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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수 금강물 식수원 안 쓴다더니 ‘혼용 공급’ 논란
  • 고훈
  • 등록 2015-10-10 08:45:00
  • 수정 2015-10-12 17: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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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25일 휴일제외 8일간 금강물 10만 톤 공급

사태 확산되자 시장-공무원 책임 서로 떠넘기며 회피



익산시가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로만 쓰겠다던 금강물을 식수원으로 섞어 사용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더욱이 여론이 악화되자 책임소재를 두고 박경철 시장과 담당 공무원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때 아닌 진실공방 논란에 휩싸였다. 박 시장은 발암물질인 할로초산 검출로 금강 물은 식수로 부적합하다며 광역상수도 전환을 계속적으로 주장해왔다.


7일 익산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익산시는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휴일을 제외한 8일간 금강 물을 사용해 식수로 시민들에게 공급했다. 익산시는 가뭄으로 자체 상수원인 대아수계(대아·경천·동상 저수지)의 저수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금강 하류의 나포취수원에서 일부 물을 끌어와 공급했다. 익산시는 이 기간 동안 금강 물을 맑은 물에 최대 30%까지 혼용해 신흥정수장에서 정수처리생산해서 시내 일부 지역에 공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주일 넘게 수원으로 공급된 금강호 물의 양은 약 10만 톤 정도이다. 공급 이틀 전인 9월 14일 당시 금강호 수질은 8.4ppm으로 4급수(약간 나쁨)로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4급수는 농업이나 공업용수로 쓰이며, 식수나 생활용수로는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기준 1~3급의 물이 쓰인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의회도 예결위 심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전면적인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단수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 상황에서 금강 물을 혼용하는 시험을 해봤다”며 “금강 물을 혼용해 식수를 공급한 것은 사실이나 정수처리를 통해 먹는 물 적합 판정을 받아 공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지난 2일 비가 와서 대아수계 저수율 상황이 좋아져 농어촌공사와 회의결과 앞으로 한 달 간은 제한급수를 하지 않더라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비가 오지 않고 가뭄이 더 심각해진다면 앞으로 금강 물을 혼용할 것인지 단수를 할 것인지 결정해야 될 단계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혼용생산한 물이라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면 의회와 시민들에 동의를 구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박경철 시장은 이에 대해 8일 기자회견을 통해 “금강물 혼용 공급 건에 대해 사전에 보고 받지 못했고 사후에 보고를 받았다”며 “당시 격일급수를 해야 되는 긴급 상황이라 보고 없이 시험급수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보고 받은 즉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상하수도사업단에 즉각 혼용공급을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바로 중단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전보고 없이 혼용했다는 박 시장의 발언과 달리 담당부서의 한 공무원은 “시장에게 보고 후 결재를 받아 진행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같은 부서의 또 다른 공무원은 “시장 결재를 받은 일이 없다”고 진술하면서 진실공방 논란에 휩싸였다.


전북녹색연합은 이에 대해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6급수 수준의 최악의 수질로 전락한 금강호 물을 시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식수로 시험 삼아 사용했다는 익산시의 조치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익산시장의 사과와 담당자에 대한 징계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익산시가 오는 12일부터 10% 수돗물 급수량을 감량하기로 했지만 한 달 정도 급수량에 여유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박 시장은 “도에서 익산시가 제한급수가 되지 않도록 농어촌공사와 접촉했던 것 같다”며 “보고가 들어오면 어떻게 된 일인지 도지사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제한급수 방침을 보류하기로 하고 “종합적인 보고를 받고 충분히 검토를 해서 제한급수 여부를 최종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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