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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해 함께하는 좋은 연대를”
  • 고 훈 기자
  • 등록 2017-03-08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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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여성들 창구역할…사랑과 나눔 봉사 지역 분위기 쇄신
여성 사회 참여 확대 목소리 꾸준…여성발전위원회 설립 구상



익산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정영미




오늘은 109주년을 맞이한 3월 8일 세계 여성의날이다. 매년 3월 8일이 되면 전세계 여성들은 한 목소리로 평화와 연대를 외친다.


빵과 장미로 상징되는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8일 미국 뉴욕에서 시작됐다. 이날 미국의 1만5000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에 기원을 두고 있다. 매년 UN을 비롯한 전 세계 약 170여 개국에서 이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이후로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의 주관으로 한국여성대회가 열려 올해로 33회를 맞았다.


특히 익산은 여성가족친화도시로서 여성들에게 그 의미가 깊다 할 수 있다. 익산투데이가 익산시여성단체협의회 정영미 회장을 만나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익산시여성단체협의회에 대한 간단한 소개
-익산의 12개 여성 단체가 모여 있고, 현재 회원 수는 2022명이다. 1985년 발족해 11명의 회장을 배출했다. 임기가 2년으로 연임이 가능해 현재 17대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회원단체는 한국걸스카웃전북연맹익산지구(정영미), 어머니선도회(박정순), 재난구조협회익산여성위원회(이해정), 생활개선익산시연합회(정미숙), 한국부인회(신혜경), 대한미용사익산지부(서순애), 농가주부모임(고금연), 소비자교육중앙회익산지회(신희자), 대한어머니회(김순희), 원불교여성회(정민자), 한국여성유권자전북연맹익산지부(박은숙), 익산성폭력상담소(도성희) 등이다.



▲협의회가 하는 일은
-익산여성들을 위한 권익증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아직까지 사회 전반적으로 전해지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책을 집행하는 익산시와 여성들 사이에서 양성평등을 위해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성을 위해 필요하고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시에 제안하기도 하고 여성권익증진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나눔 봉사도 함께 하고 있다. 작년에는 생리대 후원과 장학 사업을 많이 했다.



▲최근 3년간 실시한 주요사업에 있다면
-대표적인 행사가 딸기잼 만들기다. 해외 교포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서 주문할 정도다. 협회 회원들이 직접 익산 지역에서 재배된 딸기 2500~3000kg을 수확해 1천200여개(1.2kg/병) 딸기잼을 만든다.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웰빙 제품으로 인기가 높다. 2007년부터 해마다 실시하는 사업으로 수익금 일부는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이밖에도 전통장 담그기, 아이 낳기 좋은 세상 익산 만들기(임산부 교실 운영 및 홍보), 티소믈리에 교육, 원예교육과 소품 만들기, 천연화장품 만들기, 행복한 가정상 선발, 여성리더십 지도자 워크숍, 양성평등 주간 기념행사, 소외계층 김장 담그기, 익산프로줌마페스티벌(2014) 등을 진행했다.



▲여성단체협의회를 운영하는데 주안점은

-목표는 한 가지다. 익산 여성들을 위해 좋은 연대를 하자는 거다. 마인드 자체를 높이자고 자주 말한다. 여성단체협의회가 무엇을 해줄래가 아니라 여성단체협의회를 위해 무엇을 할까는 생각을 하자는 것이다. 여성단체협의회의 발전을 위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소수의 목소리도 귀 기울여 듣고 있다. 혼자 내딛는 걸음 백보보다 함께 내딛는 발걸음 하나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여성단체협의회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성단체와 함께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는 늘 문이 열려있다. 회원 가입 대상 단체는 20인 이상, 1년 이상 봉사경력단체로 소정의 가입비와 월 회비를 받고 있다.



▲협의회를 꾸리면서 어려운 점은
-익산이 여성가족친화도시로 여성단체협의회가 지역 여성을 위한 대변자로 창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시 재정이 열악해 타지자체에 비해 아직은 뒷받침이 부족한 형편이다. 여성단체협의회에서도 장 담그기, 딸기쨈 만들기, 각종 교육이나 행사가 많은데 이러한 공감형성을 위한 공간이 상하수도사업단 3층에 위치해 접근성이 다소 부족하다. 여성가족친화도시가 구호에만 그치지 않기 위해선 여성단체 활성화가 필요하고 좀 더 많은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익산시청 민원게시판에 최근 출산정책 관련 민원들이 쇄도하고 있다. 1~6월에 출산을 앞둔 엄마들이 7월에 시행되는 출산보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여성들의 어려운 현실과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회의 안정적 발전과 유지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출산이 필요하다고 본다. 요즘 시에서 하는 사업이 ‘저출산’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는데, 이와 관련 지급되는 출산보조금도 소급적용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한편 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아이낳기 좋은세상 익산만들기’사업이라고 해서 임산부교실운영, 아빠교육, 저출산 관련 홍보를 해오고 있다. 올해는 다문화가정여성을 위해 친정엄마 모셔오기 항공료 지원도 새롭게 계획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협상, 평화의소녀상 건립 문제에 대한 생각은

-위안부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 한국정부는 일본정부와 재협상을 해야 된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일해야 할 외교부, 화해치유단체가 어느 나라 누구를 대변하는 사람인지 피를 토할 지경이다. 정신적 치매를 앓고 있어 서명을 할 수 없는 할머니를 모셔다가 돈을 받아가게끔 하는데 분노가 일더라. 화해치유단체가 할머니들의 명예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 없이 일본이 낸 출연금을 빨리 소진시키려고 하는 것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
국회의원이 나서서 출연금 수령 명단을 보자고 하는데도 공개를 안 하더라. 부산 평화의소녀상 문제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외교 점수는 빵점이다. 우리나라 역사조차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아쉽다.



▲익산에서도 평화의소녀상 건립 추진 움직임이 한창인데
익산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과는 “우리가 함께 나서서 해야 될 일이다”라고 보고 있다. 현재 협의회는 익산 평화의소녀상 건립 시민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로 들어가 있다. 최근 여성단체협의회 이름으로 30구좌를 건립금으로 기부해 ‘평화나비 3호’ 현판을 받았다. 협의회에 가입된 개별 회원 단체들도 소녀상 건립 기금 마련을 돕기 위해 각각 모금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협의회 소속 개별단체 회장들도 “우리들이 조금 더 똑똑해지고 현명해지자”고 이야기하고 있고, 서로 이런 활동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2016년 7대 뉴스 가운데 ‘강남역 살인사건’을 꼽았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를 여성혐오 범죄로 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우선 피해자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일례로 여성의 옷차림에 대한 시선 차이가 있다. 남성들은 여성의 개방적인 옷차림 때문에 해당 여성이 성범죄의 표적이 된다고 한다. 이 말 자체가 앞뒤가 잘못됐다. 범죄를 저지르는 남성들로 인해 무고한 여성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여성을 사람이 아닌 도구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남역 살인사건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문제가 심각하다. 사람보다는 돈이나 물질이 우선이고 생명존중이 없다보니 현실에서도 연결되는 것 같다.



▲한국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OECD국가 중에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성들의 공직사회비율이 높아져야 양성평등사회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는데
-물론이다. 여성의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건 여성이다. 남성의 생각이 틀리다, 나쁘다가 아니라 여성의 의견이 중요한 보직은 여성이 할 수 있게끔 해야 된다.
이를 위해 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여성공무원 승진 기회를 넓히기 위한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최근 이뤄진 여성리더 간담회 자리에서도 정헌율 시장님께 익산시가 여성가족친화도시라 정책적으로 무조건적 배려한다는 것보다는 열심히 일한 여성들에게는 승진의 기회가 충분히 있어야 된다고 말씀드렸다.
여성을 대변해줄 수 있는 여성국장의 필요성을 건의 드린 것이다. 이점이 반영된 것인지 올해 서기관(국장)인사에서 복지환경국장에 여성공무원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익산시 이지영 부시장님도 취임 후에 지역 여성단체와 교류를 많이 하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성의 정치진출도 더 활발해져야 할 것으로 보는데

-2016년 기준 여성국회의원 비율이 17%로 OECD 회원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더군다나 국내 여성 국회의원 후보의 가산점 제도가 유야무야 된 것으로 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성 후보 가산점제도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고 또 필요하다. 여성이 국회에 진출했을 때 여자들의 관점으로 기존 남성정치인들과는 다른 차별화되고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정치인이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익산 여성들을 위해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나
여성발전을 위해 힘쓸 수 있는 모임을 구상 중이다. 지역에서 여성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지역에서 여성리더를 양성할 수 있도록 말이다. 품성이 좋고 내면의 향기가 나는 여성지도자들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익산 여성 발전과 변화를 꾀하고 싶다.



▲익산시 여성들에게 한 말씀

현실은 어렵지만 그럼에도 익산 여성들이 조금 더 현명하고 밝은 성품을 가졌으면 좋겠다. 주변 시야도 멀리 보면서 더욱더 여성들 자신을 위해서 현명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익산시여성단체협의회에서도 여성 권리 증진의 대변자로서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이해정 총무와 정영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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