여행단과 연계하여 일반인과 학생들이 발굴유적을 견학 수 있도록 하고 한국관광공사 및 전국여행업협회 등과도 공조한 팸투어를 실시하여 세계유산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계유산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하여 우수 숙박시설과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유스호스텔, 관광호텔 등도 건립할 예정이다.

 

박경철 시장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왕궁리유적에서 삼국시대 궁궐 최초로 부엌터와 일본에 건축형식이 전파되었음을 보여주는 장랑형건물터가 확인됨으로써 백제 왕궁의 진정성과 완전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우리시에서는 공주부여와 차별화된 익산만의 세계적 가치가 더욱 부각될 수 있도록, 발굴성과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해서 지역관광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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