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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상임이사는 무보수? - `문화는 공짜다`는 의식의 발로
  • 정용하 기자
  • 등록 2017-07-25 14:05:00
  • 수정 2017-07-25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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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익산문화재단 상임이사 모집 공고…6개월 임기
대표이사제 도입하고 합당한 급여 지급, 직원 물갈이 필요성도

 

익산시가 (재)익산문화재단(이사장 정헌율)의 새로운 상임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공개 모집절차에 들어가 지역 문화예술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익산문화재단 상임이사 공개모집은 이수근 상임이사가 사퇴함에 따른 보선이다.

이수근 전 상임이사의 임기는 내년 3월14일까지였지만 서동축제 졸속 추진 등의 이유로 여론의 비판이 비등하자 중도 하차했다.

 

이에 따라 새로 선임되는 상임이사는 그 잔여임기를 채우게 돼 재임기간은 모집기간과 심사기간을 고려하면 6개월에 불과한 실정이다.


익산시는 지난 21일 ‘(재)익산문화재단 상임이사 보선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주요 담당 업무는 이사장 보좌 및 재단의 업무를 통활 하고 소속직원을 지휘 감독하는 내용으로 문화예술 분야 일을 장기간 해 온 사람을 응시자격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는 종전 퇴직 공무원과 정치인이 사실상 낙하산식으로 선임된 전례가 여론의 지탄을 받자 응시자격을 문화예술계 종사자로 한정, 개선해 보고자 하는 의지가 작용한 것이다.


실제 익산문화재단은 지난 2009년 12월 30일 문을 연 이래 1대 상임이사 이명준(전 익산시청 과장), 2대 김병곤(전 도의원), 3대 이수근(전 익산시 국장) 씨 등 퇴직 공무원과 정치인이 문화재단을 총괄했다.

 

이에 지역문화계는 재단 상임이사가 공무원 퇴직용이거나 정치인 소일거리냐는 비아냥 섞인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어 왔다.


이사장이 당연직 시장이어서 실제 업무를 총괄하는 상임이사의 역량은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문화계 관계자는 “비 문화인이 문화재단의 업무를 총괄하면서 익산문화재단의 설립 취지를 심각히 훼손해 왔다”며 “재단 설립 7년이 지났지만 문화재단이 중량감 있는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이벤트 성 행사에 치중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는 것이다.


지역 문화계는 늦었지만 이번 상임이사 공모에 문화예술 전문가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에 환영하는 입장이다.


또 다른 문화계 관계자는 “문화계 인사 선임 계획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자격 조항 중 거주지를 전북으로 한정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며 “역량 있고 참신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역과 관계없이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문화재단을 혁신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상임이사뿐만 아니라 문화재단 내부 인적 개편 필요성과 정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도 충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국장 등 간부급 직원 몇몇은 재직 기간이 문화재단 출범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그동안 업무 역량을 평가해 물갈이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25명이 정원이지만 현재 15명에 그치고 있는 직원에 대한 보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당초 100억원의 기금 마련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 25억원에 그치고 있는 부분도 보완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관을 바꿔 당연직 이사장인 익산시장을 공모제 대표이사제로 바꾸고 이에 합당한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의원 A씨는 “상임이사를 무보수 봉사 직으로 하는 것은 ‘문화는 공짜다’는 의식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며 “문화예술인들을 존중하고 지역 문화를 융성케 하는 바로미터는 합당한 대우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지적하며 대표이사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익산시는 문화재단 개편 방안을 포럼과 세미나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또한 예산 문제가 수반되는 급여문제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지급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상임이사 선임은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접수기간을 거쳐 14일 서류심사, 18일 서류심사 합격자 발표, 21일 면접심사, 25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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