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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농업인에게 6차산업 미래 달렸다”
  • 고 훈 기자
  • 등록 2017-04-05 1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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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 경영 의사결정 참여도, 토지 공동명의 비율 높여야
교육 욕구 높지만 현실적인 제한…기계조작 등 배움 확대 필요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 문화복지 시설, 맞춤형 제도 보완 절실
농산물 가격 및 유통안정화, 북부권 로컬푸드직매장 필요 주장




송경순 한국여성농업인익산시연합회장





농업의 6차산업화의 주체는 바로 여성농업인이다.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에 따라 농업의 6차산업화가 각광 받으면서 농산물가공과 농촌관광, 교육농장 등에서 여성농업인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미 시작된 농촌사회의 변화에 여성농업인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더 이상 농업 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실은 양성평등 문제, 직업역량 향상, 복지문화시설 부족 등 여러 가지 난점이 있어 결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여성농업인이 직면한 어려움과 요구들을 반영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 2월23일 여성농업인 권익향상을 위해 설립된 단체인 (사)한국여성농업인익산시연합회에 송경순 회장이 취임했다. 함열읍 출신으로 8대 감사를 역임하고 9대 익산시연합회장으로 추대되어 취임한 송 회장은 “앞으로 2년 동안 익산 여성농업인을 대표하여 농업발전과 여성농업인의 권익향상에 앞장서는 대변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날 임원으로는 이명희(망성) 수석부회장, 김경숙(함라) 정책부회장, 이연옥(삼기) 사업부회장, 유선주(춘포) 대외협력부회장이 각각 취임했다. 송 회장은 임원, 회원 등 170여명의 구성원들과 함께 지역농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도록 여성농업인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송 회장을 통해 지역 여성농업인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취임 소감 한 말씀
-먼저 익산여성농업인들에게 고맙다. 지역 여성농업인의 지도자로서 역할을 다하게 된 데에 부푼 기대도 있지만 사실 책임감이 훨씬 더 무겁다. 앞으로 여성농업인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여농에 대한 간단한 소개

-한국여성농업인연합회는 여성농업인의 권익보호와 지위향상을 위해 설립된 단체다. 지난 1996년 농림수산식품부 소관의 사단법인으로 출범하였으며, 전국 후계자부인과 여성후계자의 친목도모, 농어업경영의 합리화, 과학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여농 익산시연합회가 하는 일은

-익산에는 170여명의 회원이 있다. 회원들 개개인이 바로 벼농사, 시설채소, 축산 등 농업 현장에서 뛰는 여성농업경영인이다. 농사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1년에 5~6차례 의식선진화 교육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현장교육도 실시한다. 다른 농촌현장에서 배우는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서다. 문화교육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복지시설 김장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직 운영의 방향은
-직전 회장님들이 훌륭한 분들이셨다. 이분들의 뜻을 이어서 임원진에 많이 물어보고 회원간에 소통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회원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많은 바 열심히 농업활동을 하는 가운데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런 측면에서도 회원 간에 의사소통을 격의 없이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틀 생각이다. 가정에서 겪은 어려움도 같이 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의논할 수 있는 모임이 되었으면 한다.



▲여성농업인은 남성과 달리 일과 가정에서 역할을 강요받으며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아울러 직업적 지위에 대한 인식도 ‘무급가족종사자’정도로 낮은 상황인데.

-최근 전북연구원에서 발표된 여성농업인의 생활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농지나 가옥 등 부동산의 70%는 남편 명의로 되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농업인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으로는 공동명의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성농업인의 직업적 지위에 대해서도 39.3%가 ‘무급가족종사자’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농업활동 관련 의사결정 참여도 낮은 수준이다. 이는 양성평등 문제도 결부되어있다. 남편이 하니까 아내는 따라야한다, 따라가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여성이 주체적으로 농업에 참여할 수 있고, 농업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다시말해 앞으로 농업이 발전하려면 여성농업인의 권익향상이 필수 전제조건인 셈이다.



▲여성농업인도 자체적으로 농업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렇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여성농업인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야 된다. 농업전문가로서 자체적으로 끊임없이 개선하고, 배움도 이어나가야 우리 농촌이 발전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농기계 조작 관련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농기계 조작 교육 기회가 적은 현실이다.


여성농업인들은 농업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욕구가 높고, 새로운 농업기술과 정보에 관심이 많다.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해 사회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해 교육의 기회나 폭이 지금보다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



▲최근 익산시의 방역대책에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등 감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익산시 공무원들이 엄청 애쓰고 있다. 그런데도 여기저기서 AI가 터져서 유감스럽다. 특히 참사랑동물복지농장은 너무 안타깝다. 잠복기도 지난 상황인데 닭들이 무슨 죄인가. 살처분 명령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익산시가 시행하는 농업인 월급제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사실 ‘눈가리고 아웅’식의 실효성 없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진짜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는 아니다. 1년 수입을 나눠서 월급으로 받는다고 하지만 결국은 내 돈을 미리 받는 것이다.


농민들은 1년 농사를 지어서 농협 대출 갚아 근근히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추곡수매하고 겨울에 생활하려면 또다시 대출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결국 농민들을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 행정에서는 농민들에게 홍보도 열심히 하고 월급제에 동참하라고 적극 권유하고 설득하고 있지만 제도의 실질적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다.


농민들에게 정말로 도움을 주고 싶다면, 낮은 이자율로 농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금융기관 등에서 자격조건과 문턱을 대폭 낮춰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대선모드로 돌입해 각계에서 공약 반영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여성농업계가 차기정부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다. 농촌이 없으면 정부도 무너진다. 여성농업인들이 자신의 땅에서 생산할 농산물을 마음 놓고 유통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실행하지 않는 헛공약으로만 내놓는 건 사양이다.


또 농업인의 날(11월11일)은 있지만, 여성농업인의 날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 그 날 하루만이라도 여성농업인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제로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을 정부가 내놓길 바란다.


특히 농촌에 문화시설이 많이 부족하다. 여성농업인 생생바우처가 지원되고 있지만 좀 더 확대 실시되어야 한다. 아울러 귀농 귀촌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원이 확산되어야 한다. 그리하면 아이 울음소리도 많이 나고, 젊은 층도 많이 유입될 것이다.


지역에서도 농민들이 지방정부를 신뢰하고 안정적으로 쌀과 우리농산물을 생산하고 유통판매할 수 있도록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로컬푸드직매장도 북부권에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농축산업계가 피해가 많은데

-김영란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청렴도 향상을 위해서 꼭 필요한 법이다. 다만 지금의 기준보다는 다소 완화될 필요성도 있다는 생각이다.


김영란법 시행 한달 만에 한우 도매가격은 15,845원으로 내려갔으며, 2015년 6월 15일 15,577원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5,000원대를 기록했다. 김영란법은 시행 이후에도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적용 대상과 모호한 해석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무조건 선물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인식이 업계 상황 전체를 악화시키고 있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업계의 현실을 고려한 수정보완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여성농업인에게 하고 싶은 말씀

-쌀값 폭락, AI, 계란수입, 채소 값 하락 등 농업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위기가 기회’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아울러 회원 분들에게 새롭게 구성된 임원진에게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지해주길 부탁드린다. 한여농익산시연합회가 여성농업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여성농업인 권익 향상’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송경순 회장 약력>
-한국여성농업인 익산시연합회 회장
-익산군산축협 대의원
-북익산농협 대의원
-석치마을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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