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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대통령이 온 것도 아닌데…
  • 고훈
  • 등록 2015-10-28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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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만4천 바네벨트시 경제사절단 과잉 의전
공항영접에 300명 공무원 정장차림 박수부대 동원

 

 

 

 ▲ 네덜란드 바네벨트시 경제사절단 방문에 공무원 300명이 동원된 모습   ⓒ익산투데이
▲ 네덜란드 바네벨트시 경제사절단 방문에 공무원 300명이 동원된 모습   ⓒ익산투데이

 

 

 
네덜란드 바네벨트시 경제사절단 방문에 대한 익산시의 과잉 의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박경철 시장은 네덜란드 경제사절단 방문을 두고 ▲보여주기식 행정 ▲비뚤어진 언론관 ▲시의회 경시 등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리더십을 또 한 번 여실히 보여주면서 이에 대한 비판여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네덜란드 푸드밸리에 위치한 바네벨트시는 인구 5만4000명, 면적은 익산시의 3분의 1정도로 가금류 분야에 전문기술력을 보유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온 아슈 반 덱 바네벨트 시장 외 8인의 경제사절단을 맞이하기 위해 익산시는 외국 국가 원수가 방문하는 양 과도한 의전을 펼치면서 여론의 빈축을 샀다.

 

20일 익산시는 이들 사절단을 맞이하기 위해 인천공항 영접단을 꾸리고 이들이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공무원 300여명을 동원해 시청 주차장 입구부터 본청 입구까지 도열했다. 특히 공무원들은 근무시간에 정장 차림으로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방문단을 환영했다.

 

익산시는 이번 방문을 두고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이례 없는 대규모의 해외방문단을 중앙정부나 도(道) 주도가 아닌 자력으로 성사시켰다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물론 익산시 경제 발전을 위한 협의를 하러 온 외국 경제사절단을 환영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례적인 공항 영접단도 모자라 근무시간에 수백 명의 공무원을 정장까지 입혀 박수부대로 동원하고, 본청 벽면의 대형현수막을 비롯해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보여주기식 행정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박 시장이 이들이 머물 익산유스호스텔에서 사용할 욕조까지 시청 직원들이 구매해 비치하도록 지시하면서 비판을 자초했다.

 

 

우호적 언론 공동취재단 구성 비판언론 취재 제한
만찬 시의장 등 대다수 시의원들 초대도 못 받아

 

 

아울러 익산시는 시정에 우호적인 일부 언론사를 공동취재단으로 구성해 이들 언론사 기자들에게만 경제사절단의 취재를 허용해 논란을 빚었다. 익산시에서 발부한 취재 표찰이 없으면 취재를 목적으로 기자가 현장에 출입하지도 못하는 등 현장취재와 보도는 공동취재단에 한정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익산시의 편향된 언론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이다.

 

또한 경제사절단 환영만찬에서는 익산시가 시정에 우호적인 일부 시의원들에게만 개별적으로 초청장을 보내면서 나머지 시의원들의 공분을 샀다. 시의 공식행사에서 민의를 대표하는 시의회의 시의장을 비롯한 대다수 시의원들이 초대도 받지 못하고 무시당한 것이다. 

 

조규대 시의장은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며 “의장이나 의장단을 초대하지 않았으면, 전체 시의원을 초청하지 말 것을 익산시가 일부 시정에 우호적인 시의원 7명만 초청하면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바네벨트시 방문단은 국가식품클러스터 현장 투어와 투자 상담, 식품관련 기업체 방문, 가금류 관련 강연 및 토론회 등 지역과 실질적인 교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며 “이들의 방문 성과가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익산시-바네벨트시, 세계 식품문화 주도 손잡아

 

국제가금류전문센터 익산시 건립 등 7개 공동합의문 발표
익산에 PEC 아시아 독점권 부여…원광대 연구논문 유로기금 지원키로
 
지난 20일 방문한 네덜란드 바네벨트시 경제사절단의 3박 4일간 공식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익산시와 바네벨트시는 두 차례 협상을 펼친 결과 23일 7개의 항으로 구성된 `공동합의문`을 최종 발표했다. 이번에 도출된 합의사항 중 가장 핵심적 내용은 네덜란드 PEC(Poultry Expertise Centre)가 동아시아 지역 독점권을 가진 국제 가금류전문센터를 익산에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PEC는 가금류 산업 발전을 위한 혁신기술 개발 및 공통이슈 연구를 위해 정부, 민간기업, 전문교육기관 간 협력으로 설치된 기관으로 가금류 전문가 양성과 질병관리, 전문교육을 통한 학위발급 등 유럽 가금류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는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익산시는 "국제 가금류전문센터가 익산에 설립되면 유럽의 선진기법과 기술 노하우를 손쉽게 흡수할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및 이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동아시아 독점권을 부여받아 앞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동아시아 가금류산업 거점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BBS FOOD BV사는 국가식품클러스터 투자계약에 합의하였고 농업관련 단체와 농가 교육프로그램을 위해 익산의 농업인에게 네덜란드 농민조합과 PEC 교육 참여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섬유, 패션, 보석, 염료 등 지역의 특화산업 수출 다변화를 위해 양 도시가 지원하고 전북대학교와 원광대학교와 푸드밸리 지역 내 기관 간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국제인력 교류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원광대학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진단 키트 연구 프로젝트 및 사료첨가제에 관한 연구에 협력방안을 마련하기로 하여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원광대학교의 연구 성과가 유럽에 전해져 빛을 발하게 되었다. 익산에 소재한 국내 가금류 최대기업인 하림이 바네벨트시와 산관학 협력을 굳건히 하게 한 교두보가 됐다는 평이다.

 

 

박경철 시장은 “이번 방문으로 익산시가 세계적 선진농업국가이자 유럽 푸드밸리를 이끄는 바네벨트시와 상호이익을 바탕으로 한 경제협력을 이끌고 사회문화적 우호증진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되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양 시간 합의된 사항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바네벨트 에스제 반 딕 시장은 “익산시가 보여준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두 도시가 경제협력을 증진하고 우호관계를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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