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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혁 협동조합경제연구소 이사장 “협동조합 통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 홍문수 기자
  • 등록 2016-08-09 11:11:00
  • 수정 2016-08-17 11: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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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영등동에 위치한 협동사회경제연구소(대표 권태홍)에서 특별한 좌담회가 열렸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협동조합경제연구소 김수혁 이사장과 협동사회경제연구소 권태홍 대표간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에 관한 좌담회가 바로 그것이다.

 협동조합경제연구소는 서울시 마포구에 한국 최초의 기업형 택시협동조합을 탄생시킨 곳이다. 현재 포항, 경주, 대구에도 설립 추진 중이다. 김 이사장은 현재 다음카카오 배달앱을 통해 퀵서비스 협동조합을 야심차게 준비 중에 있다. 그는 익산지역 퀵서비스 종사자들도 충분히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정읍 출신으로 농업과 협동조합 분야에 많은 일을 해온 그의 이야기를 익산투데이가 지면을 통해 소개해본다.

 

 

■ 협동조합의 시조 ‘한국협동조합연구소’ 태동


지금으로부터 약 28년 전 협동조합의 시조격인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이하 연구소)가 태동한다. 연구소는 당시 독일 뮌스터 대학에서 협동조합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황명연 소장에 의해 창립된다. 이후 장종익 한신대교수, 김기태 소장으로 이어진다.


이후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는 2015년 7월 서울시 마포구에 한국 최초의 기업형 택시협동조합 회사 이른바 한국택시협동조합(이사장 박계동)을 탄생시킨다. 당시 부도가 나서 매물로 나온 서기운수(택시회사)를 인수하여 한국택시협동조합이라고 간판을 바꿔 달고 모든 택시에 노란색 바탕에 ‘쿱(Coop)’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출범하게 된 것이다.

 

 

 

 

■사납금이 없고 일한만큼 받는 택시협동조합


이렇게 출범한 (사)한국택시협동조합은 택시기사가 스스로가 조합원이 되므로 사납금도 없다. 자신이 일한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기존의 택시회사와는 전혀 다른 운영형태의 택시협동조합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2015년 191명의 조합원에게 각각 2,500만원씩 출자하게 해서 약 50여억원의 재원이 창립자금으로 뒷받침됐다.


또한, 조합원이 되기 위한 출자금 마련이 어려운 저(低)신용등급 조합원을 위해 하나은행 서울보증과 손잡고 가입비 대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출자금에 대한 대출을 해주고 일을 해서 5년동안 원금과 이자를 갚아가는 시스템으로 조합원 가입의 문턱을 낮췄다.


현재 이 회사의 택시 가동률은 평균 무려 95%. 전신인 서기운수의 평균 택시 가동률이 40% 초반 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2배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뿐만 아니라, 2년에 걸쳐 내야 할 흑자를 5개월 만에 달성했고, 매달 조합원 1인당 50~60만원을 배당했다. 자연스레 조합원들은 기존 월급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게 됐다. 택시기사들은 "전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게 되니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갈수록 심해지는 경제고용난, 협동조합이 희망


김수혁 이사장은 “택시협동조합은 앞으로 포항, 경주, 대구에도 설립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택시협동조합원 중에는 소령으로 예편한 전직 군인, 전자회사 이사, 은행 지점장, 대사관 근무자도 있다”며 “이들은 은퇴 후 제2인생을 설계하고자 택시협동조합에 가입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서울시 엄연숙 일자리기획단장과 약1시간 가량 상담으로 연리2% 5년상환 조건으로 무담보 10억 대출을 성공시켜 40명에게 2,500만원씩 출자금을 마련해주고 매달 월급에서 이자 차감하고 원금은 3개월에 한 번씩 납부하게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전라북도청 사회적경제과의 정책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협동조합기본법은 미국, 일본에서도 없고 우리나라는 세계3번째로 통과시킨 유일한 법안으로 협동조합은 소비자협동조합, 사업자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합 등 여러 형태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자 스스로가 주인인 회사를 만들고 일자리 창출로 작지만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노동자협동조합에 역량을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앞으로 양극화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100세 시대 돌입, 고령화 사회, 4~50대 은퇴, 일자리 감소 등을 볼 때, 협동조합기본법 통과는 그나마 노동자가 숨쉴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셈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출발, 퀵서비스협동조합 창립


김 이사장은 처음 택시협동조합을 시작할 때를 회고하며 “당시 서기운수는 택시 1대당 대략 1.4명 고용을 하고 있었는데 2.4명까지도 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고, 택시 100대면 100명을 더 고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에 약78,000대의 택시가 성업 중인데 그 중 약28,000대가 영업용 택시다. 이 영업용 택시에 1명씩만 더 고용한다면 28,000명 고용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박근혜정부는 일자리 3만개~4만개 창출한다며 예산10조를 쏟아 부었다고 현 정부의 잘못된 고용정책을 일갈했다.


김 이사장은 “곧 새로운 개념의 퀵서비스협동조합을 계획 중이다”고 밝히며 “현재 우리나라 배송 퀵서비스 총 매출 시장이 약 20조원 정도이며, 퀵서비스협동조합을 통해 정규직 일자리가 25만명 정도 가능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농민들 전체 생산량 약20~24조원과 견주어도 될 만큼 대단한 규모가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새로운 개념의 퀵서비스협동조합은 “근본적으로 이동시켜야 할 모든 것을 협동조합이라는 기구에서 담아내 언제 어디서나 부르면 달려가서 배달뿐 만 아니라 간단한 수리에서 심부름까지 해결해주는 만능서비스 역할을 하는 퀵서비스다”고 밝혔다.

그는 퀵서비스 협동조합 창립을 준비하면서 사업계획서를 서울시, 노동부, 은행 등에 제출하고 조합원 모집을 진행하면서 1인당 조합비를 책정하기 위해 오토바이제조사와 랩핑작업, 가격 등을 절충하는 한편 GPS와 블랙박스가 내장된 헬멧업체와도 협약 중이다.


뿐만 아니라 “다음카카오와 배달앱 협약을 통해 눈으로 보여주고 배달시간까지 공유하며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배달업체로 만들 계획이고 지금까지의 발상을 완전 바꾸는 혁신적인 퀵서비스가 될 것이다”고 사업방향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조합을 설립 할 때 조합원의 신용문제는 중요하지 않지만, 규약에 따라 이력서 제출, 3개월 교육과정 등을 통해 업무를 숙지하게 하여 서울시 구 단위 별로 1000~1200명 정도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모범적 사례를 복제해 나가면서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고 더 나아가 전국 네트워크 구축이 최대 목표다”고 밝혔다.


오토바이 수리센타, 대여점간 네트워크를 완성하기 위해 다음카카오와 합의 중이며, 이를 통해 협동조합간 연대를 구성하고 나아가 연합회를 만들어 공동분배, 공동구매를 실시하게 되면 대기업과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협동조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동자 협동조합을 통해 은퇴 후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김 이사장은 익산지역 퀵서비스 종사자들에게도 “최소 5명 소수인원으로 출발하여 차츰차츰 외연을 확대해 나가면 된다”며 바로 협동조합을 만들기를 주문했다


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조언으로는 “설립은 5명 이상 모여 정관 만들고 승인절차를 밟고 사업자등록하여 일 시작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협동조합체제에서는 운영방식이나 매뉴얼을 만드는 것, 정관이나 규약, 규정을 세밀하게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 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택시조합원들 중에서 사납금 격인 기준금을 못내서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월급이 수당포함 190~200만원되는데 특별수당으로 배당까지 받게 되면 250~290되는 경우가 보통이나 130만원도 못 받아가는 나이 드신 조합원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열심히 일하는 데는 장사가 없다”며 “노동자협동조합을 통해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 정규직과 동일한 대우를 받으며 퇴직금도 적립해서 10년~20년 장기간 일을 하게 되면 그 대가로 은퇴 후 노후생활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고 협동조합에 대한 장래 의지를 밝혔다.


한편, 김수혁 이사장은 현재 전주에 머물고 있다. 그는 전주와 익산을 오가며 현재 퀵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익산지역민의 퀵서비스협동조합 설립에 필요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김수혁 협동조합경제연구소 이사장은 정읍이 고향으로 지난 30여 년을 농민운동에 몸담았고, 농업경영인 육성, 농업신문사, 농업방송, 농산홈쇼핑 등 창립, 창간작업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협동조합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겼다.


김수혁 이사장은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뜻을 같이하는 정세균 국회의장, 더민주당 김종인대표, 박계동 전 국회의원 과도 친분을 과시하고 구 민주당 연청 중앙회 회장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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