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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행정기능 서울로…지역경제 비상
  • 홍문수 기자
  • 등록 2017-04-05 1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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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TF팀 가동, 서울에 100주년 기념관 수백억 투입 신축
2019년 이전 유력, 인력 100~200명 원불교 기금도 함께 옮겨










원불교 행정기능을 총괄하는 교정원 서울이전이 구체화 되고 있다. 원불교는 최근 서울 흑석동에 있는 원불교 서울회관을 원불교 100주면 기념관으로 신축하기 위해 지난 달 28일 신축 봉고식을 거행한 가운데, 교정원은 이 건물이 준공되면 이전할 예정이다.


원불교 교정원 서울 이전은 매우 구체적이다. 지난 31일 원불교 신문은 ‘교정원 서울 이전 방향 구체화 작업’이란 제목과 함께 ‘TF 3차, 이전 당위성 정립, 각 부서 업무분석 진행’이란 부제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교정원 서울이전에 대한 방향이 가닥을 잡고 있다. 9일(3월) 교정원 법은관 소회의실에서 교정원 서울이전 TF 3차 모임이 진행됐다”며 “이날 위원들은 먼저 교정원 서울이전 이견(異見) 대응방안과 교정원 서울이전 ‘방향’의 구체화 작업 등 이전에 따른 이론적 당위성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는 원불교 교정원 서울 이전이 이미 결정된 것을 의미한다. 특히 서울 이전 ‘이견’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은 익산 지역사회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되는 부분이다. 원불교 교정원 서울 이전 TF팀은 이에 대한 당위성을 검토했다.


원불교 신문은 이전 ‘방향’ 구체화 작업에 대해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경산 종법사의 ‘교정원 서울이전 주요방향(역할)에 대한 5가지를 보도했다. 5가지 방향은 ▲한국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 ▲융화를 통한 성장방안 ▲교법의 미래비전 제시 ▲시민사회 참여방안 ▲북한교화 문제 관심 등을 기본전제로 한 이론적 정립과정이라고 보도했다.


교정원 서울이전은 원기 100년을 맞아 원불교가 익산이라는 지역을 떠나 세계종교를 지향하는 종교로 거듭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익산이 특정 종교의 견제와 정치권의 수수방관 속에 무산된 익산국제마음훈련원 건립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원불교 관계자는 “국제마음훈련원 무산은 물론 원광대 학생들이 요구하고 있는 시외버스 승강장 하나도 지역이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익산시가 전입 대학생들에게 준다는 전입 보조금도 다른 지자체에 비하면 열악한 편이다”고 토로했다.


만약 원불교 교정원의 서울 이전이 현실화 되면 원불교는 태동기 전남 영광, 전법성지 전북 익산이라는 호남에서 벗어나 서울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원불교가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온 익산으로서는 행정 기능을 총괄하는 교정원이 서울로 이전하면 지역경제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100~200 명이 넘는 인력 유출은 물론 자금 유출도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원불교 자금은 총부가 있는 익산 원광 새마을 금고가 관리하고 있으며 그 규모가 상당하지만, 교정원이 이전하면 함께 서울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정원 서울이전 소식이 알려지자 정헌율 시장은 지난 달 31일 원불교 총부 교정원(원장 한은숙)을 방문 했다. 이 날 정 시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고 익산시와 원불교의 상생발전을 위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정헌율 시장은 교정원장과 면담에서 “익산에서 원불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순히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원불교 성지로서의 위상이 있고, 원불교 본부가 수도권으로 이전하게 되면 익산시민들은 큰 충격과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원불교 이전은 지역의 중심축이 없어지는 것으로 이전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은숙 교정원장은 정 시장의 요청에 대해 원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운영 중인 태스크포스(TF) 관련 일부 업무를 서울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행정 기구인 문화교육팀이 이미 서울로 이전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원불교 내부 TF팀이 꾸려지고 있어 원불교 교정원 서울 이전은 돌아오지 못할 다리가 된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익산 원불교를 찾는 교도들의 발걸음도 현저하게 줄어 지역경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원불교 서울 100주년 기념관(지하 4층 지상 10층)은 최근 설계완료와 함께 요진 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520억원에서 650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건물 완공 시기는 2019년으로 예상되어 교정원 이전 시기도 이와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일에는 독실한 원불교 교도인 삼성가 홍라희 여사가 방문하고,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회장직 사퇴 1주일 전 익산 총부를 방문해 교정원 이전설과 함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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