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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구나버지 주머니 속
  • 익산투데이
  • 등록 2017-03-03 14:57:00
  • 수정 2017-03-04 01: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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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와 배코와 가축손질용 만능 칼 부러진 낫 꽁댕이  

가상사리 야물딱지게 철사로 티민 곰방대 하나

두꺼운 비닐 담배쌈지와 두 주먹의 봉초담배

성냥갑 한 귀퉁이를 찢어낸 부시판과 알성냥 몇

갈라진 손가락 틈새에 감을 회 포대 수습한 굵은 실 한 올

오가다 주워성긴 철사동가리와 구부러진 못

먹고 싸는 것을 하나로 여겨 한 주머니에서 나오는 

두엄에 쓰일 마른 개똥 부스러기


잔칫집이나 시제에 다녀오시는 날

담뱃가루와 개똥부스러기가 범벅된 떡,전,과일,생선조각은

떼어내고 먹어도 늘 씁쓰름했고

철따라 달라지는 군입정거리 중 밤,땅콩,호두는

스스로 눈치를 보지 않았으나 

눈치를 보는 사과,배,감,대추 등속은 

즈가 알아서 자싯물 속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나버지: ~네 아버지를 부를 때 받침 없는 앞말에 연철되는 발음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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