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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복지가 사람 복지다”
  • 정용하 기자
  • 등록 2017-08-23 12: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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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사태는 ‘국가-농가-소비자’ 합작품

참사랑 동물복지농장 유소현 대표 해법 제시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소현 대표의 한마디 한마디는 그동안 동물복지 농장 운영을 통한 철학으로 묻어났다.


살충제 파동과 해마다 반복되는 AI 사태에 대한 해답은 ‘동물 복지가 사람 복지’라는 말로 정리 됐다. 사람의 먹거리가 동물이기 때문에 동물 복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살충제 파동과 해마다 반복되는 AI 사태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으로 환경, 면역력, 농장주의 게으름을 들었다.

이 세 가지는 원인이자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농장에서 도입하고 있는 케이지식 사육방식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케이지식 계사는 사람이 들어갈 필요가 없는 구조이다. 물과 사료는 자동으로 공급되고 산란 달걀도 자동으로 배출되어 사람이 계사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이에 따라 계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생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위생 문제와 A4 용지 한 장 넓이가 안 되는 공간은 면역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진드기와 AI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동물도 정신질환을 앓는다.

 

만약 사람을 저런 환경에 둔다면 어찌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진드기 농가는 계속될 수밖에 없고 살충제 역시 자주 뿌리다 보면 내성과 진화를 통해 더 강한 약을 뿌려야 돼 악순환은 반복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익산시가 이번 살충제 파동에 따른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 결과 익산지역은 안전하다는 발표에 대해 유 대표는 “올 초 AI가 발생하면서 익산지역 산란계(케이지식) 농장은 살처분으로 인해 전멸했다”며 “이후 새로 들어온 닭들은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음에 따라 살충제 불검출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살충제 불검출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겨울철 AI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대표는 “공장 대신 농장을 달라” “계란 값은 싸야 된다?”는 화두로 이번 사태는 ‘국가-농가-소비자’가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파동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국내 대표적 친환경 브랜드로 자리한 모 기업은 과거 농가의 계란을 수집해 판매하는 방식이었으나 지금은 직접 생산하면서 농가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큰 기업에서 농산물을 다 손 대면 농가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열악한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유 대표는 “우리나라 축산 정책은 기업에 포커스가 맞춰져 농가에 대한 지원은 미미하다”고 말하며, “이번 살충제 파동이 일자 지난 17일 농식품부 관계자가 우리 농장을 찾았으나 지원에 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7일 방문에서 참사랑 동물복지농장 계사 환경을 둘러보고 참사랑 농장이 그동안 작성한 사육일지를 받아 갔다.


유 대표는 “계란 값은 싸야 된다”는 인식이 고착화 된 것도 문제로 제시하고 있다. 유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농장은 현재 5천 마리의 닭을 300평에서 기르고 있다.

 

그 전에는 다른 한 개 동 300평에 5천 마리를 더 키워 모두 1만여 마리를 키웠다.

그러나 새 닭을 받아야 할 시기 AI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금은 한 개 동만을 운영할 수밖에 없어 매달 2천여만 원의 적자를 봐 도합 적자 폭이 1억여원에 이른다고 토로했다.


유 대표가 생산한 달걀은 학교급식과 e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 납품이 되지만 학교 급식은 30개 기준 한 판 당 8100원에 불과하고 10개 들이 계란도 3500원에 그쳐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통구조는 ‘계란은 싸다’는 인식의 발로가 원인으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과 유통구조 개선 없이는 건강한 계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유 대표는 동물 보호 활동가이다.

유 대표는 현대인들이 너무 많은 육식으로 너무 많은 살생을 하고, 성장 호르몬과 항생제를 투여해 60일 만에 육계를 생산 출하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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