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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편안한 문화 쉼터” 익산 최초·유일의 사립미술관 ‘W미술관’
  • 고 훈 기자
  • 등록 2017-02-22 14:08:00
  • 수정 2017-02-24 11: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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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핫플레이스 도심 속 현대미술관…현대와 고전이 어우러진 공간 

젊은 작가 키워내며 지역미술계와 동반성장하는 미술관 공적 역할 다해

국립현대미술관 체험프로그램 연계 도입키도…우리아이 정서지능 ‘쑥쑥’

큐레이터 준비도 이곳에서!…도내 사립미술관 실무 경력인증기관 ‘유일’







“아름다움을 일상생활에서 친숙하게 자주 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살다보면 문득 마주하게 되는 공허함.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예술과 문화가 주는 생의 자극이 아닐까. 다행히도 도심 속에서 마실가듯 편안하게 갈 수 있는 문화공간이 있다. 


바로 익산 최초이자 유일의 사립미술관으로 근현대 유명작가 작품 100여점을 소장한 지역문화공간의 숨은 진주 같은 곳. 어양동에 위치한 W미술관(관장 신주연)이다. 


이곳은 지난 2008년 W갤러리에서 시작해 2013년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갤러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화랑으로 변신할 수도 있었지만, 시민들과의 열린 문화공간을 꿈꾸며 상업성을 배제한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올해로 개관 5년째를 맞이한 W미술관은 1종 사립미술관으로서 시민들과 함께 문화적 호흡을 이어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에 나서고 있다. 수준 높은 전시뿐만 아니라 음악회, 공연, 체험활동 등이 다양하게 이뤄지면서 입소문이 나 시민들의 발길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문화적 명소로 자리매김한 W미술관은 지난해에도 이탈리아 미디어아트 특별전을 시작으로 임회정·장민지전, 박부임 기획초대전, 한국공예문화협회전 등 11번의 전시회를 쉼 없이 열었다. 대관보다는 직접 기획전을 통해 시민들과 만남을 자주 갖고 싶어서다. 


또한,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에는 전시뿐만 아니라 작은음악회를 비롯 교육·체험·공연 등을 다채롭게 한데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는 지역에서 보기 힘든 강사를 초빙하는 한편 ▲그림 읽어주는 미술관, ▲아티스트 토크, ▲시네마토크, ▲창의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체험프로그램도 지난해 수제도장, 청화백자, 타일접시, 문패, 팔찌, 부채, 아티스트 필통, 머그컵, 솟대 만들기, 손수건 염색 등 재미있고 알찬 구성으로 진행됐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교육프로그램도 인기절정이다. 특히 지난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진행된 ‘출발 작품속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어린이미술관과 협력해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W미술관에서는 오는 28일까지 W미술관 소장품전을 열고 있다. 주제는 畵家羅曜(화가나요)로 ‘화가의 작품 속에서 빛나는 값진 의미를 찾길 바란다’는 의미이다. 


이왈종·이중희·이광진·이상훈·신정자·박종기·최석우·구덕진·하반영 등 국내 작가들과 시모나 구치오(Simona Giuggio)·실라 펠리치(Scilla Felici)·로렌조 살라(Lorenzo Sala) 등 이탈리아 작가들 작품 16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최근 3년간 미술관에서 수집한 작품들 중심으로 다양한 화풍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전시작가 중에 이탈리아 로렌조 살라는 W미술관과 인연이 깊다. 이 작가는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중국, 인도 등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며 대중적 관심을 받았다. 작년 W미술관 초대전에서 좋은 인연을 맺은 그는 올해 4월 18일부터 W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한편 W미술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직접 방문하거나 W미술관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museumw) 등을 참고하면 된다. 


■관람시간: 오전10시~오후6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전시안내: 835-3033

■주소: 익산시 동서로 504(어양동, 익산예술의전당 옆)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미술관”

<미니인터뷰> 신정자 학예연구실장 


“하반영 작가는 99세에 돌아가셨는데 한국의 피카소라고 불리는 대가입니다. 서양화부터 영화포스터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셨지만 방랑자처럼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던 터라 제도권에서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하셨죠”


“이 작품 작가 로렌조 살라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어요. 작년 전시회를 인연으로 저희 W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직접 하고 싶다고 이탈리아대사관을 통해서 연락이 왔어요. 본인이 항공료까지 지불하고 작품을 갖고 오겠다고 합니다”


작가와 전시작품 하나하나에 깊은 애정을 갖고 조목조목 설명하는 신정자 학예연구실장. 지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순간을 살아내는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최초’와 ‘유일’의 수식어를 갖고 있는 W미술관이지만 신 실장도 못지 않다. 바로 익산 여성 최초 미술학예사이자 익산시에서 최초로 미술작품을 구입한 작가. 신 실장의 작품은 익산시와 전북도청, 전북도립미술관 등에서도 소장하고 있다. 


신 실장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현역작가로서 자연, 역사의 풍경이미지를 통해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소통해왔다. 특히 천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미륵사지 왕궁탑, 왕궁리 유적등을 소재로 삼아 작품활동을 해왔다. 


“미륵사지석탑 해체를 한다고 할 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익산의 미륵사지를 표현해보자고 마음먹었었죠” 익산의 역사에 대한 애정으로 나온 아이디어일까. 왕궁리유적전시관 문화재그리기대회도 신 씨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익산출생인 신 실장은 일선 학원, 학교에서 미술교육자로 작가이자 각종 미술대전 심사위원, 자문위원으로 폭넓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6년간 한국미술협회 익산지부장으로 역임하며 성공적으로 지부를 이끌어왔다. 모전여전일까. 딸도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신정자 학예실구장은 “W미술관은 지역미술관이지만 대형미술관 못지않게 공모사업에 연달아 선정되는한편 차별화되면서도 짜임새있는 기획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시민 분들에게 더 다가가는 친숙한 미술관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W미술관에서 W는 무엇을 의미하나

-Wishing Well. 동전을 던지면 소원이 이뤄지는 우물을 뜻한다. 


▲익산 유일 미술관으로서 시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나

-직접 작가와 작품을 섭외하는 기획전, 지역작가 초대전 등 지역미술관으로서 지역민에게 다가가고 있다. 또한 다채롭고 풍부한 체험활동 프로그램과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기획전시, 깊이 있는 강연, 차별화된 공연 등을 공모사업에 응모해 실시해나가고 있다. 시민들에게 미술관이 낯설고 어려운 공간이 아니라, 즐겁고 재밌고 유익하면서도 친숙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문턱을 많이 낮추려고 노력한다. 


▲지역미술계와 동반성장하는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은

-각 기관과 협의해 지역문화발전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진행해나가고 있다. 특히 동시대작가전을 통해 지역작가들의 작가적 고민을 풀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청년작가들을 키우기 위해 이들 작품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 


▲한옥으로 지어진 게스트하우스가 눈길을 끄는데

-한옥으로 고전미를 더한 W미술관 게스트하우스는 비정형건축설계로 유명한 박기우 교수(원광대 건축학과)가 설계했다. 해당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이다. 건축공부하러 가끔 오는 분도 있을 정도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현재 공연과 강의공간으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학생들 진로지도에 대한 방법론이 있다면

-자기정체성을 일찍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중학생 때부터 자기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바탕으로 진로에 대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설정하고 꾸준히 실천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한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잠재성과 소질을 발견해주고 간접적으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지역에서 큐레이터를 꿈꾸는 이들이 실무능력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W미술관은 1종 사립미술관으로 도내 11곳 사립미술관 중 유일하게 ‘경력인정대상기관’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주에도 전주미술관, 교동아트미술관이 있지만 경력인정을 받지 못한다. 


학예사 제도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면, 학예사는 1~3급 정학예사, 준학예사로 나뉜다. 준학예사는 실무경력기간으로 근무기간 1년과 총 근무시간 1000시간 이상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 3급 정학예사는 근무기간 2년, 근무시간 4000시간 동시 충족 조건이다. 


박물관을 제외하면 현재 공립미술관인 전라북도립미술관과 무주의 최북미술관, 그리고 익산의 사립미술관인 W미술관에서만 경력인정대상기관으로 지정되어있다. 참고로 1종 미술관으로 등록하려면 학예사 1명 이상의 전문 인력 확보, 소장품 100점 이상, 수장고 시설, 항온항습장치, 도난 및 화재방지 시설 완비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지역에서 가장 가깝게 실무능력을 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W미술관이다. 


▲앞으로 전시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

-서양화가 장두건씨의 판화작품전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현대미술 작가로 유명한 장사오강 작품을 비롯 현대미술전도 계획 중이다. 대관보다는 수준 높은 국내외 기획전을 통해 시민들 계속 만나고 싶다.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일이 작품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이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전시와 행사를 알차게 준비하겠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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