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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가결은 시작일 뿐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 고 훈 기자
  • 등록 2016-12-14 18: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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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익산시국회의 6차 촛불집회 500여명 운집
헌재 탄핵인용 압박…정치사회 개혁 목소리 높여
7차집회는 17일(토) 오후5시 영등2동주민센터 앞







“박근혜는 퇴진하라” “헌재는 탄핵안을 즉각 인용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처음 열린 익산지역 주말 촛불집회는 민주주의의 함성으로 뜨거웠다. 이날 집회에서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빠른 시일 내에 인용해야 한다는 압박과 함께 사회 전반적인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익산시국회의 주최로 지난 10일 영등2동주민센터 앞 사거리에서 열린 6차 촛불집회는 주최 측 추산 500명이 추운 날씨에도 자리를 메웠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자리한 시민들이 많았으며 특히 다수 어린이들도 참여해 민주주의 산교육의 현장을 방불케 했다.


앞서 하루 전인 9일엔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의원 234명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대가 56명, 무효 7명, 기권 2명이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일궈낸 민주주의의 승리를 자축하면서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인용이 될 때까지 촛불을 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들은 목소리 높여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 국회와 재벌 개혁 등을 촉구했다.


자유발언을 통해 익산협동사회경제연구소 권태홍 대표는 “찬성 234표는 드디어 친박들도 국민을 무서워하기 시작했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며 “박근혜 뒤만 따라다녔던 친박들이 어제 2/3가 이탈했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정국 이후의 상황을 “청와대는 헌법재판소에서 부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겠지만, 두 달 이내로 헌재에서 100퍼센트 만장일치로 가결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 전제로 그는 “우리 국민들의 촛불행동, 직접행동이 살아있을 때만 그렇게 될 것이다”며 “날씨가 춥더라도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민이 원하는 나라가 될 때까지 촛불행동을 끝까지 함께해주시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새벽이슬 간사로 활동하며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박종명씨는 자유발언대에 나서며 “이 자리에 부끄럽지 않은 어른,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되기 위해서 나왔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부끄럽지 않게 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은 국민이 아니냐”며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공부하라고만 하지 말고, 이제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을 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씨는 “나라의 권력은 민족반역자, 재벌, 민중을 개돼지로 우습게 보는 자들이 아니라 진짜 국민에게 있음을 앞으로 널리 알리고, 이를 스스로 깨닫고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일고 2학년 이응상 학생은 “학교 수업시간에 텔레비전으로 친구들과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탄핵가결안 상황을 지켜봤다”며 “정치에 관심 없던 친구들도 같이 탄핵소추안 의결을 외쳤고 내심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이군은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것이 하나 있다면 국민대통합을 이뤄낸 것 같다”며 “헌재의 올바른 판단으로 탄핵안이 인용되고, 우병우가 구속되는 등 부역인들 모조리 구속 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중동에 사는 강길용씨는 ‘내가 바라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자유발언에 나섰다. 강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삶의 낙이고 재밌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용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성노예’라고 불러야 맞다고 비판했다. 또한 재벌과 기득권 측이 주장하는 낙수효과가 허구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촛불집회에서도 주최 측 준비로 문화공연, 시가행진 등이 진행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과 민주노동 밴드 억세울림, 풍물패 마당, 이너스, 한국판소리보존협회 이다은 익산지부장의 판소리 공연 등이 이뤄졌다.


특히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등의 민중가요와 이다은 소리꾼의 ‘퇴진가’가 현장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했다.


이날 행진은 영등동 주민센터 앞 사거리에서 오마트 사거리, 하나은행사거리 등을 돌아 다시 집회장소로 돌아오는 구간으로 이뤄졌다. 거리 행진을 통해 촛불을 든 시민들을 보고 함께 목소리를 외치는 운전자들도 있었으며, 길을 걷다 대열에 함께 참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와 함께 이날 집회에는 탄핵을 축하하고 국민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로 ‘2016개의 가래떡’이 특별히 준비됐다. 익산시농민회 한동웅 회장이 떡 마련을 위해 쌀 세가마니를 후원해 따뜻한 연대를 보여줬다.


또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와 함께 현장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서울 광화문 촛불 실황도 동시에 중계됐다. 세월호 노란풍선과 촛불은 든 시민들은 양희은씨의 아침이슬 공연을 보고 함께 부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집회에서 지역정치인으로는 임형택 시의원(영등2?삼성) 등이 참여했다.


행사 사회를 맡은 사회공공성익산연대 김양용 집행위원장은 “어제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안이 234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탄핵안이 국회에 통과했을 뿐 헌재에서 심판이 통과해야 된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촛불혁명을 계속해서 일으켜 새로운 나라를 만들 때까지 계속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7차 촛불집회는 17일(토) 오후 5시 영등2동주민센터(롯데마트 뒤) 앞 사거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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