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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장점마을의 이유 있는 암(癌)
  • 홍문수 기자
  • 등록 2017-03-15 19:36:00
  • 수정 2017-07-02 11: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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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동안 암 환자가 15명이상 발생한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장점마을 인근에는 유박비료(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업체가 있다.


유박(油粕:oil-cake)은 피마자(아주까리), 참깨, 들깨 등의 기름작물에서 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를 말하고 비료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중에서 ‘피마자 유박비료’는 맹독물질인 리신(Ricin)이 들어 있어 반려견과 고양이 등 야생 동물에는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리신(Ricin)은 아주까리 열매에서 추출된 가장 강력한 자연 발생 유독물질 중 하나로 청산가리보다 6천배나 강해 극소량으로도 성인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으로는 호흡곤란과 고열, 극심한 구토 등을 유발하고 호흡기 주변의 괴사 등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전해지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해독제는 없다.


‘리신‘은 식물에서 추출된 독 중에서 가장 강력하여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생화학테러물질 B군에 속한 치사 독 인자와 혈구응집인자를 가진 독성 당단백질로도 유명하다.


피마자는 기름을 짜내는 과정에서 열을 가하면 독성이 모두 없어지므로 식용 피마자유는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문제는 불완전 연소에 있다.


리신은 열에 약해서 열처리, 포르말린, 단백질 분해효소 처리 등으로 독성을 잃지만 열처리가 불완전하면 심각한 중독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리신의 독성은 청산가리의 6천배에 이르고 체중 60㎏ 기준 성인의 치사량이 18㎎에 불과할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다.


이러한 피마자 유박비료를 먹은 동물의 죽음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또한, 유박비료는 과자처럼 생기고 냄새도 향긋해 아이들이 먹을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3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이름으로 배달된 백악관 우편물에서 리신이 검출돼 비상이 걸린바 있다. 살해 협박용으로 리신이 사용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피마자 유박은 현행법상 비료 원료로 사용해도 무방한 합법적인 재료인 것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피마자 유박비료가 청산가리의 6천 배나 되는 독성을 갖는 리신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료업체, 농촌진흥청, 원료 수입업체들이 알고 있지만 사실상 방치 상태"라고 털어놓으며, “현재 피해사례는 반려동물이나 가축, 야생동물 등에 국한돼 있지만 인체에 끼칠 피해를 생각하면 근본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가정이나 상점의 화분에도 피마자 유박비료가 사용되고 있어 유아나 아이들도 먹을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 또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가습기 살균제처럼 수백 명이 피해를 본 뒤에 대책을 마련하면 늦기 때문에, 서둘러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정확한 성분 분석과 임상실험을 거쳐 유해성 확인과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장점 마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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