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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기쁨으로 가득한 삶
  • 익산투데이
  • 등록 2017-05-31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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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춘자(익산여성의전화 대표)




“생리 축하합니다. 우리 딸 첫 생리 축하합니다.”


첫 생리를 하는 딸에게 아빠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동료의 조언을 받고 생일축하처럼 한 드라마의 장면이다. 아빠는 성인이 되어가는 딸을 축하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했지만 딸과 아내는 망신스러워 그 자리를 뜬다.


좋은 의도였지만 상대방이 민망스러워한다면 그것은 호의가 아닌 희롱이 되는 것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민감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송은 우리 일상의 삶에 너무나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방송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점검하고 지켜야 할 내용을 담은 ‘방송이 왜 양성평등한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야 할까요?’라는 양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제작·배포했다.


안내서에 따르면


ㅇ주제선정에서부터 특정 성의 시각이나 관점이 배제되지 않아야 하며, 성 불평등한 현실을 소재로 방송을 제작할 경우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거나 단순화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방송사 전체 프로그램에서 양성평등 관련 주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해 볼 것을 제안했다.


ㅇ방송이 남성과 여성 모두를 균형 있게 대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터뷰 대상자나 출연패널 등을 구성할 때 양적·질적인 면에서 양성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남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특정 성이 보조적 역할에 머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강조했다.


ㅇ성역할 고정관념을 깨고 양성의 다양한 삶을 보여줘야 한다. 한 병원드라마에서 남성간호사를 등장시켜 전문적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좋은 방송 사례로 제시됐다.


ㅇ성폭력·가정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선정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뉴스보도 등에서 당시 상황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묘사해 사건을 선정적인 볼거리로 만들지 않고, 성범죄를 관용적인 시선으로 다루거나 성범죄의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장면을 담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ㅇ성차별적인 언어사용에 대한 민감성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여자는~해야”, “남자는~해야” 같은 성 고정관념을 담은 언어적·시각적 표현이 있는지 살펴봐야 하며, ‘영계’, ‘꿀벅지’, ‘180㎝미만 루저’ 등의 표현이 방송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난숙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은 “방송에서의 잘못된 성 고정관념과 성 상품화는 일반 성인뿐 아니라 자라나는 아동·청소년의 성역할 사회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송제작진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방송에서 잘못된 성 고정관념을 확대 및 재생산하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었으므로 이 안내서대로 실천되어 우리사회가 보다 더 성평등한 사회가 되어 하루하루의 삶이 기쁨으로 가득한 나날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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