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딛고 오름으로 용천수 호로병에 담아 사삼사삼 가야한다
조랑말은 조랑말의 꼬리를 물어라
말고삐는 앞말이 잡고
구럼비야 부러진 무릎에 부목을 대려므나
강정천 어귀에 곶자왈 한 평으로 방석 깐 우마차 닿거든
장도에 오르는 길동지이니 어깨 겯고 오라   
엄니 길게 갈아놓고 낮잠에 든 흑돼지야 어서 나서라 
올망졸망 아기 돼지는 뒤에 서거라
키 큰 사슴은 기수를 하고 노루는 겅중겅중 앞서 가 첨병을 보라
제주 바다 건널 땐 노를 재게 저어야한다
맹골수도 거센 울음 울면 노 젓기를 잠시 멈추자
휘돌이 휘돌이 삼백 네 송이의 꽃을 뿌리자
꽃잎들이 세월호로 안내하거든 인양해 가야한다
수습 못한 유골 흐르지 않게
바근바근 선체 바스러지잖게 잘 들어 모시고 가야한다
대흑산도 소흑산도 홍어도 부르고 조기도 부르고
벌교 뻘에 이르거든 뻘배 밀고 항꾼에 가자
꼬막아 문 열어라 네 문 열면 너도 뻘배
뻘게 기어오르거든 손잡아 태워 가자구나
이 땅에 살며 너희들이라고 저 농단을 그저 보겠나
가서 채 움켜쥐거든 가위손으로 동강 자르자 뎅강 자르자
고흥우주센터야 질소가스 충전하라  
이제금 우주로 떠나보낼 미물들 싣고 지구를 떠나야한다
카운트다운 준비하고 있어라
오동도야 동백꽃 그 붉은 모갱이 불툭불툭 떨구고 오라
길 잃은 아기새 이정표 잘 보도록 걸음마다 핏물을 찍자
무등산 입석대 서석대 너덜겅들아
월출산, 계룡산 기암괴석들아 그대로 거기 있어
잡귀 발호하면 다듬잇돌 들어 꾹꾹 눌러 주어야한다
마이산아 정유라의 말(馬) 다가와 네 귀에 말(馬)고삐 걸을 때
순실근혜 말(言)고삐도 건네받으라
거짓의 말(言)고삐 다시 건네지면 박차를 가해 달려 나가리니
운신 못 하도록 꼭꼭 묶어 두어야한다
고군산군도 작은 섬들은 섬 하나씩 안고 뛰어라 업고 뛰어라
지리산 뻐꾹새야 소쩍새야 하늘다람쥐야 반달곰아
지축 흔들려 낮밤 바뀌어 눈 붉은 게 대수냐 울지 마라
황등 삼기 고구마야 저들 가는 길에 굽고 삶고 간식을 내라
다올미야 탑마루쌀아 밥을 지어라
함열 용산의 찹쌀엿도 내고 곰개나루는 황포돛배를 징발하고
법성리야 낭칭이야 삼례와 추렴하여 딸기 토마토 수박을 내라
미륵산아 미륵산아 사랑방에 하룻밤 길손 맞아라
이 원행은 함라막걸리 아홉 잔 마시고도 똑바로 걷는 정신길
푸른곰팡이집의 미물들 수습하러 가는 길
전주 한지는 수의를 내고
황등 농공 구암석재는 석관을 잘라라
좌도 우도 징게맹경 지평선에 들어서거든 함성을 질러보자
완산칠봉아 허리를 더 낮추어라 귀한 손님 지나신다
황토현 황산벌 한밭벌 비단강도 가로지르자
호미곶의 토끼야 광안리 모래알갱이들아
가덕도 갈맷길아 길은 길로 잇고 덩굴은 덩굴로 잇고
서로에게 어깨 주면 계단이 되고 지팡이도 된다  
독도야 촛대바위야 너희는 거기 서서 촛대에 횃불을 당겨라
왜구와 도모한 역적(逆賊)이 불가역적(不可逆的)을 논한다
내정이며 군사기밀이며 모조리 새고 있다
봉화를 올려라 다섯 개를 올려라
속리산 문장대야 너는 거기 굳건히 지키며 밤숭어리를 보내라
아카시아 굵은 가시도 날다람쥐들에게 쥐어 보내라
포천 연천 임진강에 뜬 달아
너는 푸른 서슬 두드려 만든 칼날 없는 일월도를 내라
이 싸움은 피 흘리지 않고 봉인하는 싸움이다
양구 인제는 우산 양산을 내라
눈비와 햇살 가리는 챙이 긴 버섯우산이 좋으리라
속초 주문진 동해 오징어들아 빨판진공청소기 들고 오라
황소개구리 잠식한 옥천의 실개천아
황소개구리울음 게워내고 얼룩배기 울음 울자
가야할 때를 놓쳐 안절부절 하는 쏙독새야
내려올 때 놓치고 분노 잦기 기다리는 저들을 콕 찍어 데려가라
세월호 일곱 시간에 여성의 사생활 박음질하는 보수단체들
임진란, 한일합방, 강토마다 박아 넣은 쇠말뚝에 다름 아니다
뽑아내야 한다 사발통문에 빙 둘러 적노니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를 출금시켜라
끌어 내리러왔다 오라를 받아라
보신각아 종을 울려라
한강수야 눈물 씻어라
촛불로 모여 횃불이 된 대한국민 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