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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 익산투데이
  • 등록 2017-05-28 2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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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1970년대 미 평화봉사단이 한국에 왔다
단원 중 팀 윌슨은 나태일이라고도 불렸다
매주 일회 원어민교사로 온 고등공민학교
수업 중 통역교사에게 종료시간을 물어왔다
two minute!  two minute!
2분정도가 남았다는 순간
그의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요란한 물소리, 그리고 정적
......
바지가 젖어들고 교탁을 적시며
수습하지 못한 당혹감과
지난한 학생들을 지켜주려 했을법한 2분과
백여 개의 눈동자가
흙바닥교실의 낮은 곳으로 모여들었다
 
보조교사가 타종을 알리러 간 사이
그의 입에서 연방 쏟아져 나오는 understand?
황소 눈 끄먹끄먹 아무도 답하지 못하는데
철거덕 찌걱, 철거덕 찌걱,
자답이 흘러나왔다 
뒷주머니의 볼록한 지갑이 긴 다리에게
긴 다리가 다시 선생의 구두에게 일러준
몸짓언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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