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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의식 조기교육으로 인식 전환 필요”
  • 익산투데이
  • 등록 2017-05-28 2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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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은(익산여성의전화 회원)




장미는 그저 아름다운 꽃이 아니다.


여성노동자의 꽃으로 거듭난 `장미`. 여성노동자를 장미에 빗댄 세 가지 의미. 단결과 투쟁, 그리고 여성노동자들이 흘려야 했던 피. 촘촘하게 뭉쳐진 꽃망울은 단결을, 날카로운 가시는 투쟁을, 붉은빛은 억압받는 이들의 피를 상징한다.


1912년 미국 섬유공장의 투쟁은 `빵과 장미의 파업`으로 불리면서, 훗날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빵과 장미`의 모티브가 되었다. 지금도 ‘세계 여성의 날’에 장미꽃을 주고받고, 영국에서 노동자가 장미꽃을 가슴에 꽂고 투쟁하는 이유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이루어진 ‘장미 대선’이 끝났다. 빨갛게 피어난 한 송이 장미가 아름다운 것은 그 옆에서 함께한 초록의 잎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치에 눈 감은 동안 얼마나 많은 정치제도와 정치인들이 세상을 제멋대로 주물렀는지, 우리가 얼마나 그들에게 휘둘리며 살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던 장미 대선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을 시작으로 감았던 눈을 뜬 유권자들이 많아졌다.


‘탄광노조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대처를 닮고 싶다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강성 귀족노조를 타파하겠다”고 발언했다. “동성애 때문에 지금 우리 얼마나 대한민국에 지금 에이즈가 만사천명 이상 에이즈가 창궐하는 거 아십니까?”라는 거짓 공격을 일삼았다.


19대 대선 과정에서 드러났듯 대선 후보들의 성평등 의식은 취약했다는 게 중론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여성 비하적 발언이나 여성인권 침해 경험이 공중파를 통해 거침없이 말해졌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성평등·인권 의식이 얼마나 낮은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젠더폭력 방지로 어린 시기부터 공교육에 성평등·인권교육을 포함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아기 때부터 성에 대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며 공교육에서 성평등·인권교육이 이뤄지도록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필자는 이 공약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혐오 표현이 만연한 온라인 문화를 접하는 연령이 점점 어려지는 것도 제대로 된 성평등 교육이 시급한 이유다. 최근 초등생들은 유튜브, 1인 방송 진행자(BJ)들을 흉내 내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명 영상에서 여성혐오적 발언은 빈번하게 등장한다. 중학생 이상이면 이미 자신이 구축한 사고방식을 깨기가 상당히 힘들기에 초등교육부터 기본적 인식 틀을 건전하게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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