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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일간의 여정 그리고 새로운 시작
  • 익산투데이
  • 등록 2015-09-02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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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호, 한윤정 커플의 결혼 이야기

 

 

 ▲ 김경호, 한윤정 커플   ⓒ익산투데이
▲ 김경호, 한윤정 커플   ⓒ익산투데이

 

 

 

2014년 4월. 모르는 번호로 문자한통이 왔다. ‘연락처 받고 문자드립니다. 소개받은 김경호 입니다. 너무 늦은 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라고. ‘아, 안녕하세요. 제가 답장이 늦었네요.’라는 어색한 문자를 답으로 그와의 연락이 시작됐다.

 

친한 동생으로부터 소개를 받은 그는 나보다 5살 많고 군산에 살고 있었다. 문자는 계속 주고받았지만 나는 전주에서 익산으로 출퇴근을 하며 주말근무와 야근을 계속하던 상태고 그는 군산에 살다보니 서로 직접 만날 시간이 전혀 없었다. 준비 중이던 축제가 끝나야 만날 수 있을 텐데 축제가 끝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다보니 이렇게 연락만 하다 끝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컸다.

 

그러던 중, 세월호 참사로 인해 준비 중이던 축제가 갑작스레 연기됐다. 5월초에 예정되어 있던 축제가 6월 중순으로 연기되면서 오랜만에 주말에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모처럼 주말에 쉰다는 말에 소개팅남은 얼굴이나 보자고 했다. 그래, 한번은 봐야지 싶은 마음에 어디서 볼까요? 라고 묻자 이 남자! 바다를 가자고 한다. 그것도 여수로!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 평범한 카페도 아닌 2시간이나 걸리는 여수를 가자길래 왜 여수를 가려고 하느냐 물었다. 그랬더니 “바다 좋아하신다면서요, 오랜만에 쉬는데 좋아하는 바다 보면 좋잖아요. 군산은 바다가 깨끗하지 않으니까 여수 가서 깨끗한 바다보고 기분전환 하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라는 답장이 왔다. 깜짝 놀랐다. 지나가는 말로 바다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별 생각 없이 문자만 하던 마음이 순간 설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붙잡고 나간 약속장소. 어색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여수를 가고 오는 길 내내 오래만난 사람처럼 편안했다. 그렇게 설레던 여수여행 이후 일주일을 매일 만났고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리고 소개팅남은 남자친구가 되며 우리의 연애가 시작됐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 결혼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결혼을 전제로 시작하는 연애였다. 그래서 부담스러웠다. 괜히 내가 이 사람을 붙잡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사귀는 동안에도 걱정이 많았다. 남자친구도 그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재촉하지 않았다. 보채지도 않았다.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곁을 지켜줬다. 내가 불안해할 때마다 옆에서 “불안해하지 말고 내가 선 그어줄테니까 그 선만 잘 따라와.”라는 말을 해줬다. 그 말이 너무 고마웠고 흔들릴 때마다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

 

늘 처음처럼 한결같이 옆을 지켜주며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남자친구를 보며 태어나 처음으로 결혼을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그어준 선을 따라가다보니 결혼에 다다르게 됐다. 소개팅남이었던 그는 남자친구가 됐고 남자친구였던 그는 이제 남편이 되어 평생 함께할 시작점에 서있다. 결혼을 준비하며 결혼이 우리둘의 최종 목적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결혼을 앞두고 보니 결혼이 또 다른 시작점이란 말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앞으로 어떤 결혼생활이 펼쳐질지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인생의 동반자가 있기에 설렘과 기대감도 크다. 이제 495일간의 연애를 끝마치고 결혼이라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 평생 따로 살던 두 사람이 하나의 가정을 꾸려가면서 어려움도 많으리라. 하지만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서로 의지하고 앞으로 나가보자 한다.

 

 ▲ 김경호, 한윤정 커플   ⓒ익산투데이
▲ <김경호, 한윤정> 저희 결혼합니다~!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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