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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직접 가꾸는 푸른 숲 익산
  • 고 훈 기자
  • 등록 2017-04-05 11: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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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에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은 ‘나무심기’

미세먼지 연일 최고치, 모현동 151, 팔봉동 159 ‘매우나쁨’
전국체전 계기로 대대적인 나무기증·헌금 신청 접수 받아
시 5년간 사업비 106억 투자…시민숲 2개소, 미니화단 설치
“대를 이어 시민들이 직접 가꾸는 나무, 숲으로 지속되길”







우리 가족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따사로운 봄날의 불청객인 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이 있다. 바로 보다 더 많은 나무를 심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숲은 연간 107만 톤의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등을 흡수한다. 1㏊의 숲은 연간 총 168㎏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하는데 나무 한그루만 심어도 연간 미세먼지 35.7g을 줄일 수 있다. 상쾌한 공기는 덤이다. 느티나무 한 그루(엽면적 1,600㎡)가 연간 제공하는 산소는 성인 7명이 연간 필요 산소량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해결해주는 도시숲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녹지에 대한 접근성을 의미하는 ‘숲세권’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도시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익산은 도내에서 미세먼지 수치 최고치를 연일 기록하고 있어 시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식목일을 앞둔 지난 2~4일간 한국환경공단의 미세먼지(PM10) 측정결과, 익산에서 팔봉동 159㎍/㎥, 모현동 151㎍/㎥ 등 ‘매우나쁨’ 상태로 번갈아 전라북도에서 최고치를 찍었다. 최근 30일간 익산이 도내 최고치를 기록한 날짜도 절반인 16일이나 된다.


이에 익산시는 2018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푸른 숲 익산 만들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체전기간 동안 타지에서 1만명 이상이 익산에 머물 것으로 보여 도시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것인데, 이에 발맞춰 녹지공간 조성에도 최고의 호기를 맞이한 셈이다.


익산시는 지난 3월2일 사업 주관단체인 푸른익산가꾸기운동본부 관계자와 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하고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민, 관, 기업의 협조체계를 구축해 시민 및 기관단체로부터 헌수목을 기증받는 등 시민들과 함께 대대적인 나무심기 운동을 활발히 전개해 도시를 푸르고 건강하게 가꾸어 나갈 계획이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시는 깨끗하고 청정한 도시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의 숲인 ‘전국체전 숲’ 2개소를 부송도서관 옆(600평)과 동익산역 폐선 부지 내(600평)에 조성하고, 시내 공한지 등에 미니화단 100개를 조성하여 시가지 내에 꽃과 나무를 대대적으로 식재한다.


또한 서동공원 내에 무궁화동산을 조성하고 함라초등학교 외 7개 학교에 교목과 관목류를 식재하여 학생들에게는 자연학습 공간을 주민들에게는 녹색쉼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시는 2021년까지 총 106억원을 투자 가로수 식재, 시민의숲 조성 등 녹색공간 확충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대기오염, 도시열섬현상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예정이다.


시와 푸른숲가꾸기운동본부는 이러한 사업성과를 높이고 시민 참여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시민 및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헌수목을 기증받고 있다. 헌수대상 수목은 철쭉 등 관목류와 소나무, 느티나무 등 교목류로 수형이 양호하고 대경목이 아니면 가능하다.


수목 보유자가 헌수의사를 밝히면 익산시 도로공원과에서 현장 확인을 거쳐 대상나무를 결정한 후 이식계획을 수립하여 수목식재 적기인 봄과 가을에 이식하게 된다. 기증된 수목은 시민의 숲(2개소 예정)등에 기증자 인식 표찰을 부착해 식재되며, 지속적인 관리를 받게 된다.


시민들의 참여로 조성되는 숲인만큼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적은 돈, 사용치 않는 나무일지라도 값지게 쓰일 수 있다. 우리 후대를 위해서라도 녹지공간의 확대와 관리는 꼭 필요하다. 4월5일 식목일에 앞서 푸른 숲의 중요성을 느끼는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통해 꽃과 나무로 채워진 푸른 익산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기부 및 헌수는 인터넷 홈페이지(greeniksan.or.kr.)을 통해 연중 모집하며 익산시 도로공원과(☎063-859-5889) 또는 푸른익산가꾸기운동본부(☎063-854-4300)에 전화 신청하면 가능하다. 신청방법은 현물 또는 현금으로 가능하고 현금은 반드시 푸른익산가꾸기운동본부에 신청해야 한다.








"나무에 대한 애정이 곧 지역사랑입니다"
<미니인터뷰> 김근섭 푸른숲가꾸기운동본부 이사장





▲운동본부에 대한 간단한 소개
-숲은 우리들의 미래다. 이제 더 이상 다음으로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의 시급한 문제이다. 그래서 좀 더 나은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비영리민간단체로 ‘푸른익산가꾸기운동본부’가 만들어졌다.



▲운동본부가 하는 일은
-지난 2007년 설립이후 익산 4대관문로 주변 경관조성과 가로 공간 및 근린 공간 등에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등 익산시 도시 미관 개선에 앞장서고 있으며 시민의 숲 조성을 위한 헌수·헌금운동을 꾸준히 펼쳐오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 결과 2008년부터 현재까지 총 4억 4천여만 원의 기부금과 금송을 비롯한 16종의 헌수목 2만5천여 본을 기증받았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과 수목들을 활용하여 백세건강지원센터를 비롯한 익산 예술의전당, 배산 체육공원 등 익산 곳곳을 푸르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바꿔가고 있다. 올해 역시 활발한 헌수·헌금운동을 통하여 녹색도시 익산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시민 숲(전국체전 숲) 추진 배경은
-조한용 시장 재직 시절, 익산시에서 영등공원을 조성하면서 시민들에게 수목기증으로 만든 전례가 있다. 전국체전을 계기로 이를 다시 재현해 지속적인 나무친화운동을 펼쳐나가려고 한다.


이번 도시숲 조성으로 나무 심기 운동을 계속적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른보다는 아이, 혼자보다는 여럿이 이번 시민 숲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가족과 가문별로 심는 나무가 생겨서 대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지
-먼저 시에서 조경기사가 설계를 통해 숲의 아우트라인을 계획할 예정이다. 이런 설계를 바탕으로 시민들과 기업의 접수와 신청을 받아서 심을 나무와 자리를 선택해 숲 조성이 이뤄질 예정이다. 추정치로 약 3~4천여 정도가 이번 시민 숲 조성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



▲시 녹지조성사업이 주로 푸른숲가꾸기운동본부를 통해 이뤄지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조경 사업하는 분들에게 간혹 오해를 사기도 한다. 운동본부는 정부사업으로 편성된 예산과는 별도로 기부된 나무와 헌금을 통해 개별적으로 이뤄진다. 다른 지역사업자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



▲나무심기에 대한 기업의 관심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까
-기업 주변 도로를 해당 기업도로로 이름을 바꿔서 기업이 직접 관리하게 만들면 좋을 것이다. OO사의 OO로 주변 가로수는 해당 기업 임직원들이 직접 물도 주고 관리도 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이런 사업의 가치를 환산해서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민관협력거버넌스를 구축하면 어떨까. 시 예산도 절감되고 기업 직원들이 나무를 돌보면서 환경정화에 기여도 하고 애향심도 생길 것이다.



▲다른 나라는 나무심기가 얼마나 활성화되어있나
-우리나라는 4월5일을 지정해서 식목일 행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식목일을 제정한 나라가 많지 않다. 이를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다른 나라들은 나무 심는 일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는 아이를 낳아도 나무를 심고,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 되도 나무를 심는다. 결혼기념일도 한 번 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1주년, 2주년, 이런 식으로 나무를 계속해서 심는다. 나무를 심고 나서도 스스로 가꾸는 노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이런 정도가 되면 정부에서 나무심기를 권장하지 않아도 된다. 공간만 제공해주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무를 심고 가꾼다.


▲평소 ‘요람부터 무덤까지’로 대변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산림복지를 강조해오셨는데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애주기별로 숲과 친화적인 문화가 뒷받침된다면 시민들의 삶의 질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어릴 때는 ‘육아 숲 체험장’에 다녔다면, 학교에선 좀 더 심화된 산림교육을 받고, 사회인이 되어서는 DIY가구로 스스로 톱질도 해가며 자신만의 가구도 만들고, 화분도 가꿔나가는 식이다.


또 휴가 때는 산림캠핑장을 다니고, 장년이 되어서는 숲 휴양림에서 삼림욕을 즐긴다. 노인이 되어 흙으로 돌아갈 때 즈음엔 수목장으로 한다. 자연에서 나서 자연을 즐기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명의 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한 말씀
-나무를 심고 가꾸면 나무에 대한 고마움과 나무에 대한 애정이 저절로 생긴다. 현재 익산은 공유지가 부족해 지금까지 일반 시민들의 나무 심기 운동에 다소 제한이 있었다. 이번 전국체전을 계기로 도시숲이 2곳 만들어진다.


시민들이 직접 나무심기에 참여하며 후손들에게 자랑스레 자신이 심은 나무와 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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