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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박물관 보유 ‘밑 빠진 독상’ - 익산 예술의 전당이 승계 ‘전국 1위’
  • 탁이석 기자
  • 등록 2017-08-01 11:59:00
  • 수정 2017-08-02 11: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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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예술의 전당` 적자 27억원… 모현 시립도서관은 2위 불명예
국토연구원 전국 인구 축소도시 20곳 59개 공공시설 운영실태 분석 결과

 


지난 6월 익산시는 전국 인구 축소도시 20곳에 선정되어 지역의 반향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국토연구원이 인구 축소도시 20곳의 도서관, 공연장, 박물관, 체육시설 등 지난 2015년 공공시설(100억원 이상 투입) 운영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익산예술의 전당 등 익산지역 공공시설 5곳이 세금 먹는 하마로 지적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전국 축소도시 20곳 공공시설 59개 시설의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57개(97%)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공공시설은 익산 예술의 전당이었다.

 

이 외에도 4개의 익산지역 공공시설이 적자를 면하지 못해 시민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소 도시 내 59개 공공시설 중 적자 규모가 가장 큰 `익산 예술의 전당`은 지난 2015년 기준 수입 2억900만원, 비용은 29억3600만원을 지출해 27억2700만원의 적자를 냈다.

 

1200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과 미술관,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연간 이용객이 3만2000여명으로 하루에 100명도 오지 않는 실정이다.


적자 규모 2위 역시 익산 소재 공공시설이었다.

 `시립 모현도서관`은 19억4400만원의 적자를 냈다. 2015년 시립 모현 도서관은 20억8천만원이 지출되었으나 수입은 1억3.600만원에 불과했다.


적자 1위와 2위를 나란히 기록한 두 공공시설은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추진됐다. 건립일은 시립 모현도서관이 2011년 5월 31일, 익산 예술의 전당 2014년 12월31일로 전임 이한수 시장 시절 추진된 사업이다.

 

당시 이 두 사업이 BTL로 추진되자 시 재정 형편상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사업은 강행됐다.


익산 예술의 전당 건립은 조배숙 당시 국회의원이 국회문광위원장으로 있으면서 국비 10억원이 사업 시작의 단초가 되어 시비 56억원과 함께 민간자본 등 총 412억원이 투입되었다.


시립 모현 도서관은 지난 2011년 서부지역 공립도서관이 부재함에 따라 추진된 사업으로 127억원이 투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시립 모현 도서관 건립비용은 준공이후 20년간 나눠 갚는 방식으로 익산예술의전당과 함께 일종의 할부 납부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익산 보석 박물관, 솜리문화예술회관, 익산실내체육관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익산시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 3개 시설 가운데 보석 박물관은 조한용 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02년 550억 원이라는 거대 자본이 투입되어 건립됐다.

 

그러나 보석 박물관은 지난 2015년 16억 원이 넘는 비용이 지출되었으나 수입은 2억7천여만원에 그쳐 13억7.500만원의 적자를 냈다.


보석 박물관의 이러한 적자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건립 이후 계속된 현상으로 시민의 세금을 먹는 하마로 지목되다 급기야 한 단체로부터 ‘밑 빠진 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 외에도 솜리문화예술회관 6억3.100만원, 익산실내체육관 6억5.3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2개 시설은 수익구조를 따지기에 앞서 시민의 필수 시설이라는 점에서 적자는 이해할 만한 대목이다.


이번 공공시설 운영 실태 분석 결과를 볼 때 익산은 보석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밑 빠진 독상’을 익산 예술의 전당이 승계하고, 시립 모현 도서관이 도전하는 양상이다.

 

이는 익산시 시정이 그동안 짓고 보자는 재정 운용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은 시민의 부담으로 귀결되고 있다.


익산의 5개 공공시설 적자 규모는 연간 73억3.3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지출(81억1.600만원) 대비 수입(7억8.600만원)이 형편없는 수준이다.

 

축소 도시 20곳이 대부분 겪는 현상이지만 익산은 다른 곳에 비해 그 정도가 심한 편이어서 현실은 엄중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익산시의 이런 현상은 자치 단체장과 정치권의 보여주기식 행정에서 기인한다”며 “비단 공공시설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건설 등을 볼 때도 자치 단체장을 잘못 뽑으면 시민의 부담이 얼마나 자심해지는지를 생각해 볼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할부 좋아하는 집 잘 되는 것 못 봤다.

일종의 할부인 예술의 전당과 시립도서관은 도시 재정 능력을 감안할 때 티코 타야 하는 집이 벤츠 구입하고 고생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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