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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 치중한 익산문화관광정책, 근대 문화유산으로 확장해야 한다
  • 김달
  • 등록 2015-09-16 1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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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만세운동과 일제수탈 근대문화유산 접목 스토리텔링 개발 필요
익산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 5점, 순국열사비 인근 집중 활용필요


익산시의 문화관광 정책이 고대뿐만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일제수탈사를 담은 근대문화관광으로 확장하여 지역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 이리 4,4 만세운동의 현장인 주현동과 인화동 지역은 호남지역 일제수탈의 전진기지이다. 이곳에는 지금도 일제강점기 전북지역 쌀 수탈의 흔적이 오롯한 대교농장의 사무실과 창고가 남아 있으며, 인근에는 일본식 가옥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익산시는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인근 군산시가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을 지역의 관광 상품으로 개발 홍보하면서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데 반해, 익산시는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현격히 부족한 상태이다.

 

익산은 군산에 절대 못지않은 8점의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인 대교 농장사무실, 구 이리농림 축산과 교사, 구 익옥수리조합 사무실 및 창고, 춘포리 구 일본인 세천 농장, 춘포 역사 등 5점의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북지역 일제강점기 수탈의 전진기지는 당시 일제의 행정구역 12정목 가운데 본정통에 자리한 대교 농장이라 할 수 있다. 본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현재 순국열사비가 자리한 이 지역은 구 이리 최고 번화가라 할 수 있다.

 

솜리장터 4,4만세운동을 주도한 문용기 열사는 호남수탈의 중심부이자 사람이 가장 몰리는 이곳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그리고 문용기 열사와 박영문, 장경춘, 박도현, 서정만 열사가 이 자리에서 일제의 잔혹한 진압에 희생당했다.

 

솜리장터 만세운동과 대교 농장 등은 일제강점기 역사를 따로 떼어 볼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이에 대해 김승대 전라북도 학예연구관은 지난 8월 24일 강연에서 “익산을 우리 역사에서 고대인 마한·백제문화의 중심지로만 국한하여 문화콘텐츠 역량을 표출하기에는 이후 중·근세의 역사, 근현대의 역사 비중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김 연구관은 또 “일제시대 내내 군산으로 가는 철도, 도로의 관문, 호남수탈의 전초기지로서의 이리의 역사성은 지금껏 고대에 비해 조명을 덜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며 “익산의 근대유산 목록을 보면 등록문화재 8건을 포함하여 16건의 근대 문화재를 보유해, 전라북도 타 시군에 비해 월등히 많은 근대 문화재에 대한 향후 대책과 관심이 폭넓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근대문화유산을 관광 상품화 하고 있는 군산이 수탈 반출기지라면 구 이리는 착취의 생산기지라 할 수 있다. 또한 구 이리는 일제에 의해 철저히 계획된 계획도시로의 기능을 해왔다.

 

이런 면에서 익산은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을 관광 상품화하기에 손색이 없는 지역이지만 익산시는 그동안 마한 백제 등 고대역사에 치중하면서 이를 간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익산시의 역사문화관광 정책의 다변화와 확장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대교농장(순국열사비)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개발이 시급하다.

 

문용기 열사를 중심으로 한 4,4만세운동의 활약상과 발생배경, 대교농장과 익옥수리조합, 춘포역사, 춘포 세천가옥의 수탈상 등을 바탕으로 볼 거리를 제공하는 구 이리 근대문화유산투어 상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순국열사비 앞에 자리한 구 일본식 가옥 두 채를 익산시가 매입 또는 임대하는 방안도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

 

일본식 가옥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순국열사비 바로 앞 가옥은 1층은 개조가 되었지만 2층은 일제시대 가옥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가옥은 현재 골동품 수집상을 하고 있는 한 업자가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상태로 2층에 찻집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일본식 가옥은 현재 폐가상태로 있으나 재현에 나서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익산시의회 김용균 의원은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곳을 매입해 4,4만세운동의 활약상과 익산의 일제수탈사를 담은 근대문화유산 기념관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고려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익산시의회 김충영 의원도 “구도심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근대문화관광의 접목은 큰 의미가 있다”며 “독립운동과 일제수탈 근거지의 스토리텔링 사업은 남부지역 뿐만 아니라 익산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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