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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가족 이야기
  • 익산투데이
  • 등록 2017-06-05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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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인숙(익산 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장)   ⓒ익산투데이
▲ 손인숙(익산 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장)   ⓒ익산투데이

 

 

아빠 상어가 면도를 한다고 쓱쓱 싹싹
엄마 상어가 설거지를 한다고 쓱쓱 싹싹
오빠 상어가 태권도를 한다고 이얍이얍
누나 상어가 화장을 한다고 톡톡톡
아기 상어가 우유를 먹는다고 얌얌얌

 

얼마 전 우연히 듣게 된 상어가족이라는 동요다. 

 

설거지 하는 엄마, 화장하는 누나로 성역할은 구분하는 노랫말이 여전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부르고 있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여성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약하고, 부드럽고,  수동적이라 가사 일나 자녀 돌봄, 외모를 치장하는 일에 어울리고 남성은 강하고, 합리적이고, 적극적이라서 돈을 벌어와 가족을 부양해야하거나 정치, 과학, 기술영역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을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라고 한다.

 

성별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평가 되며, 더 적은임금, 불공평한 기회, 성적 안전도의 위협 등을 경험한다.

 

이것은 여성이 한 개인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사회구조를 만들고  이러한 구조 속에서 여성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이 친밀한 관계의 남성인 아버지나 남편에게 주어지는 문화적 관념이 생산되고 유지된다.

 

즉 여성이 가사와 돌봄 역할에 맞는 DAN를 남성보다 듬뿍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가 여성의 역할을 그 일만 하도록 한정시키고 있는 것이다.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아내학대를 정당화 하는 토대로 이용되기도 한다. 여성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 따로 있고 이를 위반할 때 남성이 교정할 권한이 있다는 믿음이나 여성은 가정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믿음은 아내를 학대한 남편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시키는 논리로 사용된다. 

 

내가 만난 가해자들은 ‘밥을 잘해주지 않았다.

자녀를 잘 돌보지 않았다.

내말을 수긍하지 않고 토를 달았다’는 이유를 들며 아내행동을 비난했다.

 

자신이 한 폭력의 잘못을 인정하지만 여성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조금 세게 교정시킨 것뿐라는 것이다.


국민동요인 날씬한 엄마곰과 귀여운 아기 곰은 누구의 관점일까? 엄마곰과 아기 곰  에게 날씬함과 귀여움을 강요하는 아버지의 관점은 아닐까?


상어가족 노래를 ‘아빠 상어가 설거지를 한다고, 오빠 상어는 동생을 돌본다고
엄마 상어는 밥을 먹는다고, 누나 상어가 태권도를 한다고‘ 로 바꿔서 불러 보자.


밥하고 설거지 하는 엄마가 이제는 편히 밥을 먹을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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