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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한부터 백제시대까지 다양한 ‘옥’의 매력
  • 황나은 기자
  • 등록 2016-07-06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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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까지 서동공원에 위치한 마한박물관서 특별전시
화려한 색채로 유혹하는 옥 장신구의 세계 속으로







<옥, 봄빛을 입다> 특별전시회가 열리는 마한박물관은 익산의 고도인 마한 문화와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마한 사람들이 금보다 더 귀하게 여겼다고 전하는 옥 관련 유물과 문화재 옥장의 작품 등  70여 점이 전시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마한박물관은 경관이 수려한 서동공원 안에 위치해 ‘문화’와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유물 전시는 시대에 따라 선호하는 옥의 빛깔과 옥에 담긴 의미를 구분하여 <옥, 봄빛에 스며들다>, <옥, 봄빛을 입다>, <옥, 봄빛을 가르다 / 옥 봄 향기에 취하다>, <봄빛, 옥장의 공방에 머물다> 등 네 가지 테마로 다채롭게 구성돼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옥, 봄빛에 스며들다


첫 번째 테마인 ‘옥, 봄빛에 스며들다’.


이 테마는 초봄의 푸른빛이 사뿐히 내려앉은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기획했다.


푸른빛을 띠는 천하석과 벽옥(碧玉) 원석은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가장 선호했던 장신구 재료이다.


청동기시대에는 이들 원석을 가공해서 목이나 가슴, 귀와 머리에 장식했다. 특히 천하석으로는 주로 굽은 고리모양의 곡옥(曲玉)을 만들었고, 벽옥으로는 대롱 모양의 관옥(管玉)을 만들었다.


이번에 전시된 청동기시대 관옥 목걸이는 미륵산에서 금강으로 뻗은 해발 50m 미만의 낮은 구릉에 위치한 어량리 유적 독무덤에서 출토된 것으로 29개의 관옥으로 만들어졌다.


원래는 청색을 띠었지만 현재는 탈색돼 청백색을 띠고 있다. 색감은 조금 떨어지는 점이 아쉽지만, 지금의 모습만으로도 당시 사람들이 은은한 빛깔의 관옥 목걸이를 착용한 모습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다.


관옥 목걸이 곁에는 옥 원석과 현대 감각으로 가공된 옥 장식품이 같이 전시돼 있다. 이를 보면 옥 장식품이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알 수 있다. 과거와 현대가 서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조화로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옥, 봄빛을 입다


두 번째 테마인 ‘옥, 봄빛을 입다’. 이 테마는 다양한 빛깔의 옥 장신구를 전시하고 있는데 봄빛을 받아 화사하게 피어나는 화려한 꽃들을 연상해 기획했다.


삼한시대에는 수정, 마노, 호박, 유리옥 등 화려한 색채를 갖는 새로운 종류의 옥 장신구가 유행했다.


이 시기 마한유적에서는 유리옥이나 마노 등 적색을 중심으로 하는 옥 문화가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점점 백제의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남색 옥의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색깔 선호도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이 사뭇 흥미롭다.


곡옥은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장신구. 왕흥사지에서는 총 6점의 곡옥이 출토되었는데 이 중 5점은 백색과 비취색을 띠며 광물로 만든 것이다.






■옥, 봄빛을 가르다


이곳에서는 고종 황제와 명성황후 어보를 전시하고 있다. 어보는 왕과 왕비의 도장을 말한다.


고종황제와 명성왕후의 옥보는 위엄과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제국 황제의 어보는 용모양으로 만들었는데, 고종 황제 어보는 조선 어보의 전통을 이어받아 거북모양의 손잡이에 자황색 방망이 술끈을 달았다.





■봄빛, 옥장의 공방에 머물다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옥(玉)을 귀하게 여겼다.


귀한 옥을 다루는 세공 명장을 옥장(玉匠)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는 서울시 무형문화제 제37호인 옥전(玉田) 엄익평(嚴翼平) 옥장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품으로는 왕비의 대례복에 사용하던 대수머리 장식, 왕과 왕비의 제복에 늘어뜨리는 패옥, 궁중과 반가의 대례복에 패용된 대삼작노리개가 있다.


또 춘천옥으로 만든 매조잠과 용잠, 춘천옥으로 제작한 주전자와 찻잔 세트, 황옥으로 만든 갓 장식인 옥로, 고증을 통해 재현한 영친왕의 각대(고종의 일곱째 아들) 등도 전시됐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 모자곡옥


모자곡옥(母子曲玉)은 별도의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다다.


이것은 황등제에서 출토된 활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몸체에 8개의 자옥(子玉)이 달려있다. 한쪽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출토된 곡옥에 비해 입체감 있게 표현된 것이 특징.


모자곡옥은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며 제사를 지낼 때 공양품으로 사용하거나 부장품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옥으로 만든 유물을 테마로 진행해 마한과 백제시대의 옥 장신구의 변천도 알 수 있고 현대의 옥 제품과의 조화도 느낄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전시회에 가보는 건 어떨까.



한편 익산 마한박물관은 익산에서 꽃피웠던 마한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08년 4월 개관했다. 이후 2013년 1월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하였으며, 2013년 7월 이후 익산 출토 국가귀속유물을 인수하여 현재 전시 및 보관·관리하고 있다.


자체유물과 국가귀속유물 등 3,573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상설전시실은 마한의 성립 배경, 마한의 성립과 생활문화, 마한에서 백제로의 변화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해, 190여점의 유물을 전시하여 익산의 구석기~ 마한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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